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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볼 때 인체에 관한 연구는 주로 남성에 초점을 맞춰왔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최신 연구에 따르면 암은 남성과 여성에게 골고루 나타나는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암에 대한 임상 실험은 대부분 남성 위주로 실시되어 왔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도 여성은 아이를 낳아 기르는 육아 때문에 임신 가능한 시기에 약물이나 치료 등 임상 실험을 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여성의 건강 문제에 대한 조사 연구가 부족한 것을 성차별주의로만 해석하면 곤란하다. 여성의 호르몬 수치의 변동은 매우 복잡 미묘하기 때문에 기초적인 연구 결과에 혼동을 가져오기도 한다. 최근에는 여성에 대한 연구도 증가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여전히 일반인들은 여성의 몸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갖고 있다. 다음은 인디애나 의대 레이츨 브리만 박사(예방의학)와 애런 캐럴 박사가 인체와 건강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파헤친 『껌은 삼키지 마세요(Don't Swallow Your Gum: Myth, Half-truths and Outright Lies About Your Body and Health, St. Martin's Griffin, 2009)』에서 골라 뽑은 '여성의 몸에 관한 잘못된 상식 5가지'다.
1. 산부인과 의사는 여성의 처녀성 여부를 알 수 있다.
복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의사가 확대경을 통해 10배 크기로 들여다봐도 성경험이 있는 여성과 처녀를 분간해낼 수 없다. 처녀막에 구멍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성경험이 없는 여성의 처녀막에도 구멍이 있게 마련이다. 애런 캐럴 박사는“처녀성을 상실할 때까지는 처녀막이 질을 완전히 덮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한다. 극히 드물게 처녀막이 질을 완전히 덮고 있는 경우엔 자궁 안에서 생리가 발생해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고 그는 말한다.
2. 여성과 남성의 적정 수면시간은 동일하다.
여성은 잠 잘 때 남성에 비해 더 많이 뒤척이고 몸을 움직이기 때문에 깊은 잠을 못 잔다. 결과적으로 심리적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인슐린과 염증의 수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면역 체계에 악영향을 준다. 미국 듀크대 에드워드 수아레즈 교수가 2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8년 연구의 결과다. 잠이 부족하면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는데 수면 부족으로 인한 영향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2007년 영국 워릭대 연구팀이 6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수면 시간이 5시간 이하인 여성은 하루에 7시간 이상 잠을 자는 여성에 비해 고혈압 발병률이 2배로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남성은 수면 부족이 고혈압에 미치는 영향이 여성에 비해 미미했다. 미인은 잠꾸러기라는 말은 빈말이 아니다.'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자기가 깰 때까지 그냥 내버려 두는 게 좋겠다.
3. 피임약을 항생제와 함께 복용하면 피임 실패율이 높다.
캐럴 박사는 의사들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한다. 피임약만 복용했을 때 피임 실패율은 1%다. 이 실패율은 대부분의 항생제를 함께 복용했을 때도 변함이 없다고 캐럴 박사는 말한다. 물론 폐결핵 치료를 위한 항생제인 리팜틴을 복용할 때는 예외적으로 피임약이 듣지 않을 수도 있다. 리팜틴은 피임약의 복용으로 만들어지는 임신 예방 호르몬의 수치를 낮추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임신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지는 미지수다. 캐럴 박사는 리팜틴 연구가 항생제가 피임약의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소문을 부채질한 것으로 본다.
4. 폐경 이후엔 성욕이 급격히 떨어진다.
생리가 멎었다고 해서 반드시 부부 관계에 변화가 오는 것은 아니다. 1994년 에드워드 로만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미국인의 성생활 습관을 조사한 결과 50대 여성의 절반 가량이 월 4~5회 부부 관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경 직후에는 안면 홍조(紅潮)나 다른 불편함 때문에 성욕이 일시 감소하긴 하지만 폐경과 성욕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브리만 박사는 말한다.
5. 여성은 생리 동안에는 임신할 수 없다.
