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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달: 반대주민회, 강정평화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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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취와 파괴. 오염과 고갈. 제주 생태 파괴하는 군사도로 공사 중단하라.
제주의 주요하천이자 서귀포의 주요상수원인 강정천은 수많은 용천수들의 작용으로 사철 맑은 물이 흘렀
던 곳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의 생명수는 의구심 가득한 공사로 위험에 처했다. 생명력 가득했던 강정천
은 이제 참혹한 전쟁터가 되었다. 강정천의 위험은 사실 이 물을 먹는 모든 존재를 위협한다. 이 물 먹
는 자 누구인가?
서귀포 상수원인 강정천 냇길이소 상류 방향 300미터에서 해군기지와 일주서로를 잇는 4차선 교량공사
가 본격화되었다. 공사와 함께 하천 곳곳에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올해 초 원앙들이 총에 맞았으나 최종
적으로 언론에는 전깃줄에 걸려 죽은 사체로 나타났다. 물은 수시로 잿빛이 되었고, 유래없이 범람하여
주변 농원들을 모래사막으로 만들었고, 천연기념물 544호 강정동 담팔수의 두 줄기의 몸체 중 하나를 부
러뜨렸다.
공사는 강정천 하천 형태를 변형시켰다. 하천 폭을 좁혀 매립을 했고 석축을 쌓았다. 그 과정에서 다량의
토사와 오염물질이 하천으로 유입되었고, 상수원으로 흘러들었다. 5년에 한 번 준설하던 강정천 취수장
이 2년도 채 안 되어 기준치보다 토사가 높게 쌓여 깔따구 유충이 서식할 만큼 수온이 상승하고 바닥으
로부터 수면높이가 낮은 상태가 되었다. 상식적으로 깊은 물에 곤충이 알을 낳을 리 없다. 그 많은 모래
는 어디서 왔는가? 결국 준설을 하였고, 아침에 맑았던 물이 낮에 흙빛으로 시커멓게 흘러갔다. 강정천
에 깃들어 살던 많은 생명들이 목숨을 잃었다.
하천 생태계를 위협하고 이 섬의 역사를 묻어버리는 이 공사는 계획 당시부터 강정마을이 수차례 의견을
내고 싸웠던 일이다. 그러나 어느 한 가지도 제대로 풀린 것 없이 공사가 강행되다시피 하였다. 원앙 문
제는 환경영향평가 전부터 제기되었고, 공사 구간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을 요구한 당시 해군참모총장
과의 면담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보냈고 성명서를 냈다. 가깝게는 올해 1월과 8월에도 공사상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기관에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답변은 ’저감 대책을 위한 이행 명령을 서귀포시에
내렸다는 것‘ 뿐이었다. 그 후로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허위환경영향평가를 근거로 공사가 진행 중
이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질문하는 주민들만 몰아세우고 있다.
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진입도로는 전체 길이가 2.3km에 불과하다. 2.3km. 이것은 무엇을 의미
하는가? 해군기지를 출발한 차량이 방해받지 않고 일주서로에 곧바로 닿기 위해 만드는 도로다. 이 길지
않은 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탐라의 오랜 유적지를 덮고, 보호해야 마땅한 제주의 대표적 생태하천인 강
정천을 훼손하고, 서귀포 시민들의 상수원을 지속적으로 오염시킬 것이다. 이런 되먹지 않은 도로를 건설
하기 위해 허위로 작성된 환경영향평가를 눈감아주고, 문화재 현상변경을 강행하면서까지 강정마을을 착
취하고 끝까지 파괴하는 자들은 누구인가?
1.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허위환경영향평가의 쟁점과 대책은 어떻게 됐는가?
“공사지역은 천연기념물 제327호 원앙 서식지와 300미터 근접하고 있다”며 “최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제544호 담팔수 당나무도 존재한다” 이것은 2013년에 당시 강정마을회가 낸 해군기지진입도로 건설 반
대 성명서의 한 부분이다. 애초에 공사를 진행할 수 없는 곳에 공사가 가능하도록 하였다면 응당 공사는
취소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공사는 공사대로 진행하면서 저감대책을 계속 수립한다는 말은 어떻게
든 공사는 하고 보겠다는, 그야말로 공공의 기만이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8월 질의에 대한 9월 답변 이
후 강정천 해군기지진입도로 공사상 문제와 환경영향평가서상 과실 혹은 직무유기에 대해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가? 공사상 발생하는 하천 오엽과 훼손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영산강유역환경청
은 서귀포시에 여러 대책을 마련 시행토록 하라는 이행명령 요청을 내렸다는데, 왜 주민들이 공사현장에
서 만난 서귀포시 건설과 공무원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위악을 떠는가? 허위로 판명난 환경영향평가로
인한 피해는 누가 받는가? 당신들의 직무유기가 이 참상을 만들었는데,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나?
