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을 위해 몸짓하는 고흥 나로도![오마이뉴스 펌]

[전국시도당부원장]

▲ 봉래산에서 바라보는 우주체험관 모습-곧 준공할 예정이다

ⓒ 오문수

전남 고흥군은 한반도의 남부에 위치한 반도이며, 많은 섬들로 둘러싸여 있다. 고흥 주변의 바다는 수온이 알맞아 다양한 어종은 물론 김, 미역을 비롯한 해조류의 성장에도 좋은 여건을 갖추었다.

▲ '한국문화'라는 일본잡지의 카미야니지라는 여기자가 쓴 나로도 창포 르포기

ⓒ 오문수

일제는 1908년 조선어업령을 발표하였고, 경술국치 이후 조선총독부는 조선인의 어업을 지도한다는 명목으로 조선인의 어업체계를 바꾸어 갔다. 고흥의 나로도, 녹동, 풍남항이 개항되어 여객선이 취항하면서 일본인들은 행정적 보호와 기술 장비 및 자본의 우세를 앞세워 어획을 독점하였다.

▲ 신사터 - 왼쪽에 보이는 계단이 신사로 오르는 계단이다

ⓒ 오문수

특히 1923년 나로도 어업조합이 창립되자, 나로도는 고흥군 연안어업의 중심지가 되었다. 그들은 나로도 근해의 풍부한 수산자원을 마구 잡아가면서 나로도와 녹동에 조선공장을 설립해 소규모 선박 제조와 수리를 맡았다.

새우가 너무 많이 나자 총독부 직할의 제빙공장을 설립하고, 일본인들이 본격적으로 거주 하기 위해 바다를 매립하여 거주하기 시작하고 마을이름도 축정(築亭)이라 이름 지었다.

▲ 일본식 가옥

ⓒ 오문수

심지어 경술국치 전에는 일본인들이 참장어를 수집하기 위해 창포에 거주하면서 일인들이 늘자 일본인들이 운영한 요정까지 있었고, 70년대 중반까지 일본식 건물들이 그대로 있었지만 개발과정에서 헐리고 몇 채만 남았다.

나로도에 대한 사료들

기자의 나로도 기사를 보고 나서 고흥군 문화관광과장을 역임하고, 이달 말에 면장직을 퇴임할 예정인 명경민 면장님으로부터 나로도에 대한 사료를 알리는 메시지가 왔다.

1972년도에 공보사무를 담당하면서 자료조사를 하다가, 당시 80세가 넘은 외할아버지와 60세 이상의 노인들을 만나 구전돼오는 내용들에 대해 사료를 모아 편찬한 자료를 건네주셨다.

일인들이 나라도를 나쁜 의미로 만들기 위해 나로도라 개칭했다는 내용도 있었지만, 구체적 사료가 적힌 자료이다. 다음은 면장님께서 전해준 자료를 인용한 내용이다.

중국 상선들이 나로도를 지나다니면서 바닷가에 하얗게 널어놓은 빨래의 모습을 보았다. 이때 널어놓은 빨래의 모습이 '헌 비단'의 모습 즉, 나로(羅老)의 섬(島)이었기 때문에 나로도라 불렀다는 설이 있다.

▲ 서답바위- 파도에 침식을 당하고 주민들이 뜯어가 화강암이 얼마 남지 않았다

ⓒ 오문수

이섬은 나로도항의 서남방 1㎞쯤에 위치하며 서답바위라 부른다. 서답바위는 하얀 화강암으로 뒤덮여 있었으나 파도에 의한 침식과 주민들이 건자재용으로 뜯어가서 현재 일부분만 남아있다. '서답'이라는 말은 이 지역에서 사용되는 사투리로 빨래감 일체를 의미한다.

▲ 덕양서원 -사액서원으로 '나로'라는 비문이 새겨져 있다

ⓒ 오문수

또 다른 사료는 내나로도 덕양마을에 있는 덕양서원 비각 뒤의 비문에 '나로'라는 명칭이 존재한다. 덕양서원은 숙종 22년(1684)에 학문과 덕행이 뛰어난 이건명을 기리기 위해 세운 사액서원이다.

한편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 및 '대동지지'에도 나로도라는 지명이 존재하는 걸 보면, 일인들이 개명했다는 구전설화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면장과 함께 나로제2대교쯤 가니 '진기' 마을이 있다. 노인들은 아직도 '진터'라고 부른다. 이순신 장군이 정유재란시 고흥의 녹도진, 발포진, 사도진, 여도진의 4포의 수군을 소집하여 왜군과 최후 일전을 준비하면서 명나라의 진린과 회식을 했던 곳이다.

▲ 진기마을 - 이순신 장군이 4포의 수군을 소집해 최후의 결전을 준비한 곳이다. 왼쪽 끝에 보이는 삼나무 숲 바로 아래가 '병막터'

ⓒ 오문수

일제는 그 치욕을 씻기 위해 충무공의 흔적을 없애고, 바로 옆에 전염병환자를 격리시키거나 사망한 전염병 환자를 화장시키는 '병막터'로 사용했다.

진기 마을을 바로 돌아가면 와교, 농두리, 사양도, 각시여가 있다. 면장님이 전하는 전설에 의하면 바다 건너에 보이는 도화면 봉산리와 나로도는 왕래가 잦았다. 하루는 나로도 사람이 봉산리 사람과 결혼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데 풍랑을 만나 배가 파선됐다.

▲ 나로제2대교 건너편에 보이는 섬이 와교 이며 바로 왼쪽에는 농두리 섬이 있다

ⓒ 오문수

죽은 신부가 발견된 곳을 '각시여', 가마채가 밀린 곳을 '와교', 농짝이 밀린 곳을 '농두리'라 하며, 사양도를 일명 '뇌섬'이라 하는 데 배를 젓는 데 사용하는 노를 '뇌'라 부르기도 한다.

전설과 아름다운 경치를 지닌 나로도는 구석기시대나 신석기시대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고인돌에서 간돌검, 비파형 동검, 반달돌칼, 화살촉 등이 출토되었다.

▲ 봉래산 정상에서 찾은 섬기린초		▲ 봉래산 정상에서 찾은 까치수영
ⓒ 오문수		ⓒ 오문수

국가에 말을 바친 섬이라서 국도(國島) 즉, 나라도라 불리기도 했던 나로도는 임진왜란 때는 국방의 전진기지였고, 왜정 때는 어업 전진기지였으며, 현재는 우주 전진기지로 한국의 미래를 위해 비상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