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9번째 편지 - 존댓말
저는 결혼 후 아내와 관계가 좋으면 반말을 하고 관계가 나쁘면 존댓말을 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환갑이 지나서는 서로 간에 존댓말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합의하여 가급적 존댓말을 쓰려고 합니다.
회사에서도 대부분 존댓말을 사용하지만 제가 편하게 느껴지는 부하에게는 이름을 부르며 반말을 하곤 합니다. 이것은 제가 그와 친하다는 저만의 표현이지만 상대방은 불편하게 받아들일지도 모릅니다.
어제 문득 존댓말에 대해 궁금해져 챗GPT에게 이것저것 물었습니다.
문 : 세계 주요 언어 중에 존댓말이 존재하는 언어는 무엇이 있나요.
답 : 존댓말이 있는 언어는 한국어뿐만 아니라 일본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등 여러 언어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어와 일본어처럼 문법적으로 높임법이 체계적으로 발달한 경우는 드뭅니다.
문 : 존댓말이 없는 주요 언어는 무엇이 있나요.
답 : 존댓말이 없는 언어들은 대체로 북유럽(스웨덴어, 노르웨이어, 덴마크어, 핀란드어), 서유럽(영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동남아(인도네시아어), 중동(히브리어, 터키어) 등의 언어들이 많습니다.
이들 언어는 문법적으로 복잡한 존댓말 체계를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말투, 직함, 정중한 표현을 통해 예의를 나타냅니다.
문 : 존댓말이 있는 언어와 존댓말이 없는 언어는 왜 생겨났나요. 그 두 그룹 간의 문화적 차이는 무엇인가요.
답 : 유교 문화권(한국, 일본, 베트남 등)에서는 나이와 사회적 위계질서를 중시하여 존댓말이 발달하였습니다. 중국어는 유교 문화권이지만, 공산혁명으로 인해 존댓말이 약화되었습니다. 반면 북유럽과 영어권은 평등주의 문화로 인해 존댓말이 점차 사라졌습니다.
문 : 영어에 존댓말이 없는 이유에 대해 역사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답 : 영어가 존댓말을 잃은 것은 바이킹 평등 문화 + 중세 프랑스어 영향 + 영국 사회 변화 + 미국 평등주의의 조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영국을 점령한 바이킹 언어(노르드어)의 영향이 영어에서 존댓말을 약화시켰습니다. 북유럽 언어들이 존댓말이 없는 것처럼, 영어도 점차 존댓말이 약화되었습니다.
둘째 중세에 프랑스어의 tu/vous 체계를 받아들여 영어에도 2인칭 대명사로 Thou (반말)와 You (존댓말)가 있었으나, 17세기 이후 영국에서는 ‘You’가 표준이 되면서 존댓말이 사라졌습니다.
셋째 영국 영어가 형식을 더 중요시하지만, 존댓말 개념은 이미 사라진 상태였고, 미국 영어는 더욱 평등주의를 강조하며, 존댓말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문 : 중국의 경우 공산혁명(1949년) 이전에는 존댓말이 존재했었나요.
답 : 마오쩌둥은 공산혁명 이후,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이념 아래 존댓말 체계를 없앴습니다. 이에 따라 황제·귀족·지배층에 대한 존칭이 폐지되고 ‘您’(nín) 같은 기본적인 존칭어만 남아 있게 되었습니다.
문 : 우리나라는 유교 문화가 존댓말을 강화시킨 것 같은데 그러면 유교문화가 유입 이전인 고려시대에는 존댓말이 어떠하였나요.
답 : 고려시대에도 이미 존댓말 체계가 존재했으며, 불교적 요소와 신분제(골품제의 잔재) 등이 존댓말 형성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즉, 유교 문화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이전에도 나이와 신분을 반영하는 존댓말이 존재했고, 조선 시대에 와서 더욱 복잡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 : 존댓말이 어떻게 사용되어야 평등 사회로 진행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까요.
1) 서로 존댓말을 사용한다. 2) 서로 반말을 사용한다.
3) 서로 관계가 좋을 때는 반말, 관계에 갈등이 생기면 존댓말을 사용한다.
답 : 1)안은 한국의 존댓말 문화와 조화를 이루며 평등 사회로 발전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가까운 관계에서 지나친 거리감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어 부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2)안은 가장 평등한 방식이지만, 한국 사회의 존댓말 문화와 완전히 충돌할 가능성이 큽니다. 존댓말이 가지는 ‘예의’와 ‘사회적 존중’을 무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습니다.
3)안은 감정과 관계에 따라 자연스럽게 존댓말과 반말을 조절할 수 있어, 가장 실용적인 방법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규칙적이지 않으면 오히려 상대방이 혼란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1)안과 3)안을 혼합하는 방식이 가장 적절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존댓말을 사용하되, 친밀한 관계에서는 반말을 허용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감정이 격해질 때 존댓말을 사용하여 차분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문답을 공부한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존댓말은 모든 문화권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왕정 체제에서 민주 체제로 발전하면서 대부분의 언어에서 존댓말이 점차 약화되었습니다. 공산 체제는 아예 존댓말이 폐지되었습니다.
다만, 상대방을 존중하는 예의적 표현은 어느 언어나 존재하였습니다. 그러나 존댓말을 복잡하게 가지고 있는 것은 그 자체가 역사적으로 볼 때 평등의식이 덜 발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 또한 유교 문화의 영향이 점차 사그라지고 평등 의식이 커진다면, 존댓말은 어떤 형태로든지 변화할 것입니다.
가정 내에서도 이미 오랜 기간에 걸쳐 유교적 전통이 약화되면서, 과거에는 아내가 남편에게 존댓말을 쓰는 것이 당연시되던 분위기에서 점차 아내가 남편에게 반말을 하거나, 부부가 서로 존댓말을 사용하기도 하는 식으로 달라져 왔습니다.
저도 환갑이 넘어 아내에 대한 존댓말 사용에 있어서는 자연스럽게 유교 문화에서 평등 문화로 바뀐 셈입니다.
복잡한 존댓말 체계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존댓말을 사용하느냐 여부가 가정이나 직장 내에서 갈등의 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회 질의 도중 반말이 불쑥 튀어나와 상대가 "너 몇살이야"라고 되묻는 촌극이 벌어지는 것도 다 이 복잡한 존댓말 문화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여러분은 가정이나 직장에서 존댓말을 어떻게 사용하시나요?
이번 한 주도 웃으며 시작하세요.
2025.2.10. 조근호 드림
<조근호변호사의 월요편지>
첫댓글 잘보았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