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같은 인생을 살기를 원하는 부모가 얼마나 될까요? 아마도 대부분의 부모는 자식이 자신들과는 다른 인생을 살면 좋겠다고 바라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말은 그만큼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긍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 앞 세대처럼 오로지 자식만을 바라보며 불철주야 고생만 해온 삶을 생각해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내 자식만은 이런 고생하지 않고 보다 편하게 즐겁게 살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세상 부모들이 대부분 바라는 사항이라 생각합니다. 치열한 입시 경쟁도 사실은 그런 연유에서 기인한다고 봅니다. 모두가 자기 자식 잘 되기를 소망하며 나가다가 결국 그런 경쟁을 만들게 됩니다. 누가 양보하겠습니까?
그런데 정말 그런 인생을 산다면 자식이 행복할까요? 그것 역시 그냥 부모의 바람일 뿐입니다. 그런 편안한 생활을 한다고 해서 행복할 것이다 하는 것은 소망일 뿐 과연 그런지 아닌지 본인 아닌 이상 어떻게 판단하겠습니까? 사실 고생이나 어려움 없이 평이한 삶을 산다면 행복할까요? 고생이 된다 해도 그것을 이겨내고 무엇인가 또 다른 일을 성취하면 그것으로 인하여 뿌듯함과 보람을 얻고 그래서 행복하지 않겠습니까?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맨날 맑은 하늘만 보고 산다면 좋겠습니까? 좋기야 하겠지만 그러다가는 큰일 납니다. 세상이 사막으로 변할 것입니다. 그러니 좋은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굴곡 있는 인생이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줍니다. 그래서 또한 사람이 사람답게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연애하는 본인들과 부모의 입장 또한 다릅니다. 우리 아들이나 딸의 배우자는 좀 더 바람직한(?) 사람이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당사자는 그런 대상을 일부러 물색해서 사귀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지만 대개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우연한 인연이 생기는 것입니다. 눈이 맞든지 마음이 맞든지 서로의 마음에 어떤 교류가 생깁니다. 그렇게 하여 만나다보면 사랑의 싹이 트는 겁니다. 일단 마음이 쏠리면 누구라도 막기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부모와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흔히 드라마나 이야기의 주제가 되기도 하지요. 자식들의 연애 감정과 부모의 간섭이 빚어내는 이야기입니다. 대표적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이 있습니다. 비극을 예견해도 부모로서는 양보하기 쉽지 않습니다.
사실 부모의 반대도 있기는 했지만 ‘명환’이와 ‘장미’의 헤어짐은 어쩌면 질투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합니다. 오해지요. 그러나 충분히 오해할 여지는 있었습니다. 함께 음악을 하는 파트너 ‘순철’과 동행하는 것을 명환이 봅니다. 장미의 집 앞에서 만나지요. 늦은 밤 명환이는 좋아하는 장미를 보고 싶어 장미의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편 순철은 늦은 귀가 길이 걱정되어 파트너를 안전하게 집 앞까지 바래다줍니다. 그래서 만났는데 서로의 감정이 묘해집니다. 한 사람은 남자친구이고 한 사람은 일하는 파트너입니다. 하기는 파트너라고 하지만 순철 또한 장미에게 다른 마음이 없었던 것이 아닙니다. 전혀 예기치 않게 장미가 자기 남자 친구를 소개할 때 얼마나 당황했을까요. 순철은 순철대로 명환이는 명환이 대로 엇갈리는 마음을 어쩌겠습니까?
명환이는 이미 장미를 자기 사람이라고 믿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묘한 경우를 당한 것입니다. 집에서는 상대가 안 된다고 야단이지요. 크게 성장해야 할 재목인데 한 여자에 빠져서 인생 망칠 것이냐고 윽박지릅니다. 그러잖아도 마음이 복잡한데 웬 경쟁자가 나타나서 더 힘들게 만듭니다. 정말 이게 아닌가 싶지요. 그래서 유학을 결정합니다. 그 사실을 이야기하고는 장미가 말려주기를 기대하였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장미도 이제 색다른 자기 인생, 자기 좋아하는 일을 시작하였는데 포기하기 쉽지 않습니다. 당당히(?) 돌아섭니다. 임신한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때는 그렇게 넘어갔습니다. 임신한 사실을 알자 이번에는 음악을 포기하려 합니다. 일단 아기를 낳고 보자는 것이지요.
그 뒤로 장미의 인생은 딸 ‘현아’에게 맞춰집니다. 누구나 겪는 사춘기 갈등 속에 뜻하지 않은 아빠의 등장이 장미와 현아의 삶을 휘젓습니다. 오랜 연인이며 친구인 순철이 곁에서 장미를 돕고 있습니다. 그래도 현아의 아비는 아닙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럴싸한 남자가 이들 삶의 환경 안으로 들어옵니다. 웬 낯선 아저씨가 자꾸 자기를 쫓아다니니 수상하지요. 신고하고 경찰이 붙잡고 장미가 와서 확인하는 가운데 친부가 드러납니다. 현아로서는 황당합니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장미와 현아 그리고 명환이와 순철이 과거가 회상되며 현재가 새롭게 비춰집니다.
엄마와의 갈등 속에서 엄마의 진심을 알게 되고 세상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모녀의 사랑이 빛을 냅니다. 그리고 연적이면서도 끈끈한 정으로 엮어지는 두 남자는 그저 가까우면서도 멀리 있는 이웃입니다. 우리네 인생 장미꽃은 아니더라도 장미처럼 만들면 되지 않겠습니까?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를 보았습니다.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잘보고갑니다...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복된 한 주를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