2. 수자원 보호를 이렇게 무책임하게 하는가?
최근 강정천의 수질 오염은 정부와 도정이 민군복합항 진입도로 건설 계획을 세우고 진행할 때 도민의
물과 위생에 대한 권리를 생각했는지 의문이다. 유엔의 물과 위생에 대한 권리 실천지침 보고서(2007)에
서 권고하는 정부의 역할은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예산수립과 정치과정에서 물과 위생서비스를 우선사
항으로 하며, 물과 위생에 관련된 정보접근과 의사결정에 참여할 권리를 보호하고 증진하며, 수자원의 오
염을 최소화하고 독립적인 감시체계가 있어야 하며, 준수하지 않을 시에는 처벌이 있어야 하며, 의사결정
에 사용자의 진정한 참여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지만 지금 강정천, 서귀포 주요 상수원에서 이뤄
지는 대형도로공사에서 수자원보호를 위한 기준이 준수된다고 볼 수 없다. 강정천 하류에 있는 수도사업
본부는 유충작업을 위해 준설했다고 하는데 올해 비가 많았다는 이유가 있더라도 왜 5년 정도에 한 번
하던 준설 공사를 2년 만에 하게 됐는지 설명해야 할 것이다.
3. 우리는 공사구간 내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에 관해 투명히 밝힐 것을 요구하며, 하천 형태 변형과
용천수 많은 하천 천공 작업의 문제를 묻는다.
강정천 흙탕물 관련한 주민 질문에 <세계유산본부 자연문화재과> 측은 “도로 건설 관련해서 현재 하천
좌우로 암반파쇄 공사가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했으나, 이는 건설공사를 위한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허
가를 사전에 받고 진행되는 공사‘라고 했다.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도순 녹나무 자생지를 현상변경
하는 과정에서 하천 형태를 변형시키는 매립과 석축 공사를 허가한 것인가?
공사구간 하천 변에 이전에 설치된 옹벽이 있었는데 허물어 버리고 하천을 매립해서 가림막을 설치했다.
그다음 모래주머니를 쌓았다가 하천범람으로 유실되니 돌을 쌓았다. 현재 공사구간 하천은 매립으로 인
해 폭이 좁아진 상태다. 올 봄여름, 잦은 비에 유입된 물이 좁아진 하천을 통과하다 범람했다. 이로 인해
상수원보호구역 철망도 피해가 컸다. 교량 공사구간 300미터 하류에 위치한 천연기념물 강정담팔수의 몸
일부가 떨어져나간 것도 단순 노화나 강풍만이 원인이 아니라 공사로 인한 범람 피해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이다.
더구나 교량교각을 위해 하천에 천공을 뚫는 것은 용천수를 위협하는 일이다. 1999년 자료를 보면, 제주
에는 총 911개의 용천수가 존재했다. 그러나 2020년 현재, 도내엔 656곳의 용천수가 존재한다. 난개발시
대에 들어선 후 30년 동안 30% 가까운 용천수가 사라졌다. 게다가 도내 용천수의 90% 이상이 해안가
혹은 해발 200m 이하 저지대에 분포하는데, 바로 여기 강정마을이 그 대표적인 곳이다. 제주의 생태 축
이나 다름없는 강정에 군사기지 만든다고 구럼비해안을 다 깨고 바다를 똥물로 만들더니, 이젠 군사도로
낸다고 용천수를 위협하는 것인가?
제주 곳곳에 건설되고 확장되는 도로들, 그것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공군기지가 될 것으로 우려되는 성
산의 제2공항과 연결될 비자림로, 서귀포 우회도로 모두 군사도로의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저 해군기
지는 거대한 파괴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불법한 군사기지로부터 출발한 군사도로가 일주도로 큰
길과 만나 다른 큰길로 이어지고 사방으로 연결되며 제주를 활보하는 미래를 결코 겪지 않을 것이다. 군
사도로를 내기 위해 역사도 지우고, 생명수도 위협하고, 생명도 짓밟고, 공동체도 깨부수는, 이 도로를 허
락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 몰상식한 공사의 중단을 요구하며 공사중지가처분을 내는 바이다.
하나. 강정마을 파괴하는 해군기지 진입도로 공사를 당장 중단하라.
하나. 허위환경영향평가를 근거로 하는 공사를 당장 중단하라.
하나. 제주 생태하천 용천수를 위협하는 공사를 당장 중단하라.
하나. 제주군사화 앞당기는 해군진입도로 공사를 당장 중단하라.
하나. 착취와 파괴, 오염과 고갈. 군사도로 공사를 당장 중단하라.
2020년 12월 16일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 강정평화네트워크
(동영상: 방은미)
사진: 방은미
사진: 방은미
사진: 방은미
아래 현수막 및 피콋 사진들: 최성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