산악영화 - 노스 페이스(North Face)
1936년 아이거북벽 등반 영화화
극한적 생사의 갈림길에서 동료를 위하여 내 목숨을 기꺼이 던질 수 있을까?
전쟁터이든 산악등반 중이든 이러한 결정을 내리고 스스로 내 몸을 던지는 경우는 그것이 일상적인 일이 아니기 때문에 소설이든 영화이든 이야기꺼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전쟁영화에서 종종 극한의 상황에서 전우를 살리고 자신이 장렬히 산화하는 감독적인 인간드라마를 그리는 경우가 있다.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여기에는 국가적인 또는 인종적인 ‘프로퍼갠다(Propaganda)’ 목적의 광고성 영화가 흔하게 있어왔다. 이러한 ‘기획성’ 대규모 자금의 힘은 결국 해당 국가 또는 인종적 우월성과 합리성을 포장하여 부지불식간에 해당 국가 또는 인종에 친근감을 갖게 하여 고도의 국가 세일즈를 위한 이미징 광고가 되기도 한다.
서두에 뜬금없는 이야기를 꺼낸 것은 지난 6월 2일 개봉한 한 편의 영화 이야기를 하고자 해서이다.
산악 관련 영화라고 하면 ‘클리프 행어’, ‘버티컬 리미트’, ‘K2’, ‘얼라이브’ 등 대규모 물량공세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헐리우드 블락버스트들이 대거 흥행에 성공하였고, 모두 산악등정 스토리는 아니지만 산악 속에서의 재난을 통해 인간승리드라마를 표현하는 줄거리는 엇비슷하다.
90년대 초반까지 많은 인명을 희생하고서야 초등을 허용한 아이거 북벽 등반을 통해 국가적인 대의와 개인 간의 인간애가 극적으로 충돌하는 이야기를 유럽인들의 시각으로 재구성한 영화 ‘노스 페이스(North Face)’이다.
▲'노스 페이스' 영화의 포스터
영화 제목인 ‘노스 페이스’는 우리가 단순히 등산용품 브랜드로 알고 있는 ‘North Face’와는 상관이 없으며, 독일어 ‘북벽(Nordwand)’의 영어 표현이다.
▲ 아이거 북벽 앞에 선 주연배우(좌로부터)
플로리안 루카스(앤디 힌터스토이서 역), 벤노 퓨어만(토니 쿠르츠 역)
아이거 북벽(Eiger Nordwand).
아이거는 해발 3,970m이지만 1938년 7월에야 독일의 안데를 헤크마이어와 루드비히 푀르그, 오스트리아의 프리츠 카스파레크와 하인리히 하러에 의하여 초등 되었다. 초등을 허용할 때까지 많은 인명이 희생되었으며, 이 이야기는 1936년 독일의 나치당이 북벽을 초등하여 민족의 우월성을 알리고자 시도한 등반이므로 결국 국가(인종)적 ‘프로퍼갠다’에 희생된 산악인들의 실패한 기록인 셈이다.
▲ 열악한 상황에서 등반은 시작되는데...
1936년 북벽에 도전하다 죽어간 토니 쿠르츠와 앤디 힌터스토이서의 실제 삶과 죽음을 독일의 젊은 감독 필립 슈톨츨(Philipp Stolzl)이 그 당시 독일의 국가적 위상 제고를 위하여 계획하였으나 단순 실패한 등반역사로만 후세에 남을 이야기를 국가적 대의를 떠나 순수한 등반인의 내면을 잘 표현해 낸 것이 이 영화가 주목 받는 포인트일 것이다.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가 합작하여 70여 년 전의 열악한 장비와 상황을 이겨낸 도전정신을 잘 그려내었다.
실제로 본인이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서보지 않은 이상 어떤 결정을 할 수 있을지 단언하기 어려울 것이다. 여느 영화가 그렇듯 돌이킬 수 없는 극한의 상황에서는 구조의 가능성이 희박한 당사자가 나머지 사람들을 위해 과감한 희생을 택하는 것이 인간 간의 마지막 윤리이자 도덕임을 강조한다. 결국 이런 감동드라마는 단순히 비현실의 영화적인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우리들에게 많은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영화 정보 : 노스 페이스(Nordwand 2008) / 스포츠, 드라마, 어드벤쳐 / 126분 / 연소자 관람가 / 2010. 6. 2.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