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서 탈북민 행사…기시다는 즉각 '위로 메시지"
뒤늦은 윤 대통령 "끔찍한 정치 폭력에 충격"
암살 테러 겪은 이재명 "트럼프 조속 쾌유 기원"
민주당 "정치 테러는 민주주의에 심각한 도전"
국힘당 "극단적 정치·증오 정치 근절 위해 앞장"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총기 피습 사건이 터지자 주요국 정상들은 즉각 위로 메시지를 보냈으나, 윤석열 대통령은 장시간 아무런 메시지도 내놓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도중 총격 피습을 당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단에서 내려오고 있다. 2024. 07. 13 [AP=연합뉴스]
일본·영국·캐나다 정상들, 즉각 '위로 메시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의 야외무대에서 연설을 막 시작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기 피습을 받은 시각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13일 오후 6시 10분, 한국 시각으론 14일 오전 7시 10뿐쯤이었다. AP, 로이터를 포함한 외신들은 피습 소식을 곧바로 전 세계로 타전했다.
충격적 소식을 접한 주요국 정상들은 트럼프의 안위를 걱정하고 총격 사태를 규탄하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일본과 영국, 캐나다, 이스라엘의 대처는 빨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X'를 통해 "민주주의에 도전하는 어떠한 형태의 폭력에도 굳건히 맞서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한다"고 썼다. 영국의 신임 키어 스타머 총리도 X에서 "충격적인 장면에 경악했다. 우리 사회에는 어떠한 형태의 폭력도 용납되지 않는다. 이번 공격의 희생자 모두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적었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도 X를 통해 "역겨운 일이다. 정치 폭력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썼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명백한 공격 시도에 충격을 받았다. 그의 안전과 신속한 쾌유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는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대통령도 X에 "이 어두운 시기에 나의 생각과 기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한다"는 글을 올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4.7.14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윤석열, 7시간 넘게 '침묵'…청와대서 탈북민 행사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과 용산 대통령실은 사태 발생 7시간이 지난 14일 오후 2시 현재까지도 어떠한 메시지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가 전직 미국 대통령일 뿐 아니라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집권할 가능성이 큰 후보란 점에서도 응당 위로와 안부 메시지를 곧 바로 발신했어야 했다. '민첩'했던 이웃 일본의 기시다 총리와는 대조적이었다.
윤 대통령이 메시지를 내놓은 시각은 사태 발생 뒤 약 8시간이나 지난 오후 3시 가까이가 되어서였다. 윤 대통령은 X를 통해 "끔찍한 정치 폭력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한다. 한국민들은 미국민들과 함께 한다"고 적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트럼프 피습 사태가 터진 뒤인 일요일 오전(한국시각) 윤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된 '제1회 북한 이탈 주민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뒤이어, 탈북민 청소년 야구단인 '챌린저스'의 미국 방문(7.18~7.29) 출정식에 참석해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대형 야구공에 '자유를 향한 홈런'이라는 격려 문구와 친필 서명을 하고, 선수 대표에게 이 야구공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탈북민 행사에 참석했다 하더라도 사태 발생 이후 8시간 가량 지나도록 메시지를 발신하지 못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심지어 현직 미국 대통령인 바이든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억측마저 나돌았다.
윤 대통령과는 달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을 포함한 여야 주요 인사와 정치권에선 비교적 빠르게 메시지를 내고 한 목소리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정치 폭력을 비판하고 트럼프의 안전을 기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문답을 진행하던 중 왼쪽 목 부위에 습격을 당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 2024. 01. 02 연합뉴스
동병상련 이재명 "트럼프 후보 조속 쾌유 기원"
올해 초 역시 암살 테러를 몸소 겪었던 이재명 전 대표는 이날 X에 올린 글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트럼프 후보를 상대로 벌어진 암살 테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썼다. 이 전 대표는 "어떤 이유로든 폭력과 테러는 용납해선 안 된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범죄에 대하여 철저하고 단호한 대응을 촉구한다"며 "트럼프 후보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한다"고 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도 논평에서 "정치 테러는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고 절대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쾌유와 무고하게 희생된 시민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정치 테러로 고통받았으며, 끔찍한 증오 정치의 유령이 배회하지 못하도록 싸워왔다.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정치 테러를 강력히 규탄하며 증오 정치 근절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6일 미국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앞에서 폭동을 벌이고 있다. 2021. 01. 06 [AP=연합뉴스 자료사진]
국힘당 "극단적 정치·증오 정치 근절 위해 앞장"
국민의힘 호준석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정치 테러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전직 미국 대통령으로 전 세계를 이끈 지도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도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피습,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정치 테러로 큰 충격을 받았다"며 "국민의힘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정치 테러를 강력히 규탄하며, 극단적 정치·증오 정치를 근절하기 위해 앞장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치 테러는 민주주의 파괴 행위이자 국민 전체에 대한 폭력"이라며 "우리나라에서도 극단적 진영 대립 속에 혐오와 언어폭력 강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우리 정치도 '민주주의의 적'을 키우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때"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총알 한 발이나 거짓뉴스 한 방으로 거대한 민의를 바꾸려는 어떤 시도도 용납돼선 안 된다"며 "테러는 민주주의의 가장 큰 적"이라고 규탄했다.
출처 : 윤석열, 트럼프 피격 '늑장 대응'…7시간 넘게 '침묵' < 정치 < 기사본문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