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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240Km의 힐링로드를 만든 사람들
우리나라 대표 청정지역인 영양, 봉화, 청송, 영월의 마을길, 들길, 산길을 이어 240킬로미터의 외씨버선길을 조성한 지 10년이 됐다. 자연이 주는 힐링과, 외씨버선길을 걷는 자기 자신에게서 안식과 위로를 얻을 수 있는 공간을 기획하고 실행한 모든 것을 적어낼 적당한 날이다. 멀고 교통이 불편한 오지를 찾아 발걸음을 옮길 분들을 위해 4개 군의 마을 분들을 만나 도움을 청하고, 그 분들의 마음과 탐방객의 마음을 연결하던 날들이다.
머리를 맞대고, 현장을 누비던 사람들은 이제 뿔뿔이 흩어져 자신에게 다가온 다른 일들을 해내고 있지만, 당시의 시간들이 얼마나 스스로를 성장시킨 가치 있는 순간이었는지 생각하곤 한다. 내가 걷는 이 길의 소중함을 발견하는 오늘의 당신에게 외씨버선길이 만들어진 순간을 선물하는 이 책을 통해 마음과 마음도 잇는다.
[지은이 소개]
_경북북부연구원
정해걸 이사장을 주축으로 하는 (사)경북북부연구원은 2006년 6월, 경북북부지역 11개 시군(안동, 영주, 상주, 문경시와 의성, 청송, 영양, 영덕, 예천, 봉화, 울진군)의 지역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당시 경북북부지역혁신협의회 위원들을 중심으로 설립되었습니다. 낙후된 경북북부지역발전을 이끌기 위한 각종 제도와 정책을 연구하고, 지역주민의 참여를 활성화하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 실행하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BY2C연계협력사업인 외씨버선길 조성과 유지에 필요한 실제적인 활동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_김현대
김현대는 경제부․사회부 기자, 출판국장, 전략기획실장을 거쳐 현재 한겨레신문사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음. 한국농업기자포럼과 사회적경제언론인포럼을 설립하여 초대대표직을 역임함. <협동조합, 참 좋다> 의 공저자이며, <진보의 힘>, <내 인생을 바꾸는 대학>을 번역하였고,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라> 의 번역감수를 맡았음. 대통령상과 국제앰네스티언론상을 수상함.
_권오상
행정학박사, 경북대 교수인 권오상은 지역발전위원회 광역경제권특위 위원을 역임했으며, 농림수산식품부 신활력사업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음. (사)경북북부연구원 원장 재임 시 국가균형발전사업의 일환으로 경북 3개 군과 강원1개 군의 연계협력사업인 외씨버선길 조성사업을 기획하여 완료 시까지 6년간 전 과정을 주관하여 진행함. 대통령상,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상 등을 수상함.
_성우제
작가 성우제는 2002년부터 캐나다 토론토에 살고 있음. 전 <시사저널> 기자. <시사IN> 편집위원. 외씨버설길과 제주올레길을 걷고 쓴 종주기 <외씨버선길>, <폭삭 속았수다>, <커피머니메이커>, <느리게 가는 버스> 등의 저자이며, <정보화 시대를 향한 대중음악>의 공저자임. 한국의 일간지와 시사주간지 등에 기고 중이며, 재외동포문학상 소설 부문 대상, 산문 부문 우수상을 수상함.
_이정희
안동MBC 기자인 이정희는 2010년 세계유교문화축전을 기획하고 다음 해 세계유고문화재단의 사무국장으로 파견되어 활동함. 현재 경북 도시재생위원회와 저출생극복위원회 및 사회적경제위원회 위원을 역임하고 있음. 방송통신위원회(옛 방송위원회)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MBC 특종상, 방송기자연합회 이달의 방송기자상 등을 수상함.
