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매 및 DB 금지[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한때 아파트 대체형 상품으로 각광받았던 오피스텔.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자 애물단지 취급을 받게 됐는데요. 특히 전세사기 및 보증금미반환 이슈와 맞물리면서 매매와 전세가 동반 하락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월세 가격은 꾸준히 오르면서 오피스텔 임차 시장은 월세 위주로 개편되는 모습입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분기 오피스텔 가격동향조사'를 보면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0.47% 내려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수도권(-0.43%), 서울(-0.26%), 지방(-0.62%) 모두 가격이 내리고 있는데요. 전셋값 역시 전국(-0.27%), 수도권(-0.20%), 서울(-0.17%), 지방(-0.55%)에서 모두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흔히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80%가 넘으면 '깡통전세'라고들 합니다. 집주인이 집을 처분해도 세입자가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그런데 오피스텔은 대체로 전세가율이 80%를 넘습니다. 지난달을 기준으로 전국은 84.54%, 수도권 84.97%, 서울 84.47%을 나타냅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54.4%인 것과 비교하면 오피스텔 전세가율이 꽤 높은 것이죠.
일부 오피스텔을 보면 전세가 시세가 매매가를 웃돌기도 합니다. 보증금 미반환 사고를 일으킨 임대인들 중 몇년 전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오피스텔을 분양받거나 매수한 뒤 전세를 줬다가 보증금을 제대로 내주기가 어려워진 경우도 상당수라고 합니다.
보증금을 못 돌려받는 위험을 감수하느니, 비싸도 월세를 사는 수요자들이 많아지면서 오피스텔 월세는 지난해 6월부터 10개월째 상승 중입니다. 분기 기준으로는 전 분기 대비 수도권(0.18%→0.31%)과 서울(0.03%→0.40%)을 중심으로 오름폭이 더 커졌습니다.
애초 오피스텔이라는 상품 자체가 월세를 벌 목적으로 매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세입자가 전세 매물을 구하고 싶어도 쉽지 않았죠. 몇 년 전 부동산 시장이 이례적으로 과열되다보니 갭투자자들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비아파트 시장에도 진입했다가 시장이 하향 안정화되는 과정에서 깡통전세 문제가 불거진 것인데요.
부동산 경기가 급변동하는 과정에서 임차 수요자들 사이에 월세 선호 현상이 커지면서 월세가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오피스텔이 월세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수익형 부동산이라는 본래의 면모를 찾아가는 것 같네요.
※'집피지기' = '집을 알고 나를 알면 집 걱정을 덜 수 있다'는 뜻으로, 부동산 관련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 위한 연재물입니다. 어떤 궁금증이든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예슬 기자(ashley8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