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햇빛이 내려 찌고~아스팔트 도로에 아지랑이가 올라오는 것이 보인다..
강한 햇빛 만큼이나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 습기에...사람들의 인상은 구겨진지 오래...
거기다가 밀리는 교통체증에...남자의 얼굴을 점점 울그락 불그락 해진다...
"천천히 가도 되니 신경쓰지 말게.."
뒷 좌석에서 눈을 감고 앉아 있던 중년의 신사가 운적석을 향해 말을 하지만..
"네"라는 대답과는 다르게 기사의 얼굴은 점점 굳어져만 간다..
"얘들 집에 들어와 있을 까요?!"
"채원이는 분명히 없을 테고 승민인 좀 있음 퇴근 시간이니 들어오겠지.."
"휴~채원이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에요~나이는 23살인 애가 어린애 처럼 구니.."
"우리한테나 그러지 밖에선 전혀 안 그러더구만..걱정 안해도 돼.."
"그럴까요~"
부부는 자식들을 걱정하면서 정답게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사장님 아무래도 돌려야 겠습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기사는 유턴 표지 판이 보이자 차를 돌렸다..
그리고....
강한 마찰음과 함께....
귀를 기울여야 들릴 법한 신음 소리가 들려온다..
"채...원......"
딸의 이름을 부르며...눈을 감는 여자와...그런 그녀를 꼭 안고 머리에 피를 흘린 체
쓰러져 있는 남자.....
..
...
....
.....
......
여기저기서 울먹거리는 목소리가 들리고 그런 사람들을 달래는
사람들로 소란 스러운 장례식장 안..
그저 멍하니 영정 사진을 바라보고 있는 여자와 조문객들에게 인사를 하며 몇 번이고 절을 하는 남자...
"채원아...정신차려..."
승민과의 인사를 맞친 뒤 그녀의 옆에 와 그녀를 안으며 말하는 연아이지만
그녀는 그저 아무말 없이 영정 사진만 보고 있을 뿐이다.
환하게 웃고 있는 엄마와 근엄한 모습의 아빠
자신들의 부모님이 한순간에 이렇게 가 버리실지 꿈에 생각도 못했던 그녀에게
부모님의 죽음은 그녀는 깊은 슬픔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울지도않고 먹지도 않는 동생을 보며 힘들게 눈물을 삼키는 승민..
아버지가 이끄는 회사에 얼마 전 들어가 이제 막 일을 배우기 시작한 그에게
갑작스런 부모님의 죽음은 이제 자신이 채원를 보살피고
한 회사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책임감에
마음 한 켠이 무거워 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사장님이 떠나실 줄은..뭐라고 할말이 없네 승민군..."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의 아버지가 얼마나 대단한 위치의 사람이었는지 알려주는 듯 몰려드는
조문객들로 장례식장 안은 정신이 없었고 그런 그를 도와 함께 인사를 하는 제우는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눈을 하고 있는 승민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병원에는 갑자기 왜요?!"
아버지로 부터 로비로 나오라는 지시를 받은 정혁은 자신의 비서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DM건설의 이도현 사장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사모님과 함께."
그제서야 이유를 알겠다는 듯 정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두었 던 재킷을 들고는 사장실을 나선다
로비로 내려가자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는 듯 검은 세단의 자동차 문을 여는
남자를 보며 눈인사를 한 뒤 차에 올라타는 정혁
"정말 안 됐어~갑작스럽게.."
눈을 감고는 남일 같지 않다는 듯 말하는 주형
"이번에 아들이 부장으로 입사하지 않았나요?!"
"그랬지 아마 한달 조금 넘었을 꺼야..아직 대학 다니는 딸도 있는데..
이름이 채원이였지 아마?!"
이름을 말하며 본것 처럼 말하는 주형..
주형의 입에서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 나오자 관심을 갖는 정혁이었다
"그럼 DM은 이승민 부장이 맡겠군요.."
"글쎄..그게 쉽지가 않을 꺼다"
"무슨 말씀이신지...?"