월경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임신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임신이 되려고 하면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캐럴 박사는 말한다. 정자는 일단 여성의 질 속에 들어간 뒤엔 최대 7일까지 버틸 수 있다. 배란은 통상 다음 월경 시작일 14일 전이지만 생리 직후 또는 생리 도중에도 일어날 수 있다. 정자가 난자가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리 끝 무렵에 성관계를 가져도 임신할 수 있다. 배란일을 계산해 배란일 전후 며칠 동안만 금욕하고 나머지 기간 동안에는 마음 놓고 부부 관계를 하는 피임법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미혼 남녀가 이 방법을 쓴다면 곧 아빠 엄마가 될 수도 있다.
출처 : 중앙일보 / 디지털뉴스
<기획-대학생의 성>
여자도 모르는 여자의 몸
한 시간에 한 번은 거울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그녀. 얼굴에 난 조그만 뾰루지가 하루 종일 신경 쓰여서 피부 관리를 받았다. 이렇게 얼굴에 난 잡티까지 완벽하게 관리하는 그녀는 자신의 ‘몸’에 대해 얼마큼의 지식을 가지고 있을까? 자궁을 검진하려고 산부인과를 방문해 본 적이 있을까? 자신의 배란일을 제대로 계산하고 있을까? 생리통이 주는 위험 신호를 민감하게 받아들였을까? 당신은 어떤가. 당신은 지금 당신의 몸을 제대로 알고, 제대로 사랑하고 있는가.
도움말_서재걸 포모나산부인과 원장
▶ 다이어리에 끼워 두자, 그 날에 붙이는 별 모양 스티커
“야, 너 그거 있어?” 커피숍 화장실에서 다급하게 속삭이는 목소리들. 막연하게 그 즈음이려니, 생각만 할 뿐, 자신의 생리 예정일을 챙기지 않는 이들이 많다.
여성에게 있어서 생리는 건강의 첫 신호다. 후에 산부인과 병원에 방문하게 되면 한결같이 받는 질문이 월경에 관한 내용이다. 즉, ‘초경 나이, 월경일, 최종 이전 월경일, 월경주기, 월경기간, 월경 량, 월경통 등 월경에 대한 전반적인 것’등 월경력에 대한 질문을 대하게 될 것이다. 모든 여성 질환 및 임신과 관련 된 모든 정보에서 월경력은 가장 중요하다. 임신이 되었을 경우 최종 월경일로 출산 예정일을 가늠할 수 있고, 난소와 자궁 내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도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월경을 정확히 하고 있는지와 관련이 있기 때문.
월경 주기나 월경량 또는 비정상 출혈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변화가 있으면 변화하는 양상을 구체적으로 자세히 말하는 것이 중요한데 정작 본인이 기억을 할 수 없다면 진찰하기가 어렵고 자칫 잘못하다가는 오진의 위험도 있다. 이에 대비해 매달 생리를 할 때마다 정리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다이어리에 생리일을 표시하는 것은 기본.
언제 시작하여 언제 끝이 났는지, 양이 평소보다 많았는지, 적었는지, 생리통이 심했는지 또한 다른 때와 다른 양상을 보이지는 않았는지 등을 자세히 적는 습관을 기를 것.
▶ 사랑해 주세요, 당신의 몸
‘사랑’의 가장 필수적인 태도는 ‘관심’이다. 당신의 몸을 사랑한다면 당신의 몸에서 벌어지는 모든 변화들에 대해 당신이 우선 알고 있어야 한다. 생리일과 배란일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민감하게 당신의 몸 스케줄을 파악할 것. 생리예정일에서 14일을 빼면 배란예정일이 된다. 급하게 배란일을 알아야 할 경우에는 약국에서 배란 테스트기를 구입해 확인해 보는 방법이 있다.
배란기 때는 성호르몬의 영향으로 경부의 점액이 증가하기 때문에 팬티가 다소 젖을 수 있으며 신경이 예민한 여성은 피가 섞인 냉이 흘러나올 수 있으며 하복부나 골반 깊은 곳의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배란통을 겪기도 한다. 두통이나 위통이 생길 수도 있다.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당신의 대략적인 배란기간을 체크하고 있는 것만으로 ‘이 즈음이긴 한데, 어쩌지? 에이, 그냥 뭐, 괜찮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이 줄어들고 피임에 대해 더 신경 쓸 수 있을 것이다.
