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삼탕과 삼계탕
계삼탕(鷄蔘湯)에는 약식동의(藥食同意)의 개념이 들어 있다.
병아리 배 안에다 찹쌀·인삼·황기·대추 등을 넣고 실로 꿰매어 돌솥이나 뚝배기에 넣고 물을 부어, 강한 불에 한소끔 끓인 다음 약한 불에 1시간쯤 푹 곤다.
복날에 삼계탕을 먹는 문화도 60년대 이후에 정착된 것으로 추정한다.
조선시대 복날에 서민은 개장국(보신탕)을 먹었고, 양반은 개고기 대신 쇠고기를 넣은 육개장을 먹었다.
닭백숙은 삼계탕의 원형으로서 조선시대에 존재하였고,
삼계탕(계삼탕)은 일제시대 부자들이 닭백숙. 닭국에 백삼가루를 넣었다.
1940년대 후반부터 식당에서도 팔았고, 1950년대 전후로 정착되었다.
현재의 삼계탕은 1960년대 즈음부터였고,
현재에는 개장국을 밀어내고 복날 음식의 중심이 되었다.
‘삼계탕보다는 계삼탕이 더 나은 표현이다’ 내가 말했다.
‘그렇네요. 고작 삼 한 뿌리 들어가니까요‘ 아내는 덕붙였다.
‘계삼탕이 무엇이어요?’ 큰딸이 물었다.
한자를 모르는 세대, 영어세대라서 한자어인 닭鷄, 人蔘의 蔘을 모르나 보다.
(사실은 나도 한자로 쓰지 못한다. 뜻은 알아도...)
2018. 8. 16.이 말복.
아내는 햇병아리 수준의 계삼탕을 끓일까 싶다.
나는 그게 싫다. 비린내가 나서, 죽어야 하는 햇병아리가 안 되어서...
병아리를 30 ~31일 키운 어린 중닭이니 그 맛이 얼마나 비리랴.
매 4일, 9일이 장날인 경기도 성남시 모란시장(구시장)에서는 말복을 핑계로 하여 개장국, 삼계탕, 육개장 가게가 미어지겠다.
사물을 뒤짚어 보고 싶다.
복날을 핑계로 죽어야 하는 닭, 개 등의 처지가 무척이나 그렇다.
갑이 아닌 을의 사람 삶도 그렇고...
1.
수십 년 전의 일이다.
무직자였던 나는 석공장 일꾼들과 함께 대전 유천동 천변으로 놀러 나갔다.
일꾼들이 가자고 하니까 그냥 심심해서 따라나섰다.
일꾼 가운데 한 사람이 자기네 개를 데리고 와서는 천변에서 옭아 죽였다.
개를 해체하여 큰 쇠솥에 넣고는 장작불로 끓였다.
비명을 지르며 죽어가던 개, 해체할 때 나는 피냄새, 솥단지 안에서 풍겨나는 비린내.
나는 고개를 쌀쌀 흔들며 고기 한 점도 먹지 않았다.
나는 일찍 되돌아왔다. 다음날인가, 일꾼들은 식대를 추렴했다.
천변에 함께 놀러 갔다는 이유로, 고기 한 점도 먹지 않은 나한테까지도 활당금액을 요구하던 그들이 무척이나 그랬다.
수십 년이 경과한 지금도 결코 용납이 되지 않는 젊은날의 나쁜 기억이다.
2018. 8. 14. 화요일.
첫댓글 곰내님~~복날이다 하여 여러가지음식을 먹는습관은 이제 좀사라져야할것같은 생각이듭니다.
아주옛날에는 평소에 먹거리가 부족하여,이날만이라도 새로운것을먹어 영양을 보충한다는 생각을가지고
있은듯한데......지금은 매일매일이 충분한 영양을 갖는 식사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특별히 무슨날을
정하여 닭이다,보신탕이다를 찿는것도 별로인듯합니다.
살아있는개를 가지고가 즉석에서 죽여 해체하는모습은 너무나끔찍합니다.
그런모습은 연출하지 말았으면 좋겠슴니다.
글 잘읽어보고 갑니다.
예.
댓글 고맙습니다.
아직은 덜 썼는데.. 오늘 아침부터 푹푹 삶습니다.
괴롭게 죽일수록 맛도 좋고 몸애도 좋다는 속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개를 올가미 목에 씌워 높이 걸어놓고 몽둥이로 패서 죽이던 끔찍한 모습이 어렸을 때 흔히 보던 복날 풍경이었습니다.
인간을 잡아다가 올가미 씌워서 패서 잡아서 먹는 그런 괴물은 없을까요?
혹시 지옥에 가면?
하나의 사물/사실인데도 뒤짚어서 생각하고 싶습니다.
이런 글 쓰면 더러는 미움받겠지요.
댓글 고맙습니다.
아, 이제 이런 이야기는 그만했으면...
너무 마음이 아파서......
이런 이야기는 누군가가 더 써서 동물 생명과 권리를 보호해 주었으면 합니다.
경기도 성남 모란시장의 개도축장, 개고기 파는 집은 자꾸만 줄어든다고 합니다.
다행입니다.
