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대공황보다 더 심하다? 틱톡에서 화제의 '조용한 공황' / 9/14(목) / Forbes JAPAN
세계 대공황이 일어난 1930년대 미국의 실업률은 25%에 달했다. 그와 비교하면 현재는 꽤 좋은 편이라지만 생활이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은 많다.
금전적 여유가 없다는 불안감을 안고 예전보다 오래 열심히 일하는데도 생계가 막히거나 지급이 밀리고 있다. 틱토커들은 이런 시대정신을 사일런트 디프레션(조용한 공황)이라고 부른다.그레이트 디프레션(세계 대공황)에 빗댄 것이다.
미국에서는 2023년 4~6월기에 신용카드 채무 잔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1조달러(약 146조엔)를 넘어섰다. 노후를 위한 확정출연연금(401k)을 해약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를 넘어선 결과 집을 사지 못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런 어려움을 겪고도 생활수준은 아직도 비참 그 자체였던 세계 대공황을 크게 웃돌고 있다.
■ 금전적인 곤경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최신 고용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2023년 8월 평균 시급이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그러나 그 정도로는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급등에 따른 영향을 누그러뜨릴 수 없다. 주택비 교육비 의료비가 오르면서 가계에 여유가 없고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은 줄고 있다. 그렇게 끊임없이 꾸려나가느라 골머리를 앓고 스트레스나 불안을 안고 있으면 정신건강이 위태로워지는 것도 당연하다.
미국 노동시장은 눈에 띄게 얼어붙었다. 그것이 두드러진 것은 화이트 컬러다. 일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채용 프로세스는 끝없이 시간이 걸린다. 일감은 인건비가 싼 지역이나 국가로 옮겨져 급여 제시액을 47%나 깎는 기업도 있다.
성인 초기 젊은이들은 이전 세대와 달리 사회적 유동성이 높지 않아 자립이 어려워지고 있다. 신용카드 대출 의료비 등 지출로 빚더미에 올라 결혼과 출산을 위해 돈을 모으거나 투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많은 기업들은 인건비 절약과 경비 절감에 주력하고 있으며 긱워커와 계약직, 임시사원을 채용하고 있다. 임시채용으로 일할 수밖에 없는 프로페셔널들은 고용이 안정되지 않아 계약을 끊을까, 새로 긱 워크를 찾아야 할까봐 늘 불안에 시달린다.
◎ 정말 그렇게 끔찍한 상황인가?
대학을 졸업하고 있으면 고액의 학자금 대출이 있어도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을 크게 밑도는 직업밖에 갖지 못해 배운 지식을 제대로 살릴 수 없는 경우도 많다.
구매력이 저하되고 있는 탓에, 없는 저축을 다 써 버린다. 게다가 인공지능(AI)이 급속히 대두 보급되면서 언젠가는 테크놀로지에 일자리를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은 고조되고 있다.
■ 정말 그렇게 끔찍한 상황인가?
틱톡 세대가 사일런트 디프레션이라고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예를 들어 가족을 갖거나 집을 살 수 없기 때문에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없다. 그렇다고 현 상황을 세계 대공황에 비유하는 것은 지나치다. 생각나는 것은 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이 일찍이 했던 명언이다. "이웃이 실직하면 리세션(경기침체), 내가 실직하면 디프레션이다."
세계 대공황은 가차없는 것이었다. 경제위기는 장기화하면서 주식시장이 폭락, 다수가 일자리와 살 집을 잃었고 은행 도산이 잇따랐다. 실업률이 놀라울 정도로 상승하면서 디플레이션의 악순환도 일어났다. 대신 미국의 현재 실업률은 3.8%다. 주식시장은 최고 수준에 있다.
미국은 지금까지 경기후퇴를 피할 수 있었다. 비참지수(실업률과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더한 수로 경제적 비참도를 나타낸다)는 세계 대공황 때는 물론 인플레이션율이 높았던 1970년대와 비교해도 훨씬 낮다.
그러나 이 같은 통계 등을 듣고도 여전히 현대인들은 중산층에서 전락하지 않을까, 생계수단을 잃을까봐 겁이 난다. 무서운 사태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잊혀진 중산층의 고투(부담감은 무겁고 수익감은 희박한 상태)나 K자 회복(전체적으로는 회복 국면이면서도 급회복하는 것과 회복 페이스가 완만하거나 침체가 확대되는 것으로 양극화되는 상황) 현상에 주의를 기울이려는 사람들도 있다. 국내총생산(GDP) 등 수치만으로는 격차 확대를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성장하고 있다는 보도에도 불구하고 많은 근로자 특히 Z세대는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미래를 비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