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고 놓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14
견유몰유
종공배공
- 있음을 버리려 하면 있음에 빠지고
공을 따르려 하면 공을 등지게 된다
송
' 고통을 없애야지'하면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 행복해야지'하면 반드시 불행이 찾아온다.
' 부처가 돼야지' 하면 절대 부처가 될 수 없다.
방하착하여 놓고 놓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강설
불교는 생각, 또는 문자나 언어로 풀려고 하면 절대 알지 못할 뿐 아니라,
목적하는 성불도 이루기가 힘들다. 이 말은 곧 고통이나 괴로움, 불편함이나 불안함을
해결하려면, 결코 생각이나 감정으로는 이룰 수 없다.
그래서 언어도단 심생처멸, 즉, 말로써도 표현할 수 없고, 마음으로도 알지 못한다.
또 불립문자 즉, 문자로도 알 수 없으며, 사교입선 즉,가르침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다.
따라서 분별이 끊어진 선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다.
만약 '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한다면, 이미 욕심이라는 것이 생각으로 남아 있기 때문에
욕심은 없어질수가 없다. 또 ' 생각을 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한다면, 이미 ' 생각을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생각이 없어질 리가 만무하다.
'이것을 꼭 이루어야지'라고 생각한다면,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이미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루어야한다는 생각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도 있겠으나, 그에 따른 인과의 과보로써 이루지 못하는 것 또한
생기게 된다. 따라서 이루지 못할 일이 현실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생각 자체가 분별심이다. 말로 표현되거나, 문자로 나타나는 것, 그리고 특히 감정이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분별심을 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있음에 빠지는 것이 되어 인과의 과보를 받게 된다.
그래서 고통을 없애려면 고통이 계속 남아 있게 되고, 괴로운 마음을 없애려면 괴로운 마음이
절대로 없어지지 않게 되며, 어려움을 피하려 하면 어려움은 절대 피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고통과 괴로움, 어려움이라는 생각을 이미 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 안에 들어 있는
것들은 일체유심조하여 반드시 현실로 나타나게 된다. 또 인과를 이루게 되므로,
고락의 분별을 계속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공함을 따르게 되면 공함을 등지는 것이라고 했다.
공이라는 것 역시 유와 마찬가지로, 공이라고 생각하면 이미 공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 역시 생각이나 말이나 문자로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것이다. 만약 부처를 이루려고 생각한다면
벌써 유가 발생되었기 때문에 부처가 될 수도 없다. 뿐만아니라 이미 중생이라는 상대가 생겨나기 때문에
이러한 분별심으로는 부처도 공도, 깨달음도 이룰 수가 없는 것이다.
진정한 공이 되고, 부처가 되고, 견성과 성불을 이루기 위해서는 생각과 말과 감정을 모두 놓아야 한다.
극락이라고 생각하면, 이미 지옥이 생겨나고, '없다' 또는 '무'라고 생각하는 즉시, ' 있다' 또는 ' 유'라는 것이
생긴다. ' 좋다'라고 생각하면 이미 ' 싫다'라는 것이 먼저 자리잡게 되므로,
진정한 중도와 해탈을 생각과 감정과 말과 문자를 떠난 자리를 말한다.
따라서 복을 구하려고 해서는 절대 복이 될 수가 없고,
덕을 구하려고 해서는 절대 덕이 될 수 없다.
진정한 복과 덕이란, 구하려고 하는 마음이 한 점도 없을뿐더러,
그러한 생각 자체가 없어 분별하지 않는 마음이 되면 저절로
복과 덕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 이렇게 되어야 하는데..... 저렇게 되면 안되는데......'
라는 생각을 당장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 이러면 어떡하지?'라는 마음도 내려놓아야 한다.
어떤 생각을 하든, 어떤 감정을 가지든, 인과의 그물에 걸리기 때문이다.
더 좋은 것은 더 나쁜 시절 인연이 오고, 원하는 만큼 원하지 않는 시절인연이 온다는 것을
굳게 믿고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이래도 생각과 감정을 놓고, 저래도 생각과 감정을 놓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있는 그대로 볼 줄 아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이는 좋다 싫다라는 분별심을 놓고
어떤 현상이 벌어지더라도, 어떤 인연이 다가오더라도 놓고
또 놓고 방하착해야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방하착, 즉, 바로 놓는 것이다.
의심을 하거나, 불안해하거나, 불편해하거나, 불신을 하거나, 이유를 달고,
궁리를 하고, 감정을 갖는 것은 바로 당신 스스로의 몫이 될 뿐이다.
뛰어봐야 벼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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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음을 버리려 하면 있음에 빠지고
공을 따르려 하면 공을 등지게 된다
신심명 강독, 진우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