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빠가 공인중개사 시험이 끝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아빠의 시험이 끝나면 나와 같이 롯데월드에
가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시험이 끝나셨는데도 롯데월드에 가자는 말을
아빠에게 말씀드리지 못하였습니다.
시험이 끝난후 아빠는 더욱 바빠지신것 같습니다.
아침에 나가시면 저녁늦게 들어 오십니다.
시험 보신 것이 너무 억울하게 되어 집회를 하러다닌신다고 하셨습니다.
직장다니실 때는 씩씩 하시던 아빠가 요즘에는
힘이 없어 보이십니다.
앞에서 조금만 재롱을 부려도 크게 웃으시던 아빠가
요즘은 아무리 재롱을 부려도 씨익
웃기만 하십니다.
아빠가 시험보러 가시기 전날, 저는 마트에 가서
찹살떡 한개를 500원 주고 사서 아
빠 오시기 만을기다렸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충격을 받으셔서 요즘 혼자서도
계속 중얼
거리십니다.
아빠는 2년동안 공인중개사 공부만 하셨습니다.
아빠는 우리가 일어나기전 새벽에 학원에 가시고,
우리가 잠든 후에 들어 오셨습니다.
저녁밥은 엄마가 직장을 다니시기 때문에 오빠와
제가 짜증섞인 말투로 "아빠, 왜 그렇
게 공부 열심히
하는거야?" 라고 여쭤 보면 공인중개사가 되어 조그마한 사무실의 사장
님이 되실 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아빠의 꿈이 꼭 이루어질 수 있도록 날마다 기도하였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가정환경조사서를 작성할 때 아빠의
직업이 무엇이냐고 선생님께서 물어
보실때 망설이다가
'공인중개사 사장님'이라고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였습니다.
아빠가 2년 동안이나 공부하셨기 때문에 합격하실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빠
는 이번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셨습니다.
몇일전 아빠께서 모처럼 양복을 입고, 외출하실 준비를
하셨습니다. 할머니께서 아빠가
양복 입으시는 모습을 보고
아빠가 모처럼 회사 출근 하신다고 좋아하셨습니다.
알고보니 아빠는 전에 근무하시던 직장아저씨를 만나서
말씀도 나누시고 술도 한잔 하
고 오셨습니다.
평소에는 술에 취한 모습을 거의 본적이 없었습니다.
아빠는 옷도 벗지 않으신 채 드러누워서 계속 중얼 거리셨습니다."나쁜놈들, 나쁜놈들..."
저는 비록 초등학교 4학년이지만 아빠의 마음을 잘 압니다.
저는 하나님께 기도 드렸습니다.
"하느님, 우리아빠에게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주어
아빠의 꿈이 이루어져서 옛날
처럼 아빠의 손을 잡고
롯데월드에 가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 드립니다.
오늘 아침도 잠바를 걸치고 집을 나서는 아빠의
어깨가 무거워 보이셨습니다.
저는 아빠에게 큰소리로 외쳐 봅니다.
"아빠, 힘내세요!"
아빠의 귀여운 딸, 정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