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조 추첨식이 끝나고도 잠이 오지 않으면? 이 경기를 보고 자는 걸 추천한다. 권창훈이 디종에서 4경기 연속 골에 도전한다. 상대는 리그 10위 팀 보르도. 디종으로선 오늘 이기면 보르도와 순위를 역전하고 중위권으로 확실한 도약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강등권에서 여유롭게 달아나기 위해서라도 승리가 절실한 경기다.
디종과 보르도의 리그앙 16R 경기는 SPOTV를 통해 새벽 4시 45분에 국내 중계로 함께할 수 있다. 새벽 중 이 경기를 함께할 축구 팬들을 위해 경기의 재미를 더해줄 관전 포인트 4가지를 준비했다.

배우 박보검씨가 아미앙전에서 3경기 연속 골을 넣고 기뻐하는 모습이다.
#1. 4경기 연속 골 도전 권창훈, 활약을 기대할 만할 이유
한 프랑스 현지 언론은 “권창훈이 자꾸 이러면 디종이 지킬 수 없다”며 그의 활약을 칭찬하고 나섰다. 벌써 컵대회 포함 올 시즌 5골 3도움, 낯선 유럽 무대와 새 팀에 대한 적응을 마친 뒤 팀의 에이스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주말-주중 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소화해 체력이 걱정되긴 하지만, 권창훈은 이번 보르도전도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이유는 분명하다. 대체하기가 영 쉽지 않은 탓이다.
최근 권창훈은 완전히 팀에 녹아들었다. 자신감이 더해졌는지 킥 타이밍도 상당히 빠르고, 오른쪽에서 피니셔에 가까운 움직임을 가져갈 땐 순간적인 가속력을 입증하고 있다. 활동량과 스피드만 보면 과거 아인트호벤 시절 박지성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한국에서 주목받았던 다부진 몸은 유럽에서도 통한다. 체격 좋은 수비수가 붙는데도 쉽게 넘어지지 않는 강력함을 보인다. 중앙에 자리 잡을 땐 키 패스 지원자로서, 오른쪽에서 출발할 땐 피니셔로서 여러 임무를 수행하는 권창훈의 존재감은 확고하다. 최근 폼이 워낙 좋기 때문에, 보르도전을 기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올 시즌 사마리타노는 등번호 7번을 달고 활약 중이다. 사진은 지난 시즌
#2. 눈만 봐도 통한다, 사마리타노와 권창훈의 조화 플레이를 주목하라!
최근 권창훈과 함께 주목받는 선수가 또 있다. 권창훈의 반대쪽 윙 포워드인 프레데릭 사마리타노다. 오른발을 잘 쓰는 사마리타노는 주로 왼쪽에서 권창훈과 같은 반대발 윙어로서 임무를 수행한다. 최근 3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하며 남다른 센스를 과시 중이다.
최근 디종은 사마리타노와 권창훈이 최대한 많은 장면을 합작할 수 있도록 시스템에 변화를 주고 있다. 빌드업 할 땐 3선의 수비형 미드필더 한 명(주로 제카)이 센터백 사이로 들어가 변형 스리백을 형성하고, 이럴 때 좌우 풀백이 윙백처럼 움직여 측면을 직선적으로 활용하는 역할을 맡는다. 측면을 풀백에게 맡기게 되는 두 윙 포워드는 자유롭게 중앙으로 들어와 함께 연계하는 일이 많아진다. 눈만 봐도 통한다, 최근 두 선수의 물오른 호흡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절한 말이 아닐까 싶다. 두 선수가 뭉치면 뭔가 나온다. 오늘 두 선수를 주목해봐도 좋다.

