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순이 언니
봉순이 언니는 일곱 살 때 양아버지의 학대로 집을 도망쳐 나와 짱아네의 식모가 되었다. 봉순이는 짱아가 태어날 때 부터 봐왔고 짱아는 봉순이를 좋아하며 잘 따랐다. 짱아의 집은 가난했지만 ,아버지가 미국에 다녀오신 후 좋은 직장에 들어가 점차 여유로워졌다. 그 도중 봉순이는 수선집 남자와 만나고 있었는데, 짱아 엄마의 다이아몬드를 훔친 범인으로 자신이 지목되자 남자와 함께 도망가 버린다. 그러나 봉순이는 남자에게 버림받은 뒤 배 속의 아이와 함께 짱아네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 후 짱아 엄마의 소개로 시집을 가지만 남편아 아이와 봉순이를 남겨두고 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된다.
책을 읽으며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이구나 생각했다. 봉순이가 세탁소 남자와 떠날 때 자신이 결국 버림받고 돌아온다는 사실을알지 못했고 두 번째로 결혼할 때 자신과 아이를 남겨두고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날지 몰랐을 것이다. 사실 10분 앞도 볼 수 없는게 사람인데 스스로 선택하며 삶을 살아간다 는게 신기하면서 또 무서운 느낌도 든다. 내가 지금 한 작은 선택이 10년뒤의 나를 바꿀 수도 있는 선택일지도 모르니. 또한 상황이 사람을 만든다 라는 말도 떠올랐다. 짱아엄마가 가난했을 적엔 봉순이를 자기 딸처럼 생각한다며 야단도 치지 않고 잘 해주었는데, 돈이 생기고 부유해지자 봉순이를 말 그대로 식모처럼 생각하며 다이아몬드가 없어지자 옷까지 벗으라고 다그치며 봉순이를 의심했다. 봉순이의 마음은 어땠을까? 만약 내가 봉순이라면 엄청난 배신감도 들며 같이 지낸시간들이 짓밟힌 기분이 들었을 것 같다. 짱아엄마는 부유해지기시작하고 나서 아마 봉순이와 자신을 다른 급의 사람으로 본 것 같다. 봉순이가 주제를 모르고 기어오른다며 짜증을 내는 짱아엄마의 모습이 머릿속에 반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