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최고기온 32~33℃를 오르내리던 5일 오후 1시 서울대교구 제14지구좌 대방동성당 지하 주방. 본당 여성 레지오 마리애 단원 10여명이 무더운 날씨에도 불을 피워 국을 끓이고 반찬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었다. 서울 용산구 서계동 여성 노숙인 쉼터 '열린여성센터'에 배달할 저녁식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서울 대방동본당(주임 홍문택 신부)은 지난 7월 첫 주부터 매주 토요일 35명분의 저녁식사를 넉넉히 마련해 여성 노숙인 쉼터에 배달하고 있다.
여성 레지오 단원들이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따뜻한 밥을 한 솥 가득 지어 보온밥통에 담고, 보기에도 정갈한 반찬을 따로 포장해 담는다.
이날 메뉴는 콩나물국과 고등어조림, 계란말이, 김치, 구운 김. 산해진미는 아니지만 한끼 식사가 절실한 여성 노숙인들에게 부족할 것 없는 성찬이다. 대부분 정신질환을 갖고 있어 식사를 직접 준비하기 어려운 서계동 열린여성센터 여성 노숙인들은 대방동본당 식사배달 덕분에 토요일마다 푸짐한 식사를 한다.
대방봉본당은 '우리가 함께 할게요'라는 불우이웃을 위한 나눔 운동 차원에서 노숙인들에게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따뜻한 식사를 대접하려고 식사배달을 시작했다. 지난 사순절 저금통을 모아 봉헌한 1450여만원을 바탕으로 트럭을 준비했고, 식사준비에 필요한 비용은 신자들이 십시일반 봉헌하는 쌀과 부식, 성금 등으로 충당한다.
매주 성금과 부식 접수를 담당하는 빈첸시오 회원들이 미리 시장에서 필요한 식재료를 구입해 오면 여성 레지오 단원들이 교대로 나와 정성들여 음식을 만들고, 남성 레지오 단원들이 서계동 여성 노숙인 쉼터까지 배달하는 일을 맡고 있다.
홍문택 주임 신부는 "신자들이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이웃을 위한 사랑과 나눔 실천에 동참하고 있다"면서 "언제나 불우한 이웃들과 함께 하는 본당 공동체를 이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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