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표로 보는 서양 미술사
이번에 읽은 책은 평소에 정말 잘 접해보지 못한 책이었다. 유독 세계사에 관심이 없어서 서양미술사도 많이 어렵게 느껴지지는 것 같다. 어려웠지만, 중간중간 알던 그림들도 등장해 속 이야기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책에 나온 그림 중 몇 가지가 기억에 남았는데, 그중 첫 번째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디오니소스의 신도들>이다. 이 벽화는 화산 폭팔로 순식간에 사라진 도시 폼페이 에서 발견된 벽화이다. ‘신비의 집’이라고 불리는 저택에서 발견되었는데, 디오니소스 신을 모시는 교회에서 사제와 참배자 들이 ‘신비한 의식’을 치르는 장면을 담고 있다. 어릴 적 폼페이 특별 전시회도 가보고 했던 기억이 있다. 돌처럼 굳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제법 큰 충격을 받았기에 내겐 강렬한 기억이 있다. 벽화 속의 등장인물들이 실제 사람의 크기와 가까워 비스듬히 누워 식사하는 사람은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 것도 정말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로는 뭉크의 <사춘기>이다. 책을 넘기며 슬슬 잠이 오던 참이었는데 이 그림을 보자마자 갑자기 정신이 확 들었다. 공포와 두려운 듯한 모습이 너무나도 잘 드러나는 그림이라고 생각했다. 노르웨이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는 다섯 살의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은 뒤 폐병을 앓던 누나도 잃었다. 또한 그의 여동생 중 하나는 조현병을 앓았다. 이런 환경에서 뭉크는 자주 우울증, 공황장애 등의 병마에 시달렸다. 또한 자신을 통제하려 드는 아버지를 만나 그는 아버지 앞에서 그림 속 소녀처럼 두려움을 느꼈다. 뭉크의 두려움이 그림으로 굉장히 많이 표현된 것 같았다. 특히 그림 속 소녀의 눈이 정말 인상 깊었다.
항상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된 책이 아니라 하나씩 끊겨 있는 책들을 보면 책을 빌리고 집에 갈 때부터 글을 어떤 식으로 써야 할까 걱정하기 시작한다. 글을 잠깐동안 안 쓰다 써서 그런가 이번주는 특히 더 어려웠던 것 같다. 세계사와 미술사 둘 다 크게 관심이 없는 분야라서 책의 첫 장을 넘겼을 때 당황했지만, 평소 봤었던 그림들을 보다 자세히 설명해줘서 몰랐던 부분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