▶ 월경통이 당신에게 주는 신호
미혼여성의 산부인과 질환이 늘고 있다. 미혼여성보다 기혼여성이 성 문제에서 더 자유롭게 때문에 위험도는 더 높을 수 있다. 몸 상태를 체크하고 자궁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생리통을 만만하게 보아서는 안 되는 것은 그것이 자궁 질환과 관계된 신호일 수 있기 때문.
꾸역꾸역 참고 있는 사이 자궁의 종양이 자라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자궁경부협착, 자궁내막증, 자궁선종, 골반강 장기염증 및 유착, 골반강충혈, 스트레스 및 긴장상태 등의 요인들이 원인이 되어 여성 생식기계 이상을 동반할 때 오는 통증을 이차적 월경통이라고 한다.
자궁경부 협착은 선천적일 수도 있고 자궁경부의 수술적 처치로 인해 상처가 생겨 좁아진 경우도 있는데 이로 인한 통증은 월경혈이 잘 빠져 나오기가 힘들기 때문에 자궁내의 압력이 증가하거나 나팔관을 통하여 월경혈이 역류해 발생한다. 임질, 클라미디어, 그 외 기타 다른 균들로 인한 염증이 골반장기에 있어서 나중에 유착을 유발하게 되면 골반염이 발생된다. 이 때에는 평소에도 허리나 배가 아플 수 있고 월경 시 월경통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계속 되는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나 극도의 긴장상태는 골반장기에 피가 모여 자궁은 물론 질, 자궁경부에도 충혈이 돼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자궁내막증이나 자궁 선종이 있을 경우에도 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생리통을 무심히 넘기는 것은 금물.
▶ 성생활을 시작했다면 일 년에 한 번씩
자궁경부암은 우리나라 여성암 중에서 위암, 유방암에 이어 3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질환이며 최근 젊은 연령층에서의 발병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 완치가 어려울 수 있지만, 조기 발견되는 경우 현대의술로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며 암으로 진행되기 전에 암 전(前)단계 병변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시기에 조기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자궁경부암 검사는 성생활이 시작된 여성이라면 아무 증상이 없더라도 20대 초반부터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베타카로틴, 비타민C, 레티노이드 등이 많은 당근, 토마토, 브로콜리 등을 많이 먹는 것이 자궁암예방의 비책. 건강한 자궁을 위해서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차가운 물 대신 따뜻한 물을 즐겨 마실 것.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 주는 단전호흡을 하거나 아랫배에 힘을 줄 수 있는 윗몸 일으키기를 통해 혈액순환을 시켜주는 것이 좋다.
▶ 콘돔 없으니까 그냥 하자?
가장 대표적인 피임법으로는 콘돔이 있겠지만, 여성 피임방법도 함께 알아두자. 당신의 몸을 보호하는 적극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여성 피임법에는 우선 경구용 피임약이 있다. 즉, 먹는 피임약을 말하는데 난소에서 한 달에 한 번 나오는 난자의 배란을 억제하는 것으로 피임을 유도하게 된다. 생리를 시작한 이후 5번째 날부터 21일 동안 매일 한 알씩 복용해야 한다. 이 기간 동안 매일 확실하게 복용하면 안전하지만 중간 중간에 약 먹는 것을 잊어버린다면 실패율이 높다.
두 번째로 질 좌약이 있다. 좌약식 피임약은 시중에 여러 종류가 나와 있는데 안정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것이 단점이니 응급수단으로만 사용할 것. 관계 바로 직전에 삽입하면 약이 질 내에서 미처 녹지 않아 실패율이 높아지므로 반드시 관계를 갖기 30분 전에 질 속에 깊숙이 삽입한다.
또한 삽입 후 14시간 경과 후에는 피임 효과가 없다. 마지막으로 페미돔이라는 여성용 콘돔이 있다. 페미돔은 관계를 갖기 전 여성이 미리 삽입해 두어야 한다. 페미돔은 전체 길이가 17Cm로 긴 주머니처럼 생겼는데 남성이 사용하는 콘돔과는 달리 두 개의 링이 양쪽에 있으며 접합 부분이 있다. 다른 피임 방법과는 달리 부작용이 전혀 없다는 것이 페미돔의 가장 큰 장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