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동네탐사단, ‘공원에서 용 난다’ 활동이야기-
‘아이들은 학교 가기를 싫어한다. 엄친아들은 어찌나 그리도 공부를 잘하는지 얄밉기만 하다.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비교와 경쟁에 치여 마음속 깊이 주눅 들고 상처가 많다. 안으로 곪으면 우울증이 되고 밖으로 향하면 공격성이 된다’ 곽노현 전 교육감의 저서인 ‘징검다리 교육감’이란 책에 나오는 얘기이다.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우리 사회는 소통과 배려, 존중의 문화가 자리 잡게 해야 한다고 짚어주었다. 이것이 인성 없는 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말하고 있다. 청소년은 미래의 꿈나무, 희망이라고들 이야기하지만, 사회의 운영원리와 동떨어져 입시 위주의 교육만을 고집한다면 과연 이 땅에서 어떠한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청소년들이 사회의 단순 소유의 존재가 아니라 개개인이 한 인격체로서의 적극적인 사회 내에서의 역할과 비중을 차지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새로운 시각, 새로운 눈높이, 새로운 도전으로 시작되고 있는 우리동네탐사단. 전라북도 청소년활동진흥센터가 주최하고 온새미로창의체험지원센터(센터장·강미)가 주관하는 우리동네탐사단은 우리의 청소년들이 우리지역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해 해법까지 제시하고 있는 활동단체이다. 청소년들의 일침, 그것이 궁금해진다.
우리동네탐사단, ‘공원에서 용 난다’ 활동이야기
아이들 눈높이에서 바라본 우리지역 문제점 해법 찾기
우동탐. 이렇게 통한다. 우동탐이 뭐다냐... 우동집의 새로운 이름인가. 한 번쯤 이렇게 되물을 수도 있겠다. 우리동네탐사단을 줄여 우동탐이라고 부른다. 이름에서부터 아이들의 호기심이 물씬 풍긴다. 누가 활동하고 어떤 일을 하는데 우리 동네를 탐사하고 다닐까 궁금해지는 까닭. 우리 아이들이 보는 눈높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익산시청에서 새로운 시민의 제안이 눈길을 끌었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 18명의 학생들이 우리 주변 환경의 문제점들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나섰다. 똘망똘망한 눈망울이 스크린에 집중해 있다.
이들은 지난 4월부터 매주 토요일에 만나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익산시민공원을 탐사해 공원의 불편하거나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곳과 새롭게 바뀌었으면 좋을 곳을 찾아보았다.
이런 결과물을 토대로 ‘공원에서 용 난다’라고 함축해 의미를 부여했다. 한마디로 줄여서 ‘공룡’이라고 부르기로 했단다. 역시 청소년들의 무한한 상상력은 소소한 것에도 두각을 나타낸다.
이날 발표는 18명의 아이들이 청바세·공원탐·해결사 모둠으로 나눠 실시됐다.
우리동네탐사단 단장을 맡은 이세형 군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냥 놀러 다닐 때는 몰랐는데 탐사해 보니 생각보다 많은 곳이 눈에 띄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이세형(남성중·2) 군의 사회로 진행해 박현우(이리마한초·5), 김지수(이리초·6), 이봄희(이리마한초·5)학생이 발제자로 나서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문제점과 대안까지도 제시했다.
어라~ 요 녀석들 봐라. 제법이다. 작은 손으로 마이크를 부여잡고 듣는 이들과 눈도 마주쳐가며 또박또박하게 읊어대는 목소리가 그럴듯하다. 진심도 묻어난다.
도서관 탐사, 두 눈 부릅뜨고 민원 거론
우동탐, 해결책까지 제시해 애향심 높인다
“공원 곳곳에 있는 가로등을 둘러싼 유리가 빠져 있어 보기에 좋지 않고 유리조각이 떨어지게 되면 사람들이 다칠 위험이 있습니다. 떨어지지 않도록 잘 끼워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영등도서관 옆 자전거 거치대인데요. 도서관과 가깝게 있어 도서관에 오는 친구들이 이용하기 좋습니다. 거치대의 수를 더 늘려주어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공원 여러 곳에서 튀어나온 하수구 같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보기에도 안 좋고 오가는 사람들이 걸려 넘어져 다칠 수도 있습니다. 주변 땅을 평평하게 만들거나 조형물처럼 예쁘게 꾸며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의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마무리까지 야무지고 해맑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우리 동네의 모습이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작은 것들을 콕 짚어내 불편함을 해소하자는 그들의 모습이 당차 보인다.
