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S 이동현]
박선영은 '착한 드라마'를 대표하는 탤런트다. '
오!필승 봉순영' '
슬픔이여 안녕' '101번째 프러포즈' 등 언제부턴가 그의 출연작은 '착드'로 채워지고 있다.
박선영은 최근 KBS 2TV 주말극 '
솔약국집 아들들'에서 다소 답답할 정도로 착하게 나온다. 국제변호사로 바쁘게 살면서도 백수 건달 오빠의 두 자녀를 키우고 오빠 뒷바라지까지 도맡는다. 착한 남자 진풍(
손현주)을 사랑하지만 주변 여건 때문에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콩쥐' 캐릭터다.
"과거 악역도 해봤지만 내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오!필승 봉순영' 이후 선한 분위기의 작품에만 출연하게 됐다. 따뜻하고 기분 좋아지는 이야기로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 역시 연기자로서 보람 있는 일이다. 이런 드라마를 하면 나도 맑아지고 성장하는 느낌이다."
극 중 수진은 답답한 캐릭터다. 오빠와 조카들을 보살피느라 인생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산다. 사랑에도 소극적이다. 간혹 톡톡 쏘는 모습에서 신세대의 개성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튀지 않는 잔잔한 인물이다.
"모르시는 말씀이다. 수진은 입체적인 캐릭터다. 연인을 잃은 상실감과 오빠와 조카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기본적으로 그늘을 갖고 있다. 그러나 조카들을 보살피고, 진 풍을 통해 잊었던 사랑을 되찾으면서 진짜 어른이 된다.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희로애락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캐릭터다. 연기자라면 누구나 욕심낼 만한 배역이라고 생각한다."
박선영은 기복이 없는 연기자로 유명하다. 1996년 KBS
슈퍼탤런트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뒤 슬럼프 없이 평탄한 연기 활동을 펼쳤다. 주인공이었지만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 매년 두 세 작품씩 출연하는 다작 연기자였지만 근래 들어서는 1년에 1편 정도 출연하고 있다.
"데뷔작인 '
전설의 고향-나비의 한' 때부터 주인공을 했다. 슬럼프가 없었 던 건 내 능력과 처지에 맞는 작품을 잘 선택해 출연한 덕분이 아닐까. 욕심 내지 않고 즐겁게 연기할 수 있는 작품을 선택했던 것 같다. 요즘 들어서는 한 작품 끝나면 소진한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충분한 휴식기를 갖고 있다. 오랜만에 등장해야 시청자들도 나를 반가워할 거란 생각도 있다."
박선영은 소위 '막장 드라마'를 어떻게 생각할까.
"나도 즐겨 보고 있다. 말은 잘 안 되지만 빨려들어가 보게 된다. 그러나 오직 시청률을 목표로 한 자극적인 설정과 전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이런 말 했다고 앞으로 드라마 캐스팅에서 손해보면 어쩌지?(웃음)"
이동현 기자 [kulkuri7@joongang.co.kr]
사진=김진경 기자 [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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