말콤이 최근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이유는 오른쪽 풀백 사발리의 근육 부상 이후 전진 감소, 반대쪽 윙포워드 드 프레빌르나 카마노의 아쉬움, 팀 경기력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모든 이야기를 풀기엔 글이 너무너무 길어져... 여기선 본문에 하나만 다루고 더 자세한 내용은 중계를 통해 풀겠습니다^^;;)
#3. 만인의 ‘우리 팀 선수’ 말콤, 소문으로만 듣던 활약상은 과연?
만인의 우리 팀 선수라는 별명을 붙였다. 가장 유명한 축구 감독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말콤은 본좌 유망주로 통한다. 게임 속에서 여러 감독을 즐겁게 했던 그의 실제 경기 내용을 TV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보르도의 에이스 말콤의 어깨는 무겁다. 보르도는 9월까지 좋은 페이스를 보여 중상위권 위치에 있었지만, 10월부터 급격하게 페이스가 떨어져 얼마 전까지 7경기 무승에 빠졌다. 다행히 직전 생테티엔전에서 3대 0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아직 불안 요소는 남아있다. 일단 믿을 건 에이스다.
권창훈처럼 왼발이 주발인 데다 오른쪽 윙 포워드 자리에 나서는 말콤은 주로 중앙으로 들어오는 동선을 잡는 게 특징이다. 문제는 이런 말콤의 패턴이 최근 일부 경기에선 상대 수비에 읽혔다는 것. 시즌 전반기엔 상대 풀백이 말콤을 따라가다 측면에 그대로 공간을 열어줘 다른 선수의 침투를 허용하는 일이 많았었다. 하지만 최근 상대 풀백들은 무조건 자기 자리를 지키고, 중앙 미드필더 한 명이 말콤을 따라붙는 형태로 대응하는 경우가 생겨났다. 말콤이 움직여도 수비벽이 쉽게 교란되지 않고, 말콤을 향한 견제만 더욱 심해진 셈이다. 결국, 이 영향으로 최근 5경기 동안 공격 포인트를 못 올린 말콤은 그나마 생테티엔전에서 중거리 슛을 성공해 6경기 만에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비슷한 면도 있고, 어깨에 상당한 무게를 안고 있는 두 에이스가 격돌한다. ‘권창훈 vs 말콤’ 이 싸움의 향방도 매우 궁금하다.

권창훈은 올해 4월에 있었던 자신의 첫 보르도전에서 교체로 출전했다.
#4. 폭탄을 안고 있는 두 팀, 누구 것이 먼저 터질까?
흔히 서로의 수비가 불안하면 경기가 재밌어진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오늘 경기가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서로가 3선에 불안 요소를 안고 있다. 디종은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인 조르당 마리가 최근 선발에서 빠지고 있는데, 그동안 투미들과 쓰리미들을 번갈아 사용하면서 여러 차례 변화를 줬으나 3선의 불안함은 여전했다. 얌베레와 질로보지가 영입돼 전보다 최후방 수비수의 존재감은 나아졌지만, 미드필더의 1차 저지가 효과를 못 내면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보르도도 3선의 불안함을 안고 있다. 새로 영입한 오타비우가 아직 원볼란치를 맡기엔 불안함이 많다. 포지셔닝에 실수가 잦고, 볼을 향해 달려드는 유형의 선수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수비수 앞 공간이 넓게 벌어지는 경우도 많다. 보르도로선 생테티엔전에서 구르베네크 감독이 꺼내든 4-2-3-1 더블 볼란치 전술이 조금이나마 안정감에 변화를 주길 바랄 뿐이다.
서로가 안고 있는 3선의 약점 때문에 측면에서 중앙으로 자주 들어오는 말콤과 권창훈이 넓은 공간을 활용할 가능성이 생긴다. 특히 최근 득점력이 물오른 권창훈으로서는 득점을 기대…!%$@#%
네. 기승전 권창훈 맞습니다. 권창훈 만세! 좋은 활약 보여주길 응원합니다.
새벽 중계를 통해 뵙겠습니다. 푹 주무시거나 잘 버티셔서 4시 45분에 만나요!
글 - 임형철 (SPOTV 해설위원)
사진 - 디종 FCO / 레퀴프
[이번 주 해설 일정]
2017년 12월 2일 토요일 오전 4시 45분
2017-18 프랑스 리그앙 16R [디종 vs 보르도]
* 권창훈 출전 예상
SPOTV 생중계
2017년 12월 3일 일요일 오전 0시
2017-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5R [스토크 시티 vs 스완지 시티]
*기성용 출전 예상
SPOTV 생중계
첫댓글 좋은 해설 부탁드립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글 잘읽었어요 임형철 위원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