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에게 만들어 준 책 이야기
나는 아들 둘을 낳았는데 이 아들들이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나에게 행복을 안겨주는 행복 메이커였다.
아들 둘이 연년생으로 태어나 많이 싸우고 타툴거라 생각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철이 들지 않은 아이인데도 형은 동생을 배려하고 동생도 형에게
때를 쓰지 않고 사이좋게 놀아 동네 사람들이 이런 아이는
처음 본다고 혀를 내둘렀다.
둘 다 크면서 공부도 잘 했는데 특히 형은 만능이었다.
형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전교 일등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고
음악, 미술, 글짓기 등 못하는 것이 없었다.
악기도 잘 다루어 피아노, 색소폰, 가야금을 즐겨 연주했고
피아노와 미술은 선생님이 전공을 시키자고 권유할 정도고 뛰어났다.
초등학교 시절 동시를 즐겨 썼고 그 중에서 백일장이나 공모전에
입상한 작품도 많이 있었다.
일상생활에서 가족과 함께 유머가 섞인 대화를 하거나
여행 중에 신기한 현상을 발견하면 꼭 그것을 글감으로 동시를 지었다.
처음엔 나에게 물어 내가 지도하면서 나와 함께 고치고 다듬었는데
몇 수를 짓고 나서는 혼자서도 곧잘 지었다.
이렇게 지은 동시가 50 여 수가 되었다.
이제 이 아들이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해서 딸을 하나 낳았다.
아들 내외가 다 직장을 가져 마침 내가 은퇴 중이라
손녀를 우리가 키워 주기로 했다.
손녀를 키우면서 손녀 아빠 어릴 때를 생각하며
아빠만큼 잘 키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동시를 많이 쓰면 심성이 고와지고 관찰력과 창의력이 생겨
공부도 잘 하게 된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아빠가 쓴 동시들을 정리해서 책을 만들어 손녀에게 선물하기로 마음먹고
틈틈이 원고를 썼다.
우리 아이가 지은 동시를 앞에 싣고 그 밑에 동시를 지은 이야기를 썼다.
글감을 찾은 이야기, 그 글감으로 동시의 틀을 잡아 초벌 동시를 쓴 이야기,
초벌동시를 고치고 다듬어 동시를 완성하는 이야기를 썼다.
이 과정에서 나에게 묻고 답하는 이야기를 그대로 써서
손녀가 초등학생이 되었을 때 읽어보면 아빠의 어릴 적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
저절로 동시 짓기 공부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면서
“우리 아이 동시 이야기”란 제목으로 탈고를 하였다.
손녀와 태어날 둘째 손주, 작은 아들이 낳을 손주들을 생각하여
10권 정도 출간할 생각으로 출판사에 원고를 보냈는데
출판사에서 원고를 보더니 내용이 너무 좋다고 아예 정식으로 출간하여
서점에 판매하여 모든 어린이나 학부모가 읽게 하자고 하여
등 떠밀려 출간을 하게 되었고, 교보문고를 비롯한 대형서점을 중심으로
판매하기에 이르렀다.
아직 글을 모르는 3살이 된 손녀에게 책을 선물했더니
프로필에 나오는 내 사진과 ‘할머니’란 소재로 지은 동시의 삽화 그림을 보고
할아버지 할머니 하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책을 보는 손녀가 귀엽기만 하였다.
나중에 글을 깨우쳐 내용을 읽어보면 많이 좋아할 것 같다.
손녀 아빠가 승진을 앞두고 벨기에 브뤼셀에 법학연수를 가게 되어
가족 모두가 일 년 동안 같이 나갔다.
브뤼셀에는 교민이 많이 살지 않고 대기업에서 파견 나온 사람이나
같은 법조계의 연수 목적으로 온 사람, 그리고 대사관 직원 등 30여 가족을 만나
서로 교류하면서 외롭지 않게 살 수 있었다.
모두가 손녀 또래의 아이와 초등학생이 있어 아이들 이야기 중에
“우리 아이 동시 이야기”책 이야기가 나와 현지 가족 어린이 모두에게
선물하기로 하고 온라인으로 주문하여 나누어 주었더니 모두들 너무 좋아했다.
.손녀에게 준 선물이 유럽까지 날아 온 것이다!
손녀에게 주려고 소량으로 만들려든 책이 일이 크게 되어 정식으로 출간하여
서점에서 팔리고 유럽에까지 건너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제 모든 어린이가 내 손자 손녀가 되어 이 책을 읽고
예쁜 동시를 많이 지어 밝고 명랑한 어린이로 자랐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어린이 도서관과 시청도서관에 기증을 하였다.
그리고 얼마 후 시청에서 연락이 와서 시청에서 발간하는
“책이 열리는 나무”란 책에 “우리 아이 동시 이야기”책에 실린 동시를
권두시로 올리고 싶은데 수락하겠느냐고 했다.
쾌히 수락을 하여 ‘물이 되고 싶다’란 동시가 권두시로 실리기까지 했다.
내가 다니든 회사에도 몇 권 기증을 했다.
관리과장이 읽어 보고는 너무 감동했다면서 노사화합차원에서 책을 사서
직원 중에 초등학교 입학하는 자녀가 있는 직원에게 입학선물로 주었더니
학부모와 어린이들이 너무 좋아해서 매년 초등학교 입학하는 가족에게
이 책을 선물로 주기로 했다고 전화가 왔다.
이제 손녀와 이 책을 읽은 모든 어린이가 착하고 곱게 자라기를 바랄뿐이다.
손녀에게 만들어준 선물
어린이도서관과 시처도서관에 기증
"책이 열리는 나무"에 실린 권두시
첫댓글 감사합니다
조심서럽게 올린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운개님..워요..
이..유럽까지 날아가서...해집니다
자유방에 인연주신 운개님..
하트 반갑게 반겨 드립니다..
좋은일도 하시고...
손녀에게 만들어 준
보는 사람도
수고 많으셨어요..^^
잘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카페 이름이 마음에 들어 가입했는데 좋은 글과 정보가 많군요.
자주 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