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청동기시대 동검으로는 중국식동검, 유병식동검, 비파형동검 외에 공병식동검이 있다. 공병식동검은 하가점상층문화의 표지 유물이기도 하다. 1997년에 이 동검과 문화에 관한 간단한 논문을 썼다가 2005년과 2006년 이 동검을 직접 관찰하고 실측하고 유물 설명을 하는 기회를 갖게 되면서 완성된 논문을 써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고, 그로부터 다시 14~15년이 지난 작년 발표하게 되었다.
먼저 공병식동검을 병신부(파부), 병두부, 격, 검신을 순서대로 제1기준과 하위 기준으로 정해 도합 22개 형식으로 분류하였고, 유물 조합 관계를 고려하여 5개 공반 단계로 구분하였다. 각 단계는 기원전 10세기 초엽~중엽, 기원전 10세기 중엽~9세기 중엽, 기원전 9세기 중엽~8세기 전엽, 기원전 8세기 전엽~7세기, 기원전 6~5세기 전엽이다.
공병식동검은 AI가a식을 조형으로 하고 있는데, A형 계열은 난하 상류역권의 지역형이고, B․C형 계열은 하가점상층문화의 고유 형식이자 지역형이다.
초현기 공병식동검은 난하 상류역권의 집단이 백부촌형 동검의 기술적 전통을 기초로 하되 공병이라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부가하여 출현한 것으로 보았다. 하가점상층문화의 B형 계열은 하가점상층문화 집단이 난하 상류역권의 A형 계열 공병식동검을 토착적인 수요와 필요에 맞추어 새롭게 개변하여 출현한 것으로 보았다.
아울러 공병식동검은 화북대평원 북단, 즉 하북성 북부 연산산지와 접하고 있는 저산구릉지와 그에 접한 평원 지대에 위치하고 있는 창평 백부촌 목곽묘 출토 백부촌 동검과 계통적인 기원 관계를 갖고 있는데, 이 백부촌형 동검은 이란 루리스탄 동검의 아이디어가 유입된 결과 출현하게 된 것으로 보았다.
이렇게 볼 때, 결국 공병식동검의 할아버지 조형을 찾기 위해서는 이란의 청동기시대 동검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추후의 직접적인 관찰과 실측 등의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다. 코로나19가 빨리 사라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