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오후 축구 모임에 교인들 체력이 좋아진 것 같다.
축구화 바닥이 떨어져 천천히 뛰었더니 금세 뒤처져 한 소리 들었다.
가만히 보니 여러 ‘개발’이 보인다.
나야 원조 개발이야 어쩔 수 없지만, 학생들도 만만치 않다.
손가락으로 배운(피파, 위닝 일레븐) 호날두, 메시에서
현실은 개발이니 오죽 답답할까?
그런데 참 용하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 개중에 골 넣고 이번 주 연속 골 기대하는 녀석도 있다.
가장 뜨거운 한 낮,
구슬땀, 자외선을 이겨내니 보기 좋다.
그래도 이번 주는 선크림 발라 주어야겠다.
피부 탱탱한 아들들도 필요하지만
피부 노화 아버지가 더 필요하다.
몇 년 전 선물 받은 로션과 스킨도 꺼내고
돌이킬 수 없는 노화에 무슨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마음은 청춘이 되어야겠다.
어쩌다 보니 향수처럼 연륜이 쌓였다.
그 연륜,
썩은 파리 한 마리에 더럽히지 않게,
큰 산 오르기보단
작은 삽 들고 길 만들어야겠다.
작은 것을 소중히,
작은 유혹을 조심히,
소소한 향기 나는 삶을 살아야겠다.
“향수에 빠져 죽은 파리가 향수에서 악취가 나게 하듯이,
변변치 않은 적은 일 하나가 지혜를 가리고 명예를 더럽힌다.” (전10장1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