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롯데發 야구바람' 다시 분다

[새와나무]

'롯데發 야구바람' 다시 분다

동네야구 인기 급상승, 장비 매출 30% 뛰어

 "롯데 자이언츠가 잘 나가니 야구 붐도 일어나네."

부산에 어린이 야구 바람이 거세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축구가 상종가를 친 것과는 반대로 하향세를 보였던 야구가 최근 들어 어린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회복하고 있는 것. 주로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야구를 즐기는 아이들이 서서히 늘어나는 추세다.

휴일이던 지난 3일 오후 부산 북구 화명동 용수초등학교 운동장. 어린이 여러 명이 모여 운동을 즐기고 있다. 야구 글러브를 한 개씩 손에 끼고 알루미늄 배트를 든 채 공을 던지고 치고 달린다. "야, 스트라이크잖아. 너 아웃이야." "그게 왜 스트라이크야, 엄청나게 볼이지." 야구하는 것보다 다투는 시간이 더 많은 듯 하다. 오랜만에 보는 '야구 놀이'에 지나가는 사람들도 신기한 듯 발걸음을 멈춘다.

비슷한 시간 인근 아파트 단지 내 공터에서는 어린이들이 어른들과 어울려 야구를 즐긴다. 아이들은 경기를 하고 아버지로 보이는 어른들은 심판이나 '볼 보이'를 하며 진행을 도와준다. "야구는 힘들지 않은데다 배트를 휘둘러 공을 맞히면 너무 기분이 좋아요. 야구가 재미있어요." 어린이들이 한 목소리로 야구 애찬론을 편다.

야구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이 늘면서 각종 매장에서 글러브와 배트 등 야구장비 판매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메가마트 동래점에 따르면 올해 1~5월 글러브와 배트 등 야구용품 판매액은 모두 5천44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천506만원보다 55% 가량 늘었다. 특히 5월의 총판매액은 3천200만원으로 지난해 5월의 964만원에 비해 무려 3.3배나 증가했다. 메가마트 동래점의 김기영 스포츠용품 담당자는 "올해 들어 배트, 글러브, 공으로 구성된 야구용품세트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경우 1~4월 야구 글러브와 배트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4%와 37% 늘어났다. 또 5월에도 지난해에 비해 글러브 판매가 12%, 배트 판매가 24% 정도 증가했다. 이마트도 5월 들어 야구공, 배트, 글러브, 야구모자 판매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7~35%까지 늘었다고 한다.

야구 전문가들과 할인매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야구 인기 상승 및 장비 판매 급증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선전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것. 한 야구 전문가는 "롯데가 좋은 성적을 내 사직야구장 관중이 크게 늘어나고 언론을 통해 롯데 경기가 자주 중계되다보니 야구에 대한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야구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부모들이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어린 자녀들의 건강을 위해 토,일요일날 간이 클럽 형태로 운동을 시키는 것 어린이들 사이에 야구 붐이 일어나는 원인이 된다는 분석도 있다.

남태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