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전력 반도체로 품목 바꾸고
주문형 반도체 생산으로 전환해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반도체 공장에 60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삼성전자 시안 공장에선 낸드 반도체의 40%, SK하이닉스 우시.다렌 공장에선 D램 반도체 50%, 낸드 30%를 각각 생산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 반도체 규제 핵심은 중국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의 기술 수준에 제한을 두는 것이다.
현재 중국에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 곳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공장 밖에 없다.
미국의 제재로 삼성전자.하이닉스 중국 공장으로의 첨단 장비 반입이 몇 년 내에 금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삼성전자.하이닉스 중국 공장은 하루아침에 경쟁력을 잃고 투자금도 고스란히 매몰비용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중국 공장을 유지할 경우 '반도체 복제 공장' 사건처럼 반도체 제조 기술, 인력이 유출 가능성이 커지는 위험도 있다.
이런 위험을 줄이면서 안전하게 중국을 탈출하는 출구 전략은 없을까.
'반도체 삼국지' 저자인 성균관대 권석준 교수가 제시하는 해법이 주목할 만하다.
중국 공장의 생산 품목을 첨단 메모리 반도체에서 다른 품목으로 바꾸고, 중국 생산 비율을 점차 줄여나가는 것이다.
앞으로 중국 내 반도체 수요가 대폭 늘어날 차량용 반도체, 전력 반도체, 아날로그 반도체 등으로 생산 품목을 바꾸고,
반도체 제조 라인을 20~28나노 수준의 레거시(옛 공정) 파운드리로 바꾸면 세대가 지난 장비도 계속 홀용하면서
반도체 생산을 지속해 투자비용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반도체 공장에서 기존 D램, 낸드 메모리 생산량을은 몇 년 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줄여 나가고,
대신 국내 공정 생산량을 늘리면 시간을 벌면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평택, 용인 클러스터에 반도체 제조 라인을 증설하고 있어,
이 정도 증산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권 교수의 설명이다. 김흥수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