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은 동물성과 식물성으로 구분한다는 것이 낯설면서도 신선합니다. 보통은 죽음을 소멸로 인식하거나 흙으로 돌아간다고 인식하기 때문이지요. 흙으로 돌아가 거름이 된다는 개념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식물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은 꽤 새롭습니다. 요즘은 수목장을 하는 경우도 많아서 그렇게 인식할 수 있겠다 싶기는 합니다.
죽음이 소멸이 아니라 식물성을 획득하는 과정이라면, 나무가 되어 머리카락 같은 긴 그림자를 땅에 드리우고,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듯 나뭇잎으로 내 그림자를 쓸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했습니다.
가끔은 문자 그대로 꽃단장을 할 수도 있겠네요. 작가의 말대로, 어쩌면 죽음이란 소멸이 아니라 식물이 되어 “정원의 세계”로 옮겨가는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최형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