놀이터 개선, 주차장 태양광 테라스 설치, 볼라드 형광띠 설치, 정자 주춧돌 디자인 도입, 하수구 돌출맨홀에 버섯 등 디자인 도입, 공원 내 네모 반듯 컨테이너에 나뭇잎, 식물 등 디자인 변경, 공원 내 유적지 정비 아이디어 등... 어른들도 상상할 수 없는 다양한 생각들이 쏟아져 나온다.
체계적·합리적 과정에서 자긍심 고취
우리동네탐사단. 우리가 사는 주변 환경이나 사회를 바라보는 시야의 폭을 넓히고 창의성을 확장하는 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활동공간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여기에서 발견한 문제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요소와 효율적으로 개선되었으면 하는 것들을 발굴해 사진 찍고 기록하며 모둠원들끼리 타당성과 창의적인 개선방법 등을 토론한 후에 제안서를 작성한다. 이 제안서를 가지고 시청에 방문해 개선될 수 있도록 힘쓰는 활동이다.
이것을 아이들이 한다고? 이렇게 반문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실현이 되더란다. 이날 발표가 끝나고 시청 권병진 담당자는 영등도서관 옆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철조망은 안전한 울타리로 교체하고 자전거 거치대는 수를 더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며 익산의 미래가 더없이 밝게 다가오는 순간이다.
우리동네탐사단은 초등학교 4학년 이상 누구나 활동할 수 있으며 대략 2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하게 된다. 이들은 동네공동체를 구성해 주변 환경을 관찰하고 문제의식을 느끼도록 하며 등하굣길에 탐사하며 무엇이 문제인지를 고민한다. 이 때문에 행복하고 안전한 거리로 만들며 소속감과 애향심, 자긍심도 함께 기르게 된다. 특히 우동탐 활동을 통해 적극적이고 실천적인 생활습관을 몸에 익히며 청소년들로 하여금 스스로 자존감에 도움을 주면서 개인의 인격적인 성장과 발전을 마련하게 된다.
어른들의 시각에서 바라봤을 때 우동탐 활동은 지자체 및 지역 주민들이 청소년활동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하고 청소년들이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게 성장하는 발판이 된다는 의미에서 덤도 되고 있다.
아이들의 해맑은 꿈 이야기
이날 사회와 모둠별 발표를 맡은 이세형, 박현우, 이봄희, 김지수 학생.
또랑또랑한 말투만큼 오래 연습하고 왔다고 수줍은 미소이다.
그래도 꿈은 원대하고 따뜻하다. 잠깐 이들의 꿈을 들어보자.
우동탐 단장·맏형 역할 ‘톡톡’ 이세형 군 (남성중·2학년)
우동탐의 단장 이세형 군. 우동탐 회원들의 투표로 당당히 단장이 되었다. 인기도 짱이다. 인터뷰 내내 맏형답게 의젓함이 묻어난다. 활동하면서 요즘 청소년들이 딱히 맘 놓고 놀 수 있는 공간이 적어 아쉽다는 뒷얘기도 덧붙인다. 시립도서관이 섞여 있는 영등도서관은 자연의 정취와 함께 학생들의 쉼터도 되고 있는데 우동탐 활동을 하면 소소한 문제점들이 발견되더란다. 그래서 뿌듯함이 밀려왔다고 감동을 전했다. 회원들을 이끌며 살가웠던 두 달. 문제점을 가지고 토론할 때는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얘기하는 회원들 때문에 갈등이 생기기도 했지만, 그것이 진정한 토론문화의 첫걸음이라 배운 게 참 많았다. 청소년을 위해 우동탐 활동을 했다는 사실이 보람 있고 탐사를 하는 동안 의견이 딱 맞아 떨어졌던 순간을 기억으로 남겨 놓았다. 레고 조립이 취미인 만큼 과학자가 꿈이란다. 왜냐고 물었더니 과학을 발전시켜 사람이 지구에서 공존하며 어우러져 살기를 바라는 희망 때문이다. 이제 우동탐 활동이 마무리되었지만, 앞으로 우동탐이 또 시작된다면 더 열심히 활동해 세상을 안전하고 쾌적하게 바꾸고 싶다는 소신도 펼쳤다.
