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덥네요. 비가 그리 많이도 올때는 얼른 햇볕 좀 봤으면 했는데 더운건 더 싫은걸요.
날씨가 이리 더우니 저도 절로 걱정이 되네요.
버스 타고 가면서 밖의 빵집들 보이면 이렇게 더운데 빵생각이 날까 싶은게 남의 일 같지가 않아요. 정말.
예정대로 월요일날 서울로 출발했어요. 텔레비젼에서만 보던 국회의사당 동그란 지붕을 가까이에서 보니 뭐 그저그렇더군요^^
잔디는 보기좋게 쫙 펼쳐져 있었는데 날이 너무 더워 국회마당을 한번 걸어볼 엄두도 못냈어요.
부채전시를 한 장소는 너무 더워서(하긴 에어컨이 빵빵 나오는 곳에서 전시하는 것도 좀 우습겠지만) 너무 고생스러웠어요.
대부분 휴가중인 의원들이 많았는데 그래도 좋은 행사 한다고 여러 분이 다녀가시더라구요.
지역의원들 외에도 이름만 아는 유명한(?) 의원들 얼굴도 좀 봤네요.
그런데 그분들 무지하게 짠돌이더군요.
작품부채들이야 최소 몇 십만원에서 몇 천만원까지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돈없는 사회단체가 행사를 하면 부채는 못 살망정 금일봉이라도 좀 후원할 것이지, 달랑 얼굴만 비추고 쏜살같이 가더군요.
직접 그린 부채말고 작품을 인쇄해서 만원씩 판 부채도 있었는데 그거 사는 사람은 고맙게까지 느껴지더라구요.
개막식에 참석한 분들에게는 그 부채를 그냥 하나씩 드렸었는데 나중에 얘기 듣고 왔다면서 부채 달라고 우르르 온 모의원 사무실 식구들도 있었어요. 사시는 거라고 했더니 아까 그냥 줬다면서요? 하며 몇 개씩이나 그냥 가져가는 모습이란......
그렇게 저녁까지 보내고 전시장을 지켜야 하는 남편은 두고 아이와 둘이 신촌 근처로 왔어요.
너무 더워 저도 아이도 많이 지쳐서 우선 잘곳을 찾았지요. 다른 곳을 둘러보다 늦으면 낯설은 서울에서 어찌 숙소를 찾을까 싶어서요.
큰 가방을 메고 아이와 둘이 여관을 찾는 모습을 보면 뭐라고 할까 싶어 한참을 망설이다 겨우 한군데에 짐을 풀었네요.
그리 깔끔하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우선 시원해서 살 것 같더라구요.
배가 고파 저녁을 시켰더니 값에 비해 터무니 없는 식사, 뭐 세상이 다 그렇지요.
맘 같아선 좀 쉬다가 어디라도 가려고 했는데 그만 둘다 누워서 그렇게 보냈네요.
다음날 오전에 그곳을 나와 어디로 갈까 망설이는데 마땅치가 않더라구요.
아이가 있으니 영 불편하더군요. 가기 싫었지만 할 수 없이 롯데월드로 출발!
몇 번 와 본 곳이었는데 그날은 입장권 사는데만 2시간, 들어가서 놀이기구 타려고 바깥 땡볕 맞으며 2시간 줄서서 1가지 타고, 또 2시간 줄서서 1가지 타고......
사람 정말 많더라구요. 곤충체험전시회도 둘러보고 분수쇼도 보고 아무튼 밤 10시까지 그곳에서 벼텼어요. 지금 생각해도 참 대단했죠. 저 그런데 싫어하거든요. 놀이기구도 못타고...... 그런데 아이의 황금같은 방학이며 내 금쪽같은 휴가라 생각하니 버티게 되더라구요.
둘이 그러고 다니려니 가끔 처량하단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꿋꿋이......
밤이 되니 하루종일 녹초가 된 아이는 졸려하고 그곳을 나오니 롯데마트와 바로 연결되더군요.
카트에 아이를 앉히고 매장을 둘러보았죠. 남편이 연락을 하기로 했는데 1시간이 되도 전화가 안오고 자는 아이와 가방 두개를 어찌 할 수가 없어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전화기가 없더라구요. 아이 안고 어쩌고 하다 떨어뜨린거지요. 와, 시간은 11시가 다 되어가는데 그 막막함이란......
공중전화를 찾아 남편에게 전화해 보니 다행히 누군가 주워서 남편과 통화를 했더라구요.
마트 고객센터에 있다는 거예요. 아, 감사했지요.
그러고 남편을 만난 시간이 12시가 넘은 시각, 마트가 새벽1시까지 인것이 너무 고맙더라구요.
잠실쪽에 어제보다 좀 더 좋은 모텔에 들어가 시원하게 쉬었어요.
다음날 저와 아이를 데리고 오늘은 같이 놀아줄 수 있다며 큰소리 치더니 데려간 곳이 불볕이 내리쬐는 인사동 거리. 우와, 걸어가는 길에 노숙자 천지더군요.
컨셉 잘못 잡았지요. 무거운 짐에 안아 달라는 아이에 잘 못 걷는 마누라랑 거리기행이라니......
너무 덥더라구요. 정말 더웠어요. 그렇게 한나절을 보내고 마로니에 공원으로 가서 쉬는데 더운건 여기도 마찬가지...... 저녁에 개그콘서트 공연을 소극장에서 한다고 거금 들여 갔지요. 표사면서 판매하는 총각에게 더우면 다시 나와서 표 반환한다고 했더니 시원하다고 웃더군요.
공연 기다리는데 10분전까진 입장이 안되더라구요. 그런데 지저분한 그 골목에는 앉을 곳도 없었고 그냥 꼬박 서서 기다렸지요. 공연은 괜찮았어요.아이들이 보기에는 조금 어려웠지만......
저녁 7시가 넘어 터미널 도착, 표끊고 저녁 먹고 9시차로 청주를 향해 출발......
긴(?) 제 휴가였습니다. 이런 금쪽같은 시간은 이제 당분간은 없을텐데 서울에서 더웠던 기억만 나니 아까워 죽겠네요. 8월말이 되더라도 남편단체 행사가 아닌 우리 가족만 가는 계곡 휴가 꼭 가려구요.
영 억울해서 안되겠어요. 그것도 안되면 9월에라도 가야지...... 추워도 가려구요^^.
즐거운 휴가들 보내고 계신 거지요?
첫댓글 우린 가게가 피서지!! 에어컨 빵빵틀고 시원하게 커피쿨, 팥빙수 먹어가며 지내는데 너무 찬것만 먹었나. 배가 아프네요. 남 놀러가는거 보고 배가 아픈건가?
의원님들 돈 받는 것에는 익숙하고 정작 내야 할때는 방송 나오는데만 돈 내는 습관이 있는것 같습니다. 같은 서울에 있으면서도 도움을 못드려서 죄송합니다. 서울에서 있는 동안의 일정만 보면 누가 봐도 꽤 괜찮은 스케줄이 었습니다. 국회의사당-신촌(이대입구)-롯데월드-인사동-대학로(연극) 까지. 그러나 계절과 마음에 문제가 있었네요. 가을 이었다면 조금은 편안하게 즐길수 있었을 텐데. 기회가 된다면 물매화님 말씀대로 다른일 잊어버리고 가족끼리만 다시 한번 다녀오세요.
물매화님 반가워요 글을읽으면서 우리아이들 어릴때 데리고다니던 모습이떠올라 괜시리 그시절이그립네요 이제 그녀석들이고3.초등6학년이되었어요.빵가게하면서는 시간적으로여유가 없으니까 가끔은그때가 아주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