_송우경
도시계획학 박사, 산업연구원 대외협력실장인 송우경은 지역균형발전 및 지역산업정책의 전문가이며, 대통령표창과 행정안전부장관 표창을 수상함. <광역경제권 연계협력사업의 실태와 활성화 방안 연구>, <지역발전사업 편람>, <지역발전과 광역경제권 전략> 등 다수의 공저자로 활동하였으며, <중국 광역발전계획>, <프랑스 광역발전계획>, 국가의 지역발전정책 동향과 사례>의 번역에도 참여하였음
_이현숙
한겨레신문사 섹션서울부 선임기자인 이현숙은 한겨레경제연구소 소장 재임 시 사회적 경제와 지방자치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 취재, 확산 관련 활동을 진행함. 저서로 <사회적경제 참 좋다!>, <사회적기업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시민이 행복한 사회적경제>, <사회적기업을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기업의 진화>, <새로운 미래, 사회적기업> 등에 공저자로 활동하였음.
_김용문
지식공방하우 협동조합 이사장 및 공동대표인 김용문은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지역혁신 및 개발국장, 대덕 연구개발특구 기획단장, 한국농어촌공사 농촌활력 사업본부장을 역임하였음. 공공기관 경영평가단 평가위원과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비상임위원, 국가균형발전교육원 부원장,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와 국가혁신클러스터사업 자문단장으로 활동하고 있음.
_김순주
숲해설가, 등산강사, 공인중개사인 김순주는 로부체, 에베레스트, 매킨리, 킬리만자로, 엘부르즈, 아콩카과를 등정하고, 임자체, 에베레스트 북동릉을 등반함. 인도~아프리카를 50일간 여행하고 일본 다테야마, 존뮤어트레일을 종주함. 외씨버선길 탐사팀장으로 재임하면서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고 사라진 길의 자취를 찾아 복원하는 방식으로 진행함. 93년 5대륙 최고봉 등정으로 국민훈장 기린장을 수상.
_이근미
소설가 이근미는 장편소설 <17세>, <서른아홉 아빠애인 열다섯 아빠딸>, <어쩌면 후르츠 캔디>,<나의 아름다운 첫 학기> 등의 저자이며, 비소설 부문에서는 <+1%로 승부하라>, <프리랜서처럼 일하라>, <대한민국 최고들은 왜 잘하는 것에 미쳤을까> 등을 출간함 현재 루트리북코치 대표, 월간조선․topclass 객원기자 및『국회도서관』『서초소식』의 편집위원임.
_권영직
권영직은 (사)경북북부연구원 사무국장으로 외써버선길 조성에 참여함. 신승호 홍보팀장과 함께 외씨버선길이 의미 있는 길로 조성되도록 길에 담긴 이야기를 발굴하고 그 스토리를 이미지화하여 전달하려고 노력함. 장여진 팀원과 협력하여 지역주민들의 외씨버선길 조성사업에 참여를 독려하고 지원함. 현재 (재)영양축제관광재단 사무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영양군민임.
_임현승
아트토이 작가인 임현승은 트웰브닷의 대표로 뜻밖의 곳에서 아름다움을 포착하여 유려한 곡선, 단순 명료한 형태로 표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음. 양서류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Apocalypse Frogs, Boundary Issues, APO Frogs 시리즈와 춤의 역동적인 느낌을 고정된 형태에 담은 Performance, 지나치기 쉬운 문제를 재조명하는 Roadkill 등의 다양한 작업을 통해 전 세계 토이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하는 Designer Toy Awards의 Break-Through Artist상을 수상함.
_안은주
(사)제주올레 상임이사인 안은주는 제주올레길을 개척하고, 유지 관리하며, 올레길 마니아들을 위한 올레아카데미, 제주올레 여행자센터 등을 운영함. <인도에는 왜 갔어>의 저자이며, <기자로 산다는 것>과 <한국사회, 삼성을 묻는다>, <따뜻한 기술>의 공저자임. 제주특별자치도 생태관광육성위원, 사회적경제센터 운영위원 및 DMZ 평화의 길 국민디자인단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음.
_차종순
차종순은 한지공예전문가로 2010년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회의장 한지와 한지등 인테리어, 유엔사무총장 관사 한지 인테리어, 뉴욕 한국총영사관 등 10여 개 한국 공관 한지 인테리어를 디자인 및 감독하여 한지의 세계화에 기여하였으며, 외씨버선길 영양 객주의 한지 & 한지등 인테리어를 디자인 및 시공함. 현재 예원예술대학교 대학원장으로 재직 중임.
