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가 자꾸 생명보험 들라고 한다”
“네, 무슨 소리예요?”
“툭하면 보험 들라고 전화다”
식당에서 앞 자리에 앉았던 누나의 이야기다.
며느리는 왜 시어머니에게 생명 보험을 들라고 하는가. 시어머니의 생명이 아까운가. 자신이나 보험에 들던지 말던지.
요즘 보험사기가 많다. 사소한 교통사고 보험사기는 허다한 일이고, 친족간의 살인 사건의 주요 원인이 되는 생명보험 보험 살인도 자주 뉴스에 나온다.
보험회사가 처음 생긴 나라는 영국과 네덜란드다. 동인도 회사와 서인도 회사다.
주식회사와 함께 보험회사는 자본주의 탄생과 함께 생겨난 두 첨병이다.
식민지 건설하고 침략하고 살육을 위해 전 유럽에서 용병을 모집하고, 돈을 모아서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로 무역선을 가장한 침략선이 떠났다.
유럽의 주주들은 자신들의 돈이 몇배나 부풀려서 돌아오길 손모아 기원했다.
자신이 투자한 배가 풍랑이라도 만나면 모든 것이 허사였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보험회사다.
보험사기는 그 때부터다.
예를 들면, 영국의 서인도 회사가 명칭을 바꾸어 남해회사가 되고 최악의 보험사기는, 600 명의 흑인 노예들을 멕시코 앞바다 카리브해에 던지면서 벌어졌다.
보험회사는 의혹을 가지고 국영기업 남해회사와 재판을 이어가지만, 국영기업의 권력을 이기지 못해 보험금을 주고 만다.
남해회사의 주종목은 아프리카에서 흑인을 납치해서 카리브해와 신대륙 미국의 플랜테이션 농장에 파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열 배 이상의 이익을 얻었지만, 갈수록 경쟁자가 늘어나고 식민지 쟁탈의 선두였던 스페인 해군의 눈을 피해 다녀야 했다.
그래서 결국에 남해회사는 보험사기를 칠 수 밖에 없었다.
그것 말고도 주식회사의 보험사기는 이어졌다.
초기 자본주의 형성 과정은 전쟁과 약탈과 살육과 보험사기였다.
유럽의 자본주의가 신대륙 미국에서 완성되어져 가는 과정에서도 보험사기는 만연했다.
보험사기 살인자를 잡기 위한 서부의 총잡이는 보험회사가 고용한 해결사였다.
지금도 여전히 보험사기는 자본주의의 천국에서 늘 벌어지는 일이다.
우리나라 살인사건의 가장 중요한 원인 중에 하나가 보험살인이다.
아내가 남편을 죽이고 남편이 아내를 죽이고 아들이 아버지와 어머니를 죽인다.
교통사고를 위장한 보험사기는 차라리 귀여울 정도다.
나는 애초부터 보험은 들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의 지출에는 보험료가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나는 보험에 들 돈으로 술을 마시거나 즐거운 소비를 한다. 그래도 불안하면 차라리 저금을 하는 편이 이익이다.
아니면 죽기 싫으면 건강식품을 먹거나 운동을 하는 편이 아름답다.
앞에 앉은 누나의 며느리는 효부인 모양이다.
그런데 시어머니에게 보험 들라는 전화는 효부로서 문제가 많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