대신 닭, 염소 등으로 확산하는 게 또 그렇습니다.
님의 댓글처럼 이런 이야기는 줄어들었으면 합니다.
저는 오늘 아침 밥상에 생선 지짐이 올랐는데 고기 한 점 못 먹었네요.
그냥 풀만 먹어도 충분한 아침밥이었습니다.
처음들어보는 얘기 에 도대쳬 인면수심은 어디까지 갈수있는지
끔찍하네요
댓글 고맙습니다.
육류 취급 업소, 업자, 소비자한테 미움받겠네요. 저는요.
육류도 조금씩 먹어야만 건강에 더 낫다고 합니다.
전혀 안 먹는 것도 이상하지만 먹더라도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 주었으면 합니다.
동물이 아픔을 덜 느끼도록 순식간에 죽이면 좋으려만...
살아 있다고요!
어류인 물고기...
아가미, 뼈, 꼬리가 남아서 파르르 떨대요.
살점만 도려냈으니까요.
살아 있는 남의 살점을 하나씩 져며 먹는 꼬라지도 봅니다.
인간의 식도락이...
이런 글 더 쓰면 식도락가한테서 더욱 미움받겠군요.
정말 끔찍합니다... 지금도 그런일이 비일비재하고 있으니,,,, 다행히 동물법 강화되어 학대나 상처를 주면 처벌받게 되었으니 늦었지만 다행입니다.
인간들의 잔혹함에 ㅠㅠㅠ
지금은 그러하지 않겠지요.
더 잔인한 이야기는 차마...
인간이 이 세상에서 제일 잔인한 동물이지요. 먹으려면 이해하겠지만 때로는 장난,놀이로..
댓글 고맙습니다.
어렸을 때 잔치집에서는 기르던 돼지를 바닷가로 끌고 가
목에 밧줄을 감고 높은 바윗돌에 매달려 죽게 했던 것 같아요.
워낙 어려서 희미한 기억이지만...
그 땐 일년에 두어번 괴기 먹던 시절이었지요.
예전에는 괴기 먹는 기회 별로 없었지요.
닭은 달걀 모아서 팔아야 했지요. 한 꾸러미 10개...
돼지도 잔치 때, 초상 때에나 조금 얻어먹고... 팔아야 했으니까요.
소 먹이는 집도 그렇게 많지 않았지요. 조금 넉넉한 집에서나 농우로 먹였지요.
2000년대인 지금은요? 정말로 많이 넘쳐나대요. 거기에다가 해외수입육류도 엄청나고...
한국인의 체형도 서구형으로 변화하고 있대요. 장점과 단점이 함께...
댓글 고맙습니다.
어렸을 적 애기 하나 더 하겠습니다.^^
제주도에선 옛날에는 전부 까만 토종돼지 길렀어요.
'통시'라는 변소에서 일을 보면 돼지가 냄새맡고 잽싸게
튀어 오는데 무서워서 도망쳤어요.
중학생이 된 후 개량변소로 전부 바뀌어지면서 돼지도 사라지게 됐는데
그 때 먹었던 돼지고기는 정말 맛 있었죠.
잔칫집의 고봉 팥밥에 종이에 싼 고기 석점 먹으러
할머니 치맛자락 붙잡고 눈보라 속의 먼 길을 걸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없나요?
예전 토종돼지는 20kg, 40kg..지금은 멸종되었고, 혹시 100근짜리(60kg) 남았는지 모르겠네요.
맛대가리 하나도 없는 외국의 돼지(150 ~180kg) 종자가 들어와서...
제주도의 먹돼지...
님은 제주도 출신?
제주도에 관한 기억 많이 있겠군요. 그럼 얼른 조금씩 꺼내야 하지요.
제목이나 요약 정도라고.. 기억에서 지워지기 이전에...
제주도 할망입니다.
토종돼지 번식을 위해 새카만 우량 種豚 몇마리 남겨 두고 있더라고요.
種豚이어서 그런지 백근 훨씬 넘어 보입디다.
순종으로는 생산성이 낮아 개량종을 합성하여 개발한다고 하지만
우리 입에 들어 오려면 어느 세월이 될지....
물 들어야 곰뱅이 잡는다고 재래순종돼지를 내 몰라 하고
수익성 빠른 외국 백돼지를 대량으로 생산해서 내팔다보니
그 많던 까만돼지 순식간에 사라지더군요.
근데 똥 먹은 돼지가 맛 있긴 했어요^^
충남 서해안에서는 먹돼지/ 똥 먹는 돼지는 없고요.
제가 사는 산골마을의 경험에 불과...
지금 우리가 먹는 돼지는 요크샤, 바크샤 등 무게가 거의 150kg 나가는 비겟덩어리.
육지인인 저는 제주도 먹돼지는... 언제가 제주도 민속마을에 가니까 똥수칸에서 키우기는 하지만 그게 전시용일 터...
어디 돼지뿐이겠어요? 토종들은 거의 다 사라졌지요.
할머니, 할아버지가 사라진 뒤에는 상업성 교육을 배운 자들이나 영업용으로 대량사육, 대량생산 체제로...
댓글 자세히 달아주셔서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