■ 청바세 팀 (청소년이 바꾸는 세상)
캠프 통해 우리의 역사를 배우는 박현우 군 (이리마한초·5학년)
박현우 학생은 당차고 야무지다. 역사학자가 꿈이란다. 역사 과목을 좋아하고 또래들보다도 우리의 역사를 잘 안단다. 왜 역사에 관심이 많으냐고 물었더니 ‘캠프’를 따라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는데 알면 알수록 신비로움이 가득이란다. 취미도 역사책 읽기와 축구다. 인터뷰도 스스럼없이 술술 대답이 흘러나온다. 이번 발표를 앞두고 많이 떨렸지만, 우리 동네의 문제점을 알아간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단다. 영등시민공원이 집 근처라 자주 가는 곳인데 이번 우동탐을 통해 작은 문제점이 보였다고 한다. 문제점을 발견하고 토론을 통해 자기 생각을 시청에 건의할 수 있어 사회의 주체가 된 느낌도 들어 보람이 되었다고 전한다.
▶ 이환욱(남성중·2), 강서연(이리신흥초·6), 허예나(이리초·6), 강유진(이리초·6), 오미현(이리고현초·5)
■ 공원탐 팀 (공원 탐사단)
노래 통해 세상을 밝게 비추고 싶은 이봄희 양 (이리마한초·5학년)
이봄희 학생은 “우리동네 문제점을 찾아야겠다고 관심을 가지고 보면 정말 많이 보여요” 우동탐을 하면서 느낀 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야무지게 대답한다. 시민공원 구석구석에 불쑥불쑥 튀어나온 하수구 같은 것이 위험하게 느껴졌다는 얘기부터 처음에는 탐사가 힘들었는데 갈수록 너무나 재미있어 다음에 또 참여하고 싶다고 말한다. 시민공원을 둘러보면서 시야가 넓어지고 어떤 것을 활용해야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될까를 고민하며 배려와 이해를 배우기도 했다. 이번 발표를 준비하며 노력도 많이 했지만, 딱히 힘든 부분은 없었단다. 음악에 관심이 많은 봄희는 노래가 취미이다. 노래도 썩 잘한단다.
▶ 권재혁(남성중·2), 송현지(이리초·6), 권연우(이리신흥초·6), 김정아(이리동남초·5), 오지원(이리고현초·4)
■ 해결사 팀 (우리가 공원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미)
우주인이 희망인 당찬 여학생 김지수 양 (이리초·6학년)
김지수 학생은 기타 치는 게 취미이고 우주인이 되는 것이다. 뭣이라고? 우주인? 그렇게 반문했더니, 아니요~ 이소연 언니처럼 우주탐험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단다. 교과서에서 소개되었는데 호감을 느끼고 그렇게 꿈을 키우고 있다. 올해 처음 우동탐에 참여하며 낯설기도 했단다. 그런데 꼼꼼하게 우리 동네를 탐사할 수 있어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도 전한다. 매일 다니는 등하굣길이 색다르게 보였다. 무엇이 문제인지 살피다 보니 친구들과 함께 다니는 거리를 안전한 거리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자신이 낸 아이디어를 시청에서 곧바로 해결해 주겠다고 하니 내심 뿌듯함에 자랑이다.
▶ 임성진(남성중·2), 박준석(남성중·1), 김혜지(이리초·6), 김미솔(이리고현초·5)
교차로 모형숙 기자님의 글 허락받고 가져왔어요~
글. 차~암~~잘 쓰죠~ 배워야겠어요!
첫댓글 후와~~` 저 지금 계속 계속 깜놀하며, 감동먹으며, 부러우며, 읽어 내려왔음요. 내용도 너무 좋고, 글이 장난 아니여서ㅎㅎ
라임님 왕 찬사 댓글 남기려는 찰나... 퍼오셨군요. ㅎㅎ 그래도 짱 멋져요.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ㅎㅎ 제 글은 아니지만
우리도 노력하면! 충분히 잘 쓸 가능성~~~
@라임 라임님도 글 좋아요. 오랫만에 들어왔는데 꾸준히 열심히 올려주시는 글 감동입니다.
언니도 글 잘쓰시던데요
ㅋㅋ칭찬은 좋아~~~ ^^
우와~멋진 기사입니다~
그쵸!ㅎㅎ
지역마다 마을마다 우동탐~
아이들과 함께!
짱~! 좋은 프로그램이군요.
요런거 방학숙제로 내 주면 딱~!인데~ㅎㅎ
멋지네요
지역마다 우동탐~~~탐나고 캠프진행프로그램으로 있으면 좋겠어요
전주문화원에서는 세대공감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