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학교 정수기 믿을 수 있나> -연합뉴스
(광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광주.전남 일선 학교에 설치된 정수기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신이 만연하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 수돗물을 그냥 식수로 공급하기 보다는 정수기 물이 안전할 것으로 보고 정수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최근 일부 정수기들이 세균에 감염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제 지난 20일 전남 진도 모 고등학교 1학년 11명이 대장균에 오염된 정수기 물을 마신 후 설사와 구토 등 장염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또한 광주시교육청이 지난달 36개 학교에 설치된 정수기 69대에 대한 수질 검사를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14대의 정수기가 음용 부적합 판정을 받았었다.
정수기 5대 중 1대 가량에서 일반 세균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것이다.
정수기가 세균에 감염되는 이유는 정수기 필터 교환과 소독, 청소 등이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24일 "정수기 필터 교환과 정수기 내부 소독 및 청소를 제때 하지 않을 경우 대장균 등이 번식한다"며 "필터의 경우 6개월에 한번 교환해야하고, 내부 소독 및 청소도 1-2달에 한번 해줘야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선 학교에서 정수기 사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식수를 별도로 싸가지고 등교하도록 하고 있다.
학부모 정모(39.여)씨는 "초등학교 5학년에 다니는 딸이 며칠 전 학교에서 정수기 물을 먹고 배탈이 난 적이 있어 그 이후로 집에서 끓인 물을 학교에서 마실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부모 성모(43.여)씨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일선 학교에서 급식 뿐 아니라 식수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매년 분기별로 일부 학교 정수기를 샘플링해 위생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여름철 식중독 예방을 위해 정수기 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일선 학교에 지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지역의 경우 219개 학교에 1천592대, 전남지역은 738개교에 2천618대 정수기가 각각 설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