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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상옥프로폴리스 원문보기 글쓴이: 유랑아제
5시에 일어났다. 몸 상태가 가뿐하다. 화장실에 가서 일을 보며 지도를 보니 길가는 중에 안동호에 선착장표시가 되어있다. 혹시 배가 다니면 배를 타고 안동 땜으로 가보자고 생각한다. 바로 산행준비를 한다. 물 한병과 반바지 차림으로 5시 35분에 출발한다. 청량산입구 다리를 지나면서 사진 1장을 찍는데 배터리부족 경고등이 반짝인다. 이런! 큰일날 뻔 했구나! 다시 방으로 들어가서 10분간 충전을 하고 다시 출발이다.
청량산 입구에 큰 바위가 하나 놓여있는데 그 바위에 다른 종류의 돌들이 박혀있다. 지질학적으로 가치가 있는 것인 보양이다. 마이산에 가면 이렇게 여러 가지의 돌들이 하나로 붙어있는 것이 많이 보이는데 화산활동으로 녹은 마그마가 굳는 과정에서 다른 돌들이 섞여서 그렇게 된 것인지!
바로 청량폭포가 보인다. 이 폭포위에서 장인봉에 올랐다가 하늘다리를 건너 청량사로 돌아내려오려고 한다. 입구에서부터 퇴계선생의 시비가 보인다. 독서여유산(讀書如遊山)이라는 시가 새겨져 있다.
讀書人說遊山似(독서인설유산사) - 사람들이 말하기를 글읽기가 산을 유람하는 것과 같다지만, 今見遊山似讀書(금견유산사독서) - 이제보니 산을 유람함이 글읽기와 같은 것이구나. 工力盡時元自下(공력진시원자하) - 공력을 다했을 땐 원래 스스로 내려오게 되고, 淺深得處摠由渠(천심득처총유거) - 얕고 깊음을 아는 것 모두 그곳에서 말미암은 것이네. 坐看雲起因知妙(좌간운기인지묘) - 앉아서 피어오르는 구름 보며 묘미를 알게 되고, 行到源頭始覺初(행도원두시각초) - 발길이 산 꼭대기에 이르러 비로소 처음을 깨닫네. 絶頂高尋免公等(절정고심면공등) - 높이 절정을 찾아간 수고한 그대들을 기다리며, 老衰中輟愧深余(노쇠중철괴심여) - 노쇠하여 중도에 그친 나를 깊이 부끄러워하네.
6시 7분에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처음부터 급경사의 시멘트길이다. 환가라는 퇴계의 시가 또 보인다. 시멘트 길은 두들마을이라는 곳으로 이어지고 등산로가 오른쪽으로 나있다. 하늘다리 1.5km. 철계단의 연속이다. 중간에 벌통도 보이고 시야가 트이면서 건너편 축융봉도 보인다. 중간의 바위가 콩크리트 시멘트에 자갈을 섞어놓은 듯한 것이 눈에 띈다. 왜 자갈이 다른 돌속에 파뭍쳐 있을까?
산봉우리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안개에 덮혀 있는 듯하다. 날씨는 점차 개고 멀리까지 보인다. 계속되는 급경사로 상의가 땀에 젖었다. 상의를 벗어서 들고 반바지만 입은 채로 계속 올라간다. 팔과 옆구리에 땀이 솟고 등에는 땀이 흐르는 것이 느껴진다.
웃통을 벗고 식식거리며 시선을 아래로 하고 오르다보니 자꾸 배를 보게 된다. 배가 좀 나온 것이 눈에 띈다. 옆구리의 뱃살이 손에 잡힌다. 이걸 영어로 love handles라고 하던데 어원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6시 59분에 능선에 올랐다. 여기서 왼쪽으로 장인봉 전망대가 300미터다. 급경사의 계단을 오른다. 7시 9분 870미터의 청량산 주봉인 장인봉에 올랐다. 봉우리의 비석은 김장생의 글씨로 집자되어있다. 전망이 아주 좋다. 어제 온 낙동강줄기, 그리고 오늘 가야할 아래쪽 낙동강줄기가 뚜렸이 보인다.
주세붕이 쓴 등청량정이라는 한시가 새겨져있고, 주세붕이 명명한 청량산 12봉우리의 유래가 적인 게시판이 있다. 장인봉은 태산의 장악(丈岳)을 모방하여 이름을 지었다는데 조선시대의 중화사상의 일면을 본다고 할까!
