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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문(金文)에 보이는 달(達)은 왼쪽에 길을 뜻하는 척(*), 오른쪽에 앞으로 나아감을 의미하는 십(十)과 같은 부호, 그 아래 양(羊), 맨 아래쪽에 걸어가고 있음을 뜻하는 지(止)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로부터 달(達)의 본래 의미는 '눈에 띄다' '드러나다'이다. 제갈공명(諸葛孔明)은 출사표(出師表)에서 '난세에 구차하게 목숨을 보전하여 제후에게 이름이 드러나길 바라지 않는다[苟全性命于亂世, 不求聞達于諸侯]'하였다. 명성이 드러나 관로가 순탄하여 영예와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을 영달(榮達), 현달(顯達)이라 한다. 사통팔달(四通八達)에서 쓰인다. 이로부터 '이르다' '이루다'는 의미가 파생되어 도달(到達) 발달(發達) 욕속부달(欲速不達) 등에서처럼 쓰인다. 통달(通達) 명달(明達) 등과 같이 쓰이고, 말 주장 사상 등이 막힘없는 것을 달변(達辯) 달견(達見) 달관(達觀)이라 한다. 현달하면 겸하여 천하를 착하게 한다[達則兼善天下]. 오늘날 높으신 분들은 현달(顯達)하였을지는 모르나 자신의 생각을 표달(表達)하는 것을 보면 사리에 명달(明達)한 것 같지는 않다.
김영기.동서대 중국어전공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