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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전.. 국내에서도 개봉됐던 야구 관련 영화 한 편이 있습니다.
바로 '머니볼'
머니볼은 저예산팀의 대명사인 아메리칸 리그의 '오클랜드'
이 가난한 팀을 지구 우승팀으로 이끈 빌리 빈 단장의 이야기로
당시로선 획기적이었던 팀운영과 스카우팅 시스템
그리고 야구에 대한 열정과 그의 신념 등을 그린 영화였습니다.
이미 국내에 발간된 책도 있기에
보다 자세히 그 매력에 빠져든 분들 또한 상당수일 겁니다.
그런 빈 단장이 타자들에게 지속적이고도 꾸준히 강조한 부분
그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정답은.. 출루율이었습니다.
안타를 치던.. 몸에 맏던.. 볼넷을 얻던 일단 출루를 목표로 하라는 것
당연히 나쁜 공이나 유인구에 쉬 당하지 않을 선구안은 기본이었습니다.
특별한 스타플레이어나 걸출한 장타자를 지니지 못한 가난한 팀으로서는
어찌보면 선택의 여지가 없는 활로찾기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자칫 선수 개개인마다 스탯 쌓기의 사욕에 빠져
무리하고 커질 스윙을 막기 위해선 가장 효율적인 요구였다고 하겠습니다.
최근의 추세 또한 다르지 않아서
타율.. 타점.. 홈런이 선수를 평가하는 절대적인 잣대였던 과거와 달리
출루율과 장타율 또한 대단히 중요한 스탯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OPS야 말할 것도 없겠죠.
그런데....
자나깨나 기록과 분석 그리고 그 인과관계를 중시하는 빈 단장에게도
의외의 경우가 있었습니다.
오래도록 우리 이글스의 약점이자 상대팀의 강점이기도 했던 부분
바로.. 도루.
< 진정한.. 테크니션 >
실제 빈 단장은 도루는 거의 무신경으로 방치했다고 하는데
우리가 그토록 중요시 하는 도루
그는 왜 그리 무신경했을까요?
그건 그가 신봉하는 기록과 관련이 있습니다.
당시 메이져리그의 기록을 참고할 필요가 있는데
각 지구 상위팀들의 시즌후 통계에 따르면
타율.. 타점.. 홈런.. 출루율.. 장타율.. 볼넷.. 삼진.. 도루 등등
공격 전부분의 기록중 시즌 팀 성적과 가장 관계성이 떨어지는 기록
그게 바로 도루였기 때문입니다.
바꾸어 말하자면.....
타율.. 타점.. 볼넷.. 등등의 수치가 높은 팀은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지만
장타보다는 기동력이 강조되던 시대(70~80)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도루 숫자가 결코 좋은 성적을 보장하지는 못했다는 말이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 KBO의 경우는 어떨까요?
우선.. 올시즌과 작년 팀별 도루와 성적을 봅시다.
- 팀도루와 최종순위 -
2012년 1 넥센 179 (6위) 2011년 1 삼성 158 (1위)
2 L G 140 (7위) 2 두삼 130 (5위)
3 기아 132 (5위) 3 L G 116 (6위)
4 삼성 125 (1위) 4 기아 113 (4위)
5 롯데 119 (4위) 5 롯데 112 (3위)
6 두산 116 (3위) 6 S K 105 (2위)
7 한화 107 (8위) 7 한화 100 (6위)
8 S K 104 (2위) 8 넥센 99 (8위)
제법 놀라운 반전(?)이라면 반전인데요.
상위 4팀의 합 그러니까 도루성공 순위가 높은 총 8팀중
4강에 안착한 팀은 겨우 3팀이었습니다.
떨렁 삼성과 기아.... .
이글스가 7위.. 8위라는 사실은 별로 놀랍지 않으나
SK가 8위라는 사실과 거의 두배에 육박하는 넥센의 약진은 꽤나 놀랍네요.
SK의 경우 거포 출신의 이감독 영향이었는지
작년부터 홈런 숫자가 대폭 상승하더니
기어코 올시즌 리그 1위를 기록합니다.
반면 도루 숫자는 최악입니다.