땀으로 젖은 반바지도 내려서 사타구니에도 청량산의 바람을 쏘인다. 시원하다. 그대로 서서 소변을 본다. 뭐 지금 이 시간에 이 산속에 나 말고는 아무도 안보이니 거리낄 것도 없다. 마음으로는 이 산야가 다 내 것이다.
이 산은 퇴계선생이 자주 다녔다고 해서 더 유명해진 산이다. 퇴계선생은 우리나라 유학의 최고봉으로 그가 해석한 성리학은 일본에까지 널리 퍼지고 연구되고 있다고 한다.
이제 내리막길이므로 아껴두었던 물을 다 마셔버리고 아까 올라온 삼거리로 와서 하늘다리로 향한다. 하늘다리는 선학봉과 자란봉을 연결한 길이 90미터의 철다리로 2008년에 설치했다고 한다. 7시 33분 도착이다. 이곳도 전망이 좋고 건너편의 축융봉이 손에 잡힐듯이 보인다. 기암절벽이 멋지다. 하늘다리를 배경으로 셀프카메라로 증명사진을 찍어본다.
뒷실고개에서 청량사로 하산한다. 시간이 있으면 자소봉으로 해서 청량산 12봉우리를 모두 돌아보면 좋겠지만 오늘 안동까지 가야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바쁘다. 중간중간에 걸린 시비를 그냥 건성으로 쳐다보며 하산길을 재촉한다.
8시 7분에 청량사 도착이다. 청량사는 원효대사가 창건한 고찰이라는데 유리보전이 유명한 모양인데 그 현판은 공민왕의 글씨라고 한다. 절의 위치가 기암절벽의 아래쪽이라서인지 경치가 뛰어나다. 템플스테이 안내판이 붙어있다. 어린이 여름캠프 1박 2일에 삼만원이다. 이쯤되면 템플스테이도 하나의 장사 아닌가? 어린이들이 절에 익숙해지다보면 불교신자가 되기는 쉽겠지! 어느 종교나 마찬가지로 자기네 종교를 포교하려는 노력은 비슷하구나! 장사와 포교의 차이는 무엇일까?
물을 한잔 마시고 가다보니 해우소 가는 길이다. 다시 돌아서 종루를 지나 내려오니 우리나라 국보로 유명한 반가유사유상을 청동상으로 크게 잘 만들어 놓았다 그 밑에 절하는 곳을 만들어 놓았다. 복을 빌러 많은 사람들이 올듯하다.
8시 7분에 청량사 도착이다. 청량사는 원효대사가 창건한 고찰이라는데 유리보전이 유명한 모양인데 그 현판은 공민왕의 글씨라고 한다. 절의 위치가 기암절벽의 아래쪽이라서인지 경치가 뛰어나다. 템플스테이 안내판이 붙어있다. 어린이 여름캠프 1박 2일에 삼만원이다. 이쯤되면 템플스테이도 하나의 장사 아닌가? 어린이들이 절에 익숙해지다보면 불교신자가 되기는 쉽겠지! 어느 종교나 마찬가지로 자기네 종교를 포교하려는 노력은 비슷하구나! 장사와 포교의 차이는 무엇일까?
물을 한잔 마시고 가다보니 해우소 가는 길이다. 다시 돌아서 종루를 지나 내려오니 우리나라 국보로 유명한 반가유사유상을 청동상으로 크게 잘 만들어 놓았다 그 밑에 절하는 곳을 만들어 놓았다. 복을 빌러 많은 사람들이 올듯하다.
내리막길 옆에 기와를 이용하여 도랑을 만들어서 물을 내려가게 한 것이 인상적이다. 안심당이라는 전통찻집을 지나니 일주문이 있고, 차들이 주차되어있다. 여기까지 차가 올라오는구나! 경사가 30도정도 될것 같은 급경사길의 찻길을 내려와 숙소로 향한다. 돌아오는 길에 가로수로 심은 벚나무에 버찌가 새카맣게 열렸다. 맛을 보니 단맛보다는 쓴맛이 더 많아 뱉아버린다.
숙소에 돌아오니 8시 55분. 산행에 3시간정도가 걸렸고, 9시에 문을 연다는 식당시간에 딱 맞췄다. 배도 적당히 고파서 공기밥 2개에 된장찌개를 잘 먹고 뒤쪽에 있는 청량산관리사무소에 가서 정보를 얻는다. 혹시 했던 안동호에 다니는 배는 없고 찜질방은 안동시내에 들어가야 있다고 한다. 짐을 챙겨서 출발한 시간은 10시. 숙소를 나오니 뒤쪽에 청량산 박물관이 있다. 퇴계와 함께 청량산에 흔적을 남긴 명필가 김생의 글씨도 전시되어있다. 그러고 보니 김생이 글씨공부를 했다는 김생굴이 있었는데, 물론 시간관계상 가보지는 못했지만!
