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파리의 식물원
창살에 스쳐 지쳐, 그의 눈길
이제 아무 것도 담을 수가 없다.
그 앞엔 수 천의 창살만 있을 뿐
창살 너머엔 아무 것도 없는 듯하다.
아주 조그마한 동그라미를 돌고 도는
사뿐한 듯 강한 발길로 부드러이 걷는 걸음은
크다 만 의지가 마비된 채
중심을 따라 도는 힘의 유희와 같다.
가끔씩 동공막이 소리 없이
열리면 형상 하나 그리로 들어가
사지를 뚫고 팽팽한 적막 속을 맴돌다
심장에서 그만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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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표범/ 릴케
시너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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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1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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