_허영숙
경제학박사, 전문코치, 현재(사)HUB-N 대표이며 ㈜인코칭의 파트너코치인 허영숙은 한국생산성본부 재직 시 외씨버선길 조성 계획 및 주민교육에 참여함. 국가직무능력표준 ․ 소비자중심경영 인증 ․ 가족친화경영 기업인증 심의위원이며, <핸드백 속 스니커즈>, <시니어 소통>, <창직 가이드북>, <리더스커뮤니케이션> 등에 공저자로 활동. 고용노동부 장관상과 공정거래위원장상을 수상하였음.
[출판사 서평]
돌아설 듯 날아가는 그 길의 기억들이 지닌 가치
2020년은 외씨버선길이 조성되기 시작한 지 10년이 되는 해였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지로 알려진 인적 드문 곳에 위치한 산길, 들길, 마을 길을 다시 이어낸 사람들이 사라져가는 당시의 기억들을 모았다. 매일 아침마다 모여 길을 더듬어 찾고, 그 길을 이어나갈 방법을 찾았다. 전 세계 5대륙 최고봉 등정을 마친 산악인이 참여했고, 우리 국토들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려는 전문가들이 의견을 보탰다.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위해 만나서 대화하고,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함께 땅을 고르는 거친 일들을 해냈다. 자연과 인간을 하나로 잇는 명품길, 외씨버선길은 그렇게 조성이 되었다.
길은 사람들이 찾지 않고 걷지 않으면 금세 사라진다. 자연으로 돌아간 길은 쉽사리 인간을 품고자 하지 않는다. 돌아설 듯 날아가는 그 길이 우리의 삶에 여유를 주고 활기를 되찾아주려면, 우리가 그 길로 가야 한다. 외씨버선길은 조성 이후 800만 명이 다녀갔다. 전문가들과 마을주민들이 힘을 합쳐 만든 길을 전국에서 찾아와 걷고, 걸으면서 스스로의 일상을 되돌아본다. 사람들은 밤마다 잠을 자면서 그날의 기억들을 정리하여 저장하고 버리듯, 탐방객들은 외씨버선길을 찾아와 걸으면서 그간의 기억과 경험들을 정리하며 새로운 에너지로 전환시키고 아픈 기억들을 내려놓는다. 이 책은 사람들에게 그런 공간을 제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길과 사람, 그리고 마을의 의미
길의 생명력은 자연에서 나와 주민들에게로 이어진다. 주민이 적은 지역의 길은 탐방객이 또 하나의 에너지가 되어 함께 살아가야 한다. 그렇게 진화하는 힘을 위해 이 책이 씌어졌다. 경북의 3개 군과 강원의 1개 군을 잇는 길로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전 국민의 길로 만들어졌음을 함께 기억하고자 한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길이라는 인식에 익숙하지만, 사실 길은 유지, 관리에 손이 많이 간다. 탐방객이 어쩌다 버리는 쓰레기도, 거센 비바람과 날카로운 번개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탐방객은 자주 걸으면서 길이 자연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발자국을 남기고, 주민들은 봉사자로서 유실된 길을 복원한다. 이 책에서 오지에 속해 있는 길은 마을의 힘으로 유지됨을 알게 한다.
길도 경제적 자원이다.
방문객 카운터 기계가 나타내는 수치를 기준으로 매년 80만 명 이상의 탐방객이 외씨버선길을 찾는다. 탐방객은 800억 원을 이 지역에서 소비하고 있다. 사람들이 찾아오는 발길은 땅값도 조금 올려놓고 있다. 지역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외씨버선길은 온천과 연결되기도 하고, 맛있는 닭백숙탕집과 연결되기도 한다. 걷다가 지칠 즈음에 들어가 볼 박물관들도 많다. 고택으로 연결된 길은 만석지기 부잣집 사랑방을 숙소로 사용할 수도 있음을 알게 한다. 탐방객들은 집으로 돌아가면서 영양의 고춧가루를 사간다. 이 책은 그런 연결고리를 왜 만들어 냈는지, 어떻게 해냈는지, 어떤 성과가 나고 있는지 설명한다.
길은 심리적 자원이다.