청량산에는 공민왕과 연관이 많은데,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으로 이곳에 피난을 왔었던 모양이다. 공민왕 산성도 있고, 공민왕 사당도 있는데 가볼 시간은 없어 박물관에서나마 잠시 공민왕의 흔적을 본다. 원나라에서 독립하느라고 고생하자마자 새로운 세력인 이성계에 의해 쫓겨난 비운의 왕이다.
특이하게 조선시대 때 청량산에 대해 쓴 청량산지가 3개나 있다고 한다. 퇴계의 후손들이 쓴 것인데, 이 역사책들이 청량산을 백두산, 금강산, 지리산, 묘향산과 같은 명산의 반열에 오르게 해준다. 청량산의 지질에 대한 설명도 있는데, 산행을 하며 본 자갈이 섞인 바위에 대한 의문점을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봉화의 인물에 대한 설명도 있다. 내가 아는 것은 단 한사람. 병자호란 때 끌려가 죽은 삼학사의 한사람인 홍익한이 봉화사람이었네! 문집으로는 화포집이 있다고 한다. 봉화의 지형을 축소판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있는데, 낙동강줄기도 잘 만들어놓아서 내가 걸어오고, 구경한 곳을 알아 볼 수 있었다.
박물관을 돌아보고 나오니 벌써 시간은 10시 25분이다. 오늘 안동까지 갈수 있을까? 걱정은 안한다. 가다가 늦으면 아무데고 자고 가면되지. 그러나 태백 장성의 정자에서 잔 경험은 될 수 있으면 안동에 가서 찜질방에 가서 자기로 마음을 굳히게 한다.
낙동강을 따라 내려가면서 자꾸 뒤를 돌아 청량산을 바라본다. 혹시 내가 건너갔던 하늘다리가 보이지 않을까 해서다. 뽀죽뽀죽한 봉우리는 보이는데 하늘다리는 보이지 않는다. 너무 멀어서인가? 뒤쪽으로 숨어있기 때문인가?
10시 33분에 안동 37km의 표지판을 지난다. 속으로 계산을 해본다. 시속 5km면 7시간반 걸리고, 저녁 6시 도착이다. 중간에 들릴 도산서원이 길가에서 안으로 들어가던데, 그걸 감안하고 또 점심을 먹으면 약 2시간 아무리 빨라야 8시 도착이다.
길가 가드레일위에 선반 같은 것이 달려있는 것이 있다. 저것의 용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나에게는 걷다가 쉴 때 배낭을 올려놓기에 아주 적합하지만 나같은 도보 여행자를 위해서 만들어 놓았을리는 만무니까 그 용도가 궁금하기만 하다. 세상에 모르는 것이 너무도 많구나!
30분을 걸어 10시 55분에 35번 국도는 낙동강과 헤어지고 산길을 돌아간다. 여기에서 봉화군은 끝나고 안동시 도산면으로 들어간다. 가송리라는 곳에 농암종택 2km 표지판을 지나고 도산온천 7km표지판도 지난다. 담배 밭을 지난다. 꽃을 따주어야 하는 모양인데 일손이 없어서 인지 꽃이 그대로 피어있다.
햇살이 강렬하다. 땀이 많이 날것을 걱정해서 마라톤팬티만 입고 걷는데 허벅지 위가 조금씩 타기 시작한다. 길가의 농부들은 수건을 뒤집어 쓰고 일하고 있다. 유럽의 도보여행기를 읽은 기억이 나는데, 이태리 토스카나지방의 뜨거운 햇살을 불평했더니 그곳 사람들 이야기가 이 뜨거운 태양이 맛있는 포도주를 만든다고 하더란다. 우리나라의 뜨거운 태양은 맛있는 사과와 각종 야채와 쌀을 만들고 있겠지! 햇볕에 피부는 타지만 미타민 D를 만든다고 생각하면서 불평은 하지 않기로 한다.
11시 20분에 가송리 버스정류장에서 쉰다. 그 옆에 가송리마을 탐방안내소 지도가 있다. 산책로를 만들어 놓았나보다. 산과 낙동강을 따라 만들어진 산책로다.
하편으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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