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과 기도 그리고 말씀
최근 청소년들의 예배와 기도회 등 각종 기독교 집회가 봇물처럼 일어나고 있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교회와 선교단체, 그리고 기독교학교와 기독교사들을 중심으로 하는 다음세대 사역도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다음세대에 대한 소망을 발견하곤 한다.
코로나 기간 아이들이 모여 기도할 상황이 허락지 않았을 때, 영훈고에서 학생 엎드림 기도회, 더드림 기도회, 두드림 기도회를 시작했다. 그것이 2020년이었다. 매주 금요일 방과 후에 자발적으로 학생들이 모여 마음껏 찬양하고 기도하고 말씀 듣는 시간이었다.
1학기 때는 엎드림, 방학 때는 더드림, 2학기 때는 두드림으로 이름을 바꾸어 진행했다. 그리고 이 이름을 통칭 ‘드림(dream) 기도회’라 했다. 코로나 당시 선생님들은 ‘침묵 기도회’로 매일 모여 기도드리며 등교할 학생들을 기다렸다. 그리고 3년 후 코로나가 풀렸다. 감사한 것은 코로나 때 시작된 학생 ‘드림 기도회’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25년이 시작되었다. 1월 3일. 새해 들어 첫 드림 기도회에 말씀을 전하러 영훈고에 갔다. 아이들 약 20명 가량이 모였다. 방학을 일주일 앞둔 1학기의 끝자락에서 열심히 찬양하고, 기도하는 아이들 모습을 볼 때면 마음에 벅참이 일어남을 억제할 수 없다. 아이들을 통한 하나님의 감동이 내 속에 가득하게 채워지는 기도회가 바로 드림 기도회였고, 그 기도회는 이제 채플과 별도로 6년째 접어들고 있다.
찬양 인도를 하는 서희가 며칠 전에 연락을 해 왔었다.
“찬양 준비를 하려는데, 제목과 본문 좀 알려주세요.”
이렇게 미리 준비하는 서희가 기특했다. 그리고 내 마음이 뿌듯했다.
아이들은 찬양을 잘한다. 교회를 나가지 않는 아이들도 찬양을 즐겨 부르는 아이들도 있다. 심지어 기독교학교 채플찬양팀 아이들 중 교회를 다니지 않는 아이들도 있고, 학급 선교부장 가운데 하나님을 믿지 않는 아이들도 있다. 물론 이 아이들은 앞으로 교회를 나가고 하나님을 믿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서희는 찬양 곡을 정하는데, 말씀 본문을 묵상하며 찬양을 고르겠다는 준비를 하는 아이였다. 그래서인지 당일 찬양이 모두 설교의 내용과 연결되었다.
여호수아 1:5~9의 말씀을 통해, ‘힘을 내고 용기를 가져라’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가나안으로의 입성, 미션을 받은 여호수아에게 하나님께서는 계속해서 ‘너와 함께 할 것이니 힘을 내고 용기를 가지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한 가지를 요청하셨다. 그것은 ‘율법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라’는 것이었다.
나는 말씀을 전하며 찬양을 잘하고, 이렇게 모여 기도하는 아이들의 말씀에 대한 정도가 궁금했다. 그래서 이렇게 물었다.
“여러분! 말씀 훈련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 친구 손 들어 보세요.”
아이들은 세 명이 손을 들었다. 대부분이 교회를 다니는 아이들이었지만, 예배 후에 잠시 모여 하는 분반공부 외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키우셨던 제자훈련 형태로 지속적인 훈련을 받는 아이들은 드물었다.
2000년도 영훈고에서 기독교사로 재직 당시 5명으로 시작했던 제자훈련이 떠올랐다. 하나님께서는 이 모임을 기뻐하시면서 20명, 30명, 나중에는 80명의 아이들을 모아주셨다. 그리고 매일 점심시간과 방과 후 시간을 빼어, 8팀을 운영했던 생각이 났다. 나중에는 나에게 훈련 받았던 아이가 고3이 되었을 때, 고1 후배를 훈련시키기도 했었다.
찬양과 기도, 물론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말씀 훈련이 없어서는 안된다는 결론이었다.
왜냐하면 ‘말씀이 없는 기도는 무당이 주문을 외는 것과 같고, 말씀이 없는 찬양은 매아리처럼 힘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말씀’이 핵심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다시 물었다.
“여러분 가운데 성경을 깊이 알고 싶고, 하나님을 더 알고 싶어서 지속적으로 체계적인 말씀 공부를 하고 싶은데 교회 여건이 아직 안 되어서 못한 사람, 하고 싶은 사람 손 들어보세요.”
열 명이 훨씬 넘는 아이들이 손을 들었다.
불현듯 언젠가 하나님께 기도하는 가운데 생각이 떠올랐다. 하나님께서는 ‘네가 가장 귀하게 여기고,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이었다. 그때 나는 이렇게 마음으로 답했었다.
“하나님, 처음 사역 시작할 때 5명의 아이들과 말씀을 나누고, 기도했던 모임, 그 소그룹이 저에게는 가장 귀했습니다. 사역을 줄이고 줄이라면 결국 남는 것은 몇 명의 아이들과 소그룹으로 이렇게 말씀을 나누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마음을 알고 축복하고 계셨다.
25년을 맞이하는 현재, 나는 교회의 청년들, 스쿨처치임팩트에서의 일대일, 부부성경공부, 졸업한 제자들과 함께하는 성경공부, 그리고 또 한 명과 따로 함께하는 제자훈련 등 5개의 소그룹 모임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실하신 하나님께서는, 나는 잊고 있었지만, 이전의 대화를 기억하고 계셨고, 그래서 이렇게 사람들을 모아 말씀으로 양육하도록 해오고 계셨던 것이다.
25년도에는 두 개의 팀이 더 늘어날 것 같다. 그러면 소그룹 모임이 7개가 된다. 매주 하는 모임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2주에 한 번 하는 모임도 있게 된다.
특히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제자훈련 소그룹 모임이 시작될 것 같다.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말씀 나눔, 하나님을 알아가는 성장의 시간들을 청소년들과 갖게 하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지금부터 기도하며 준비에 들어간다.
간구하고 갈망하는 청소년들을 하나님께서 모아주시고, 말씀으로 축복하시는 한 해가 되리라 믿으며, 오늘도 주님의 마음으로 두 손 모아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