그러나 이게 바로 살을 주고 뼈를 얻는 경우죠.
암튼.. 비교적 적은 표본이지만 떨렁 도루 하나만 보자면
결국 메이저나 한국이나 어느 정도 유사한 관계가 있습니다.
많은 도루 숫자가 결코 좋은 팀성적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팀 순위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진 기록들은 무엇이었을까요?
2000년 이후의 기록들을 종합해 보면
1위는 팀타율이었고 그 다음이 팀홈런 그리고 출루율과 볼넷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시즌 우승팀인 삼성이 거둔 공격 부분의 성적을 보자면
팀타율 1위.. 팀홈런 3위.. 팀볼넷 3위.. 팀출루율 1위
특히 팀타율은 유일한 2할 7푼 이상의 팀이었으며
팀출루율 3할 5푼 이상도 유일한 팀이었습니다.
결국 공격과 수비를 야구의 절반씩이라고 볼때
삼성은 월등한 투수력과 견고한 수비는 제쳐두고라도
이미 공격력에서도 우승팀에 가장 근접한 팀이었다는 겁니다.
작년 기록(팀타율 6위.. 팀홈런 4위.. 팀출루율 3위)을 월등히 넘어서면서.... .
빈익빈 부익부란 이런 거죠. 젠-_-장.
그런 의미에서의 공격력만 보자면
우리 이글스도 꽤나 선전한 편입니다. ^^;;
팀출루율 3위.. 팀볼넷 2위....
그러나 장타부재(홈런 5위) 득타부재(득타 7위)의 다른 공격력이 문제였고
결국.. 선발 불펜 마무리까지 와르르 무너진 투수력 포함
허술한 수비에서 말아먹었다는 이야기죠.
수비쪽 기록은
워낙 처참해서 그냥 지나치겠습니다. ㅜ_ㅜ
암튼....
간혹 도루에 목을 메는 몇몇 분들 계시던데
한 번쯤 생각할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 송구도 못할 만큼 욜 빠르다 누굴까?>
한 점 승부의 긴박한 순간....
빠른 발을 가진 주자가 진루하고
이후 도루를 성공시켰을때의 그 짜릿함과 기대감의 상승.... .
분명 상대 배터리에겐 엄청난 부담으로
또 야수들에겐 치명적인 압박으로 작용하곤 합니다.
주자를 묶어두기 위해 베이스와 베이스 사이는 벌어질 수밖에 없고
당연히 타자가 안타를 뽑아낼 확률도 증가합니다.
모두.. 발 빠른 주자의 덕이겠죠.
그러나 도루왕 홀더까지 차지했던 모구단의 어느 선수를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수비에서 그가 보여주는 모습은 환상 그 자체입니다만
공격에서의 그는 여전히 갸우뚱이죠.
타격시 흔들리는 앞발.. 부족한 컨택 능력.. 나아지지 않는 선구안....
그렇다고 장타력이 엿가락처럼 늘어날 리는 절대로 없고
결국 2군을 오르락 내르락 하고 주전자리는 늘 보장되지 않습니다.
일시적 슬럼프라기엔 그 기간이 너무 길고요.
< 널.. '콕' 찝은 건 아닌데.. 왜 자꾸 미안해지는 걸까? ^^;; >
결국.. 팀 승리에 보다 필요한 것
그건 어렵게 나가서 뛰는 게 아니라 일단 무조건 나가는 겁니다.
뛰고 말고는 그 다음 이야기죠.
진루가 어려운 도루 타이틀 홀더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구요.
암튼.. 야구에는 분명 여러 유형의 타자들이 있습니다.
야구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홈런
그 강력한 한방을 날려 줄 파워 히터
끈질기게 커트하며 투수를 괴롭히다
내외 빈곳에 정확히 타구를 보내는 컨택형 히터
좌우 유형에 맞춰 특화된 능력을 발휘하거나
찬스에서 쉬 물러나지 않고 막강한 집중력을 발휘하는 대타까지
모두 팀에는 꼭 필요한 존재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작년 3할 타율에 10홈런으로 골글을 잡은 이대수나
올시즌 한층 높아진 타율과 득타율을 보여준 오선진의 활약은
이글스 팬들에겐 커다란 기쁨이었습니다.
