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MVP 수상자는 홈런-타점-장타율 3관왕인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입니다.
허나, 저는 올해 '진짜' MVP는 박병호가 아니라 브랜든 나이트라고 생각합니다.
31개의 홈런과 105개의 타점을 올린 타자도 훌륭하지만
서른번 선발 등판해 208 이닝을 던지며 27번의 QS를 찍고 2.20의 ERA를 기록한 투수가 조금 더 훌륭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울러, 나이트는 올해 이닝수1위 / 평균자책 1위인데
KBO 역사상 단일 시즌 이닝, 평균자책 동시 1위를 석권한 선수는 07리오스와 94정민철 뿐이라고 하네요.
(저도 '파울볼'사이트의 다른 분 글에서 보고 확인해봤는데 그렇더군요.)
선동열-최동원-송진우 전부 못했고, 10류현진은 김광현보다 & 06류현진은 리오스보다 이닝이 적었죠.
아무튼, 올해 넥센은 역대급 에이스 투수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올 시즌 중후반까지 MVP(혹은 최고타자) 경쟁이 김태균 vs 박병호 구도였는데
이 사이에서 조용히 자기 역할을 수행하던 타자 한명이 있습니다.
124경기 출전 .314-.413-.560 / 홈런 25개 / 도루 21개
심지어 포지션은 체력소모가 심한 유격수
12강정호는 KBO역사상 유격수 중 두번째로 20-20을 찍었으며
올 시즌 골든글러브가 유력합니다.
마지막으로, 올 시즌 신인왕은 (역시)넥센 서건창입니다.
데뷔 후 딱 1경기, 1타석에서 삼진만을 기록한 중고신인 서건창은
올해 도루 부문 2위 (1위 이용규와 5개차)에 오르며 넥센 공격에 활로를 불어 넣었습니다.
정리하면,
올 시즌 넥센은 MVP-신인왕-유격수 골든글러버-리그 최고 투수를 보유했습니다.
아울러 그 투수는 냉정하게 따지면 MVP로도 손색이 없고요.
게다가 이 팀은 33세이브를 올린 2.15의 마무리 손승락이 뒷문을 지키고
170이닝(리그7위)을 던지며 3.28을 찍은 11승 투수 밴헤켄을 또 한명의 외국인 투수로 뒀습니다.
나이트-밴헤켄-손승락-박병호-강정호-서건창
올해 대로라면, 저 여섯 중 최소한 4~5명은 삼성-SK-두산-롯데 어디를 가도 주전급으로 뛸 수 있을겁니다.
문제는
그.럼.에.도.불.구.하.고
넥센 히어로즈의 성적은 고작 6위라는 겁니다.
몇년째 탈꼴찌에 목매는 팀이라면 [6위]가 그럭저럭 괜찮은 성적처럼 보이겠지만
삼성라이온즈가 31년 역사상 딱 한번 해본 순위가 6위기도 합니다.
이게 무슨 얘기냐면
이제 8개구단 모두 선수층이 두꺼워지고 주전들 실력이 좋아져서
어지간한 전력 가지고는 4강 싸움에 이름을 내밀기 힘들어졌다는 뜻입니다.
김태균이 잘했고, 이대수가 분전했고, 고동진과 오선진이 좋은 모습을 보였으며
승수는 낮아도 류현진이 182이닝 먹고, 김혁민 안승민 송창식 박찬호가 열심히 던졌는데도
결국 최하위를 한번도 벗어나지 못한 12이글스처럼 말입니다.
이런 문제가 생긴게, 저는 2000년대 초중반 부터라고 봅니다.
엘리트급 투수 3~4명과 중심타선의 힘으로 띄엄띄엄 4강에 가던 한화가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 제일 적게 하고, 그나마 계약금 몇천 차이로 선수 뺏기고
그 와중에 2군 투자 안하고 심지어 (지금은 생겼지만) 전용구장도 없고
불안한 전력 아래서 노련한 감독의 용병술로 3년 연속 플옵에 가면서, 결과적으로 전력 수급에 안일했던 거죠.
그렇게 수년간 쌓인 결과기에, 1~2년 안에 반짝 올라오진 않을겁니다.
왜냐하면,
이제 KBO는 MVP급 선수 3명, 좋은 외국인 선발, 튼튼한 마무리, 거기에 신인왕을 가진 팀도 6위를 하는 리그니까요.
롯데가 7년의 암흑기를 거쳤고, 그후 5년 연속 4강에 가면서 이제야 [이대호 장원준 빠져도 4강]팀이 됐죠.
어쩌면....앞으로 한 3~4년 내외는 여전히 하위권
그리고 모처럼 4강에 가고도 2~3년 쯤 [경험부족]으로 온갖 실책과 상대의 비웃음 속에 '광탈'
그런 과정을 거쳐야 안정적인 전력을 갖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 시간이 빨라지길 저도 바라지만 말입니다.
첫댓글 동의합니다. 다른 분들의 의견이 옳다 그르다 라고 할 생각은 없지만, 조금 더 냉정하게 현실을 보면 3~4년 보다 더 길어질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ㅠㅠ 당장 내년에 4강 간다고 해서 그게 4강이 아닐수도 있다는 인식이 팬들 사이에서도 어느정도는 수긍할 수 있는 생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첫걸음 땐 아기와 같은 모습의 한화로 보여지거든요. 좀 멀리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전력을 초월하는 비상식적인 그렇지만 효율적인 지옥훈련을 거듭해 '만들어진' 팀이 sk였기에 팬들이 그토록 야신을 원했지만 이제 그런 만들기를 코감독님한테 기대하는게 빠르겠어요..총알이 있어도 시원하게 안지르는 구단, 적당히 질러도 선수가 꺼리는 약체 이미지 때문에 어차피 전력보강은 강팀이 될때까지 요단강 건넌거 같습니다..흐미
동의합니다 ㅜㅜ 전력 언제 좋아질까요 한참 걸리겠죠 제발 280+10억 전력보강에 쓰길바라는데 구단은 인프라구축 유소년야구지원한다고 기사나왔네요 그것도 중요하지만 언제 탈꼴찌 하려고 이러는지원..... ㅠㅠ 제발 내년 FA좀 잡아주었으면 하네요
전 그래서 김시진감독의 능력에 의구심이 듭니다. 저 멤버를 가지고도 4강을 못갔죠.
그렇게 따지면 4강 못간 모든 팀들의 감독은 다 까여마땅하게요?^^ 엘지 넥센 한화 기아 다 면면은 ㄷㄷ 합니다.
넥센이 전반기를 좋은 성적으로 잘 마치고 후반기에 DTD 한 이유가 중요경기마다 모두 패했습니다. 여름에 우천취소 많을때 그에 대비를 잘 못했구요. 아쉬운 경기운영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김시진감독의 능력이 좀 안타까웠구요. 엘지는 올해 가장 약한전력의 팀이었고, 기아는 타선이 망한 시즌입니다. 한화는 뭐 말할 필요도 없구요. ㅜㅜ 두산도 올해 강하다고 볼 수 없었는데 하위팀들이 알아서 내려가니 운좋게 4강간 케이스라고 봅니다.
저도 나이트가 골글을 타지 못한 것이 좀 의아스럽네요 에효.. 우리 한화도 전력이 빨리 안정되야 응원하는 즐거움이 더 클텐데요. 항상 글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