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것이어서 쓸모있다 : 장자 내편 1장 「소요유」를 읽고>
[서론]
「소요유」를 읽기 전 '장자'라는 이름을 보고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수업에 잠깐 나왔던 터라 조금은 반갑기도 했다. 처음 이 장편을 읽기 시작했을 때에는 난해하고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장자의 사상을 알고 다시 보니 이해가 되었다. '멀리 소풍가서 노는 이야기'. 이것이 소요유의 뜻이며 이는 장자가 지향하는 삶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본론]
장자의 「소요유」는 자유롭고 한적한 삶을 추구하는 장자의 삶의 철학을 담은 장편이다. 「소요유」의 내용 중 혜자가 장자에게 말하기를, 자신이 사는 곳에 큰 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아무 데도 쓸 곳이 없어 어떤 목수도 거들떠보지 않는다며 지금 당신이 하는 말 또한 황당하고 쓸모가 없으니 사람들이 들어보려고도 하지않을 것이라고 한다. 이에 장자는 어찌 당신은 그 주변을 노닐거나 그 아래 드러누워 낮잠을 잘 생각을 하지 않느냐며 반박한다. 또한 그 나무는 쓸모가 없기 때문에 도끼에 찍혀 일찍 죽지도 않을 것이고, 어느 것도 그 나무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아무데도 쓸모가 없다는 것은 근심거리가 아닌 것이다. 여기서 장자의 사상이 잘 드러나는데, 보통 사람들은 쓸모가 없다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장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며 오히려 '쓸모가 있어야 한다는' 물질의 수단화를 부정한다. 장자에게 나무란 베어내어 물건으로 만들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같이 살아가는 존재인 것이다. 따라서 장자의 사상에서 우리 인간은 어떤 목적에 따라 살아갈 필요가 없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며 자유롭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결론]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장자의 철학을 따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장자의 삶의 자세를 따르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에 조금 더 가까워질 것이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도파민 중독'을 겪고 있는데, 이러한 사람들에게 장자의 「소요유」를 추천해주고 싶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보며 끝없이 자극을 쫓는 우리들에게는 어쩌면 자연과 어울리는 유유자적한 삶이 필요했던게 아니었을까? 무한경쟁 사회에서 자신의 가치를 키워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때로는 그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멀리 소풍가서 노는' 삶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의생명융합학부 202411445 한자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