결승타 작렬! 이후 주루사로 알흠답게 마물.. -_-;;<출처-엠팍>
대전구장은 이미 팬스를 뒤로 미는 공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올시즌 팀 홈런 71개로 5위를 차지한 이글스
그러나 6,7위는 잠실을 쓰는 LG와 두산이기에
결국 중위권이라기 보다는 하위권에 가깝습니다.
다음 시즌.. 타격만 예상해 보자면
장타보다는 컨택에 더 신경을 써야할
소소한 이유중에 하나죠.
그러나 내내 부족했던 컨택 능력이
아침에 벌떡! 스*-_-*듯 느닺없이 생겨나거나
선구안이 갑자기 좋아져 평소 골프공만하게 보이던 야구공이
가열차게 E컵이나 F컵처럼 므흣하게 보이기는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그래도 한겨울 구슬땀을 흘리며 열심히 노력할 선수들과 코칭스탭
그들의 수고로움과 근성을 믿어볼 밖에요.
암튼.. 의견이 분분할 수도 있지만
저 개인적으로도 도루 그 자체만으로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긴 어렵다고 봅니다.
다만.. 비슷한 능력이라면
보다 빠른 주력을 가진 선수에게 더 구미가 당기겠죠.
오래전부터 현장에서 쓰는 잘 알려진 야구 속설 하나가 있습니다.
도루 성공률은 80%는 넘어야 확실한 도움이 되고
70%는 넘어야 전술적 가치가 있다. ..라는 거죠.
속설로만 보면 올시즌 각팀의 도루 성공률은
7할을 조금 넘긴 삼성.. 기아.. LG.. 넷센 외엔
나머지 6할대에서 5할대까지의 기록으로 예전보다 다소 부진한 편입니다.
전술적으로도 큰 이득을 보진 못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전반적으로 포수들의 송구능력이 나아졌다고도 볼 수 있고
투수들의 견제능력과 퀵모션이 향상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아니면 삼성이나 SK에서 자주 사용하는
야수들의 유기적 포지션 플레이가 빛을 발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겠죠.
암튼.. 도루.... .
제법 생각해볼 여지가 많은듯 싶습니다.
다만.. 제가 만약 감독이라면
애매한 컨택능력의 발 빠른 리드오프보다는
보다 정확한 컨택능력의 애매한 발을 가진 야수를
한결 선호할 것 같습니다.
수비능력에서 현격한 차이만 보이지 않는다면 말이죠. ^^;;
물론.. 온리 나만의 생각 -_-/
by 투랑타랑
No.61 정말 고생 많았소
나이는 내가 더 많으나 인생 경험은 그대가 내 멘토일지도 모르겠소
이제 사랑하는 가족 품에서 더 많은 행복 누리시길.... . (__*)
< 너무도 그리운 그의 포심 패스트볼.. 아! 세월이란.. ㅠ_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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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상당히 재미있는 글이네요.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전 이대형선수를 보면 김수연선수가 생각이 나네요. 01년 너무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1번타자 걱정은 없겠다 싶었는데... 김수연선수가 4~5년만 꾸준한 역할만 해줬어도...쩝... 전 도루도 좋지만 단타로 2루 베이스를 훔치는 장면이나 1루주자가 안타 하나로 3루 베이스까지 훔치는 장면에 더 희열을 느끼는 편이라.. 내년엔 아웃되더라도 과감한 주루 플레이를 봤으면 좋겠네요,^^
김수연..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이군요.^^
이글스의 톱타자하면 늘 이정훈이 먼저 떠올라서 한동안 잊혀졌던 이름입니다.
주루플레이는 누가뭐래도 이좀범 코치가 있으니 올해처럼 맹탕맹탕하진 않겠죠.^^;;
반가웠구요. 댓글 고마웠습니다, 살인포수님^^ (__*)
오클랜드는 일단 낮은가격의 출루율 높은선수만 모조리 사들였지만 kbo상황으로는 불가능한 이야기지요ㅠ
머니볼의 경우 출루율을 상당히 중시한건 맞지만 현대야구는 투수놀음인데 투수라는 항목을 배제했네요ㅠ
출루율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투수입니다ㅠㅠ
오랜만에 뵙습니다.^^
네. 말씀처럼 현대야구 투수놀음이 분명하죠.