"지금 부사장으로 있는 김태명이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주식도 어느정도 보유하고 있고.."
주형의 말에 그제서야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창가로 돌리는 정혁이었다
장례식장을 들어서자 주형과 정혁을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이 다가오고
간단한 안부만 주고 받으며 상주가 있는 곳으로 가는 두 사람
주형과 정혁은 승민에게 조의를 표하고 내려서려는데...
"채원아!"
쓰러진 채원를 안고는 그녀의 빰을 때리는 연아
그리고 그런 연아의 목소리에 수근 거리는 사람들..
"어서 응급실로 옮기자.."
채원를 안고는 서둘러 장례식장안을 빠져나가는 승민과 제우..
그리고 정혁의 앞을 지나쳐 가는 창백한 얼굴의 그녀....
그제서야 주형이 말했던 '채원'라는 이름이 떠올랐고..
그는 그대로 그녀가 지나간 자리를 지켜 볼 뿐이다..
'DM건설의 막내딸이라.....'
"실신한거예요~너무 걱정 안하셔도 되구요 깨어나면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해주시구요..."
"네 감사합니다.."
의사의 말에 인사를 하고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는 앉아 있는 승민...
"이러고 있으면 안되자나 조문객 받아야지.."
"그래 오빠~채원이 옆엔 내가 있을 께요~제우 오빠랑 얼릉 가보세요..
깨어나면 바로 전화 할께요.."
"그래 그게 좋겠다.."
떨어지지 않으려는 승민을 억지로 떼어놓고는
연아에게 부탁한다는 말을 하고 응급실을 나서는 제우와 승민
"바보같은 가스나.."
두 사람이 나가자 연아는 그녀의 옆에 앉아 낮게 읇조린다..
"DM건설에 대해 자세히 알아봐 줘요~특히 김태명 부사장에 대해서도~"
회사에 돌아오자 마자 비서에게 지시를 내리고는
자리에 앉아 무언가를 계속 생각하는 정혁...
"이채원이라.."
그녀의 이름을 낮게 읇조리며 그는 핸드폰을 집어 든다
"난데..오늘 좀 보자"
"이 시간에 니가 왠일이야?! 나를 보자고 하고 아직 7시도 안 넘었는데?!"
갑작스레 자신을 불러낸 정혁에게 의외라는 듯 말하는 세명
"지난번에 그 여자 기억나?!제우라는 사람 바에서 노래하던.."
"아~너도 다녀왔구나?!"
"........."
"근데 그 여잔 왜?1"
"니 도움이 필요해..."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정혁은 세명에게 디스켓 한장을 건넸다
"이게 뭐야?!"
"가서 봐라.."
그 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바를 나서는 정혁은 속으로 조용히 읇조렸다
'아주 재미있을 꺼야..'
"어..엄마..."
악몽을 꾼듯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느 채원..
그런 채원의 옆에서 자고 있던 연아는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여기서 쓰러지면 안된다는 생각 하나로 납골당까지 버텨 온
그는 모든 절차가 끝나고 돌아온 침대 위에 쓰러져 행여 채원가 들을까
벼개에 얼굴을 묻으며 울기 시작했다.
이렇게 허망하게 가실 줄은 몰랐다 언제나 자신의 곁에서 버팀목으로
서 계실 줄 알았던 아버지와
언제나 따스한 손길로 자신을 챙겨 주셨던 어머니 두 분이
이렇게 갑작스레 가신 줄은 정말 몰랐다
하지만 승민이 그나마 다행으로 여기는 건
두 분이 서로를 꼭 안고 마지막을 함께 하셨다는 것..
혼자가 아닌 두 분이 같이 힘든 길을 가셨다는 것에 조금이나마 위안을 삼고 있었다
승민과는 다르게 집에 돌아오자 마자 샤워를 하고는 옷장을 뒤지는 채원다
여기저기 옷들을 어질러 놓고는 조금더 조금더 야해 보이는 옷들을 찾는 그녀는
결국 등이 파인 오렌지색 홀터 탑과 미니 청스커트를 입고는 평소보다 짙게 화장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