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골엔 수백년된 된장이 있다?
소위 300년된 종갓집 씨간장을 덧장한
집간장을 선물받아 2년째 이른 봄마다 넣어주었기에
붙여진 훈장 된장이다
AI가 설치는 인간계와 달리
미생물세계에선 노장이 좌장을 평정한다
나이먹고 우량한 유산균이 우점한다는 말이다
이 된장을 다시 겹장하면
매년 된장은 거듭난다
원래 갖고 있던 장도
당시 십여년 겹장한 된장이었다
2,3년에 한번
묵은된장을 따로 옮겨놓고
새로 가른 된장을 밑에 깔고
그위로 묵은된장을 올리면
항상 맛깔진 된장을 먹을수 있고
항아리 하나로 가능하다
옛 화전민이 살던 다락골살림에
귀하디 귀했을 항아리 관리법이다
다락골에 입주한 다음핸가
그러니까 23년전
금년에 요양원에서 돌아가신 새말 할머니에게
간절히 원하시던 항아리를 선물했다
참 잘한 일이었지..
차도 없고 애들은 어리고
버스도 없던 시절
머리에 이고지고
산길을 걸어 수안보장까지 걸어다니셨다니
항아리인들 어찌 사갖고 올라올수 있었을까
♡♧♤
묵은된장은 약성은 좋으나
2년된 햇된장에 비해 얼굴이 검고
깊은 맛은 있으나 썩 맛이 좋다할수 없다
그렇지만 비방이 있다!
다시멸치와 마른 흑새우 ' 발효찐콩'을
그때그때 갈아 함께 넣고 끓이면
구수하고 달콤한 햇된장 맛이 나고
찬바람나며 단단해진 가을호박과 매운 고추는
찌게맛을 한층 업그레이드해준다
어느 계절에서도 맛볼수없는
차별화된 맛♡
금년 역시 초겨울에 두부숫물과 고추지를 넣어
여름내 굳은 된장항아리를 채우고
삼시세끼 큰뚝배기에 된장찌게를 끓여놓고
긴긴 겨울낮밤을 우려먹으리라
신기하게도 된장찌게나 김치찌게는
다음날 다시 끓이면 맛이 더 좋아진다
미생물군의 요술이다
카페 게시글
오늘 밥상/집밥연구소
된장찌게의 재발견
정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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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18 04:2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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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모든 발효대사의 원물이나 효소본체보다
대사부산물에 그 약성이 크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