그래서 수비에 관한 기록은 모두 빼고 공격 그중 팀도루에 대해서만 생각해봤습니다.^^
반가웠고 댓글 거마워여 류뚱님^^ (__*)
출루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겠으나, 도루와 팀 성적의 상관 관계는 팀도루보다는 1,2번 도루의 합을 가지고 봐야 더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강팀은 보통 장점이 확실한 선수들이 자기 자리에서 활약하는 유기적인 구성을 가진 경우가 많고, 팀도루는 수비나 장타가 메인인 선수들의 도루 기록까지 다 합친 숫자라서 괴리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라인업 9명이 모두 도루 능력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강팀이 되려면 상대 배터리를 흔들 수 있는 선수가 두 명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적은둔 기록을 보셨겠지만 우선 팀도루와 성적과의 관계를 유추해본 것이기에 필요한 기록이었구요.
말씀하신 테이블 쎄터 혹은 팀내 1,2를 다투는 리드오프의 도루합 또한 타율이나 출루율이 성적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한참이나 낮았습니다.
결국.. 제가 말씀드리고 싶었던 건 이거죠.
각 기록대비 팀성적의 효율만 봤을때는 타율 홈런 출루율순으로 가장 큰 영향을 주고
도루는 그 영향이 가장 미비했더라.. 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될것 같습니다. ^^
암튼.. 올만에 반가웠습니다. (__*)
멋진 글 잘 보고 갑니다...^^
모든 일은...
이런 하나하나의 분석들이 합해져 이루어지죠
일 + 피드백 + 보완 + 피드백 + 시뮬 + 피드백......
잘 읽었습니다. 투랑타랑님은 시즌중에는 글 안쓰시나봐요,,ㅎ
아!! 올만에 뵙습니다. ^^;;
요 앞글에 짧게 ps로 써드렸는데 못 보셨나보군요.^^
봄에 핀란드로 2년 출장을 갔습니다.
휴가랑 연차 좀 모아 잠시 들어와있네요. ㅎㅎ
암튼.. 댓글 고맙습니다. 진우님^^ ((_*)
한화의 최대 약점을 공격부문에서 도루로 뽑으셨는데, 저는 도루보다 더 큰 한화의 약점은 주루플레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상황에 맞는 주루플레이가 너무나도 약했던 팀이 한화입니다. 도루는 빠른 발이 있어야 하지만 주루플레이는 빠른 발이 아니더라도 가능합니다. 즉, 멈출 때와 한루를 더 진루할려고 노력하는 주루플레이가 있어야 하는데, 이런 주루플레이가 상대팀의 수비에 압박을 가하고 투수에게도 압박감을 주는데, 한화는 이 주루플레이에 있어서 너무나도 엉망였습니다.
아마도 제가 글을 두서없이 써서 오해를 하셨나보군요.^^;;
우리 이글스의 최대 약점을 도루로 생각해본 적은 한번도 없구요. 혹시나 싶어 글을 다시 읽어보니
역시 님께서 제 두서없는 글 읽느라 잠시 착각을 하셨나봅니다 ㅎㅎ^^;;
본문엔 딱 한줄 이런게 있군요. "우리 이글스의 약점이자 상대팀의 강점"
그리고 위에 포트폴리오님 댓글에도 답글을 달았지만 요지는 이거였습니다.
{ 공격에서 각 기록대비 팀성적의 효율만 봤을때는 타율 홈런 출루율순으로 가장 큰 영향을 주고
도루는 그 영향이 가장 미비했더라}.. 요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될것 같습니다. ^^
암튼.. 허접한 글때문에 오해를 드려 미안하네요. 담부턴....
좀 더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오해를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올시즌만 보자면
공격에서는 장타와 득타율의 문제
수비에서는 전체적으로 무너진 엷은 투수층.. 이게 최하위의 문제라는 생각입니다.
그럼.. 댓글 고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