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연구실 스타트업'은 화학물질 제로 채굴법 개발 중
머티리얼스 르네상스
'기존 방식에 전기화학 기술 결합'
메사추세츠공대(MIT)의 연구실 스타트업 머티리얼스 르네상스는 배터리에서 금속을 추출할 때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양을 대폭 줄이는 기술에 집중하는 기업이다.
MIT 캠퍼스에서 지난달 중순 만난 이 회사 창업자인 보타오 황 최고기술책임자(CTO), 브라이스타판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기존의 채련 방식을 넘어서는 친환경 기술이 필요하다'며 '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테크 경쟁은 이제 막 시작 단계'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산업은 물량 경쟁 구조다.
한국이 리듐을 최대치로 활용한 고품질 배터리 제조에서 1위라면 중국은 내수용 전기차 공급에 막대한 지원금을 쏟아부으면서
저가형 배터리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배터리 전문가들은 '중국의 최대 약점은 환경 문제'라고 지적했다.
양극제 재료인 전구체 제조 1위 중국은 생산 과정에서 각종 오폐수 문제에 직면해 있다.
현대자동차가 북미 광산 투자를 검토하면서 동시에 고려아연과 협업해 미국 내 친환경 제련 시설에 투자하려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황 CTO는 '전기화학 기반의 신기술을 접목하면 경제성과 친환경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개발의 요람으로 불리는 MIT에서도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연구하는 스타트업이 여럿 설립됐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030년 약 70조원 규모(149만6000t)에서
2050년 600조원가량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케임브리지=최진석 특파원
'폐배터리 수율 높일 공정 확보가 성공 관건'
최장욱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기초 초격차를 유지하는 것만이 살길입니다'
한국경제신문 취재진과 동향한 강진수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배터리 패권을 되찾으려는 미국의 '아메리칸 팩토리에
대응할 것은 하나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은 풍부한 자원과 거대한 내수 시장을 갖고 있다'며 '한국은 기술력에 역량을 집중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 연구뿐만 아니라 배터리 재활용 원료 정제 분야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강 교수는 '현재는배터리를 분쇄한 뒤 화학적인 추출 과정을 거쳐 필요한 소재를 뽑아내 이를 다시 배터리 원료로 활용한다'며
'앞으로는 화학적 단계를 거치지 않는 기술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욱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신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완성차업체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폐배터리의 잔존가치 정보를
파악하고, 친환경적이고 수율이 높은 공정을 확보한 업체만이 원하는 수준의 이윤을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국내 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성일하이텍 등 중견.중소기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케임브리지=최진석 특파원
미 배터리 재활용 산업 이끄는 어센드엘리먼츠
금속 추출'.전구체.양극제 생산까지
한개 공정서 가능한 신기술 적용
2025년 연산 25만대 분량 생산
중 광물 의존 탈피할 히든카드
미국 매사추세츠웨스트버리에 있는 배터리 재활용 스타트업 어센드엘리먼츠의 직원은 약 350명이다.
2년 만에 다섯 배 증가했다.
지금도 신규 인력을 채용 중이다.
지난달 중순 이 회사 본사 테크니컬센터를 방문했을 때 연구원들은 유리창 너머로 폐배터리에서 리듐 니켈 코발트 등의 광물을
뽑아내기 위한 신기술 개발에 한창이었다.
외부인 출입은 '절대 불가'다.
마이크 오크론리 최고경영자(CEO)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배터리용 광물 수요 공식을 완전히 바꿨다'며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미국 전기자동차산업 생존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비밀 병기
배터리 재활용 산업은 첨단 '도시 광업'으로 불린다.
배터리에 들어있는 광물은 전기차 한 대에 4000달러의 가치가 있다.
앞으로 배터리 원료를 광산이 아니라 도시에서 채굴하게 되는 것이다.
리듐 화합물 생산 1위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지만 아직 초기 단계다.
배터리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오려면 적어도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투자비용은 천문학적인데 당장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미국은 이 분야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 테슬라 최고기술책임자(CTO)인 JB스트라우벨 CEO가 설립한 레드우드머티리얼스는 20억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한 데
이어 최근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20억달러의 대출 지원도 받았다.
이를 통해 네바다주 카슨시티에 있는 생산공장을 확정하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외곽에 배터리 재료 캠퍼스를 건설할
계획이다.
어센드엘리먼트도 IRA에 따라 미 정부로부터 5억달러 규모의 지원을 받았다.
로저 린 글로벌마케팅 부사장은 '75개의 특허를 취득했거나 출원 중'이라며 '켐터키주에 건설하는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
에이펙스1이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센드엘리먼츠는 폐배터리에서 금속 추출과 동시에 전구체 및 양극재 생산을 하나의 공정으로 진행하는 '하이드로 투 캐소드(hydro -to-cathode)' 공법을 개발했다.
에이펙스1에 신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린 부사장은 '공장을 본격 가동하는 2025년에 25만 대 분량의 저닉차 배터리 원료와 전구체 및 양극재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며 '이후 3~4년에 걸쳐 생산라인을 추가해 연간 최대 75만 대까지 생산량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기존 연산 3만대 규모의 조지아 공장 확장도 검토 중이다.
배터리 주도권 되찾으려는 미국
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미국이 노리는 것은 아시아에 빼앗긴 배터리 제조업 패권을 되찾아오는 것이다.
배터리 제조에선 한국과 중국이 앞서 있지만 또 다른 제조 공장인 배터리 재활용에서는 미국이 수율과 친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먼저 잡겠다는 전략이다.
스트라우벨 CEO는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북미 최대 규모 스타트업 전시회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2023'에 참석해
'배터리 재활용 및 제조는 자본집약적 프로젝트'라며 '미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산업 정택이 배터리 공급망을 미국으로
되돌리고, 이를 통해 아시아와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에 본사를 둔 배터리 재활용 기업 라이사이클도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에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3억달러 이상의 대출 지원을 받는 등 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웨스트버러.샌프란시스코=최진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