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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네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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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네 준희랑건희누나 스크랩 남의집얘기 아들은 빈대떡을 부치고...*^^*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아줌마 추천 0 조회 82 10.02.17 12:29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다시 설날이다.

양력 설날부터 음력설날까지 한 달 보름...

어찌 고단하게 지냈던지 '새로 고침'버튼을 눌러 다시 시작하고 싶은 심정이다.

음력 설날으로 2010년을 새로 여는 날로 잡고 다시 힘을 모아볼 계획을 세워본다.

그다지 반갑지 않은 눈 소식..

雪蝕(Snowpocalypse:올겨울 워싱턴을 덥친 무지막지한 양의 눈을 설명하는 신조어..를 본인 임의로 번역한 것임. 

          개기일식인 'apocalypse'에서 파생한 것으로 추정됨,)으로 고통받는

워싱턴 사람들을 떠올리곤 그냥 감사한 마음으로 맞아들인다.

 

 어제부터 김치와 파, 양파를 썰어 놓고 돼지비계로 기름을 빼놓았다.

아침부터 분주히 녹두를 담그고, 숙주나물을 데쳐서 식히고...

요리학원에서 돌아온 아들에게 가문의 비방인 '빈대떡 레시피'를 전수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지난 가을에 고추장아찌 담글 때 처럼 작은엄마와 짝을 이루어

'무서운 오마니 '밑에서 빈대떡 부치기를 배우는 상윤이...

칼을 쓰고 불을 쓰는 요리작업이므로 교관의 말투가 상당히 엄격해짐을 엄두에 두시기 바란다.. *^_^*

 

 

                                                        185cm의 기럭지에 어울리지 않게 섬세한 아들...

 

 

 

 

작은 국자로 듬뿍  하나 떠서 프라이 팬에 놓고 숟가락으로 가장자리를 조심스레 궁글리는 중..

 

 

쌀가루를 전혀 섞지 않아 입에서 살살 녹지만(^^*), 녹두 빈대떡 뒤집기는 보통 힘든일이 아니다.

숙달된 조교가 되기까지 뒤집다 쪼개지고 만신창이 되는 빈대떡이 열 두어개 이상이 되는 것이 다반사인데,

상윤이는 딱 한 개 부스러뜨리고는 잘도 뒤집는다..(고슴도치 어미 또 다시 등장!ㅎㅎ)

 

 

뒤집기 준비...

 

 

프라이 팬을 기울여  기름이 골고루 가도록 조절도 한다.

 

 

달력종이를 깔아 놓은 싸리채반에 가지런히 빈대떡을 앉힌다.

 

 

평양이 고향이신 아버님은 달덩어리만 한 두툼한 빈대떡을 좋아하신다.

할아버지 드릴 것이라며 반죽을 두 국자 듬뿍 떠서 부치는 아들..

효손이로고... *^_^*

 

 

One more !

 

 

이만한 다라로 두 다라 반을 부쳤으니 세 시간 반이 후닥 지나갔다.

기다란 다리를 어찌할 바 몰라하며 이리저리 접었다 폈다, 꿇어 앉았다가 ,양반다리로 앉았다가 난리를 치던 아들이

작은 엄마의 앉음새를 컨닝하고선 오른 쪽 무릎을  세운 '아줌마 자세'로 얼른 고쳐 앉더니 편하게 일을 했다.

눈치 하나는 어찌 빠른지, 어디 가도 자기 밥그릇은 차고 앉을 듯해서 안심이 되기도 한다.

깔끔하게 마무리까지 수고한 상윤이에게 특별히 시간당 수당을 지급했다.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청소년 노동력 착취로 고발 당할까 봐 액수는 밝히지 않음) 자신의 노동의 댓가로 받은 것이라

좋아서 입이 귀에 걸린 아들을 보며 어찌나 대견하고 고맙던지...

지난 한 달 보름 남짓 가슴을 짓누르던  아들의 앞길에 대한 불안이 조금 옅어진다.

 

내일은 만두를 빚는 날이라

어제 미리 아들과 만두반죽을 해놓고 수시로 주무르고 두들기며 길들이고 있다.

나긋나긋하지만 차진 반죽으로 거듭나도록 만들기 위해 우리집 만두 반죽은 갖은 학대를 받고 있다.

내일도 요리학원에서 돌아오자마자 만두빚기에 동참할 아들은 일찌감치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고단하지만, 뿌듯한 마음에서 아들의 첫 빈대떡 만들기를 기념하며

이 글을 올린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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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2.17 20:21

    첫댓글 푸짐한 빈대떡 잘먹었습니다! 진짜 빈대떡 맛은 우리집에 와서 먹어봐야 돼요!(왜)빈대를 넣고 부치니까!곰탕에도 곰넣고 해야 되고 붕어빵엔 붕어 넣고 칼국수엔 칼넣어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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