이 책에서는 외씨버선길을 고향의 원형이라고 부른다. 고향의 옛 모습과 정서가 훼손되지 않은 채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 광경을 실제로 접하고 가슴이 벅차오르는 경험을 기록하고 있다. 한 동네에서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이 어릴 적 학교 가던 길, 읍내 가던 길, 마실 길들을 기억하고 전해준다. 마을 사람들은 곡괭이와 삽을 들고 옛길 복원에 동참한다.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이 외씨버선길을 만든 사람들을 만난다. 문명의 때가 타지 않은 자연과 주민들을 만나 인심을 경험하는 순간들이 이 책에 실렸다. 눈물을 쏟을 뻔한 감동을 적고 있다. 밋밋한 도시생활에서 설렘과 따스함으로 새로운 에너지를 얻기란 쉽지 않은 점을 직면하게 한다.
자신의 커리어와 마주하는 열정 기억
외씨버선길을 만든 사람들이 반추하는 기억에는 그들의 커리어가 들어 있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그들이 어떻게 일했으며, 함께 하는 공동체를 어떻게 만들어 갔는지 알게 한다. 돌아보면 돌아볼수록 보람 있던 업무들을 다시금 마주한다. 그들이 해온 일들이 십 년 동안 어떤 산출물로 나타나고 있는지 들여다보는 시간은 앞으로의 커리어 축적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옛길을 헤매며 다닌 기억들, 자신의 소유지를 통과하는 길을 만들겠다는 얘기를 듣고 반대하는 주민들을 설득하던 시간들, 주민들과 흙투성이가 되어 비탈길에 지지대를 심고 돌을 고르던 날들이 있다. 이렇게 준비했어요 하고 보여주려고 초청한 외부손님들과의 첫걸음도 기억한다. 서울역 회의실에서 외씨버선길 탐방기차를 운행하기 위해 긴 회의를 하며 서로의 의견을 조정하기도 했다. 그 모든 진행들이 길 조성에 참여한 사람들의 업무였고, 그 업무를 통해 일하는 방법이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되고 있었음을 적고 있다.
[책 속에서]
저는 7년 전 이맘때 외씨버선길과 첫 인연을 맺었습니다. ‘외씨버선길과 협동조합’이라는 강의 주제로 주민들과 머리를 맞댔습니다. 그 자리에서 여러 협동조합들이 외씨버선길을 매개로 다양한 사업을 벌이는 꿈을 나눴습니다. 외씨버선길이 마을과 마을, 사람과 사람을 잇는가 하면, 여러 협동조합들이 생겨나 주민들의 삶과 지역경제를 더 낫게 하는 동력이 되기를 기대했습니다. . (6쪽)
외씨버선길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맑은 자연. 영양에 들어서면 그것이 어떻게, 왜 자랑인가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논두렁에는 메뚜기, 개울에는 다슬기가 발에 밟힐 정도로 많다. 밤이면 반딧불이가 날아다닌다... 영양 구간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곳은 두들마을과 조지훈시인의 생가가 있는 주실마을. ‘장계향 음식디미방'으로 유명한 두들마을은 기와집들로 빼곡히 들어차 있다. 고택에서 잠을 자고 새벽에 일어나 유서 깊은 동네 골목길을 산책하는 맛이 여간 좋은 게 아니다. (22~23쪽)
다른 지역의 사업들은 주로 지역산업육성, 기반시설 확충 등 HW 사업에 초점을 두고 있었지만, 외씨버선길 사업은 지역의 생태적, 인문학적 자원을 활용한 주민참여를 강조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동 사업은 경상북도와 강원도에서 상대적으로 발전도가 낮은 봉화, 영양, 청송, 영월, 4개 군이 추진주체라는 점, 백두대간에 위치한 청정 자원과 더불어 인문학적 자원 등을 길 만들기에 적극 활용한 점, 사업초기부터 지자체 및 지역 주민의 큰 관심과 참여 속에 지역의 내부역량과 외부 전문가들의 힘을 잘 엮어 낸 점 등이 매우 인상 깊었다. (36쪽)
외씨버선길은 성찰과 치유의 길이다. 길은 우리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 준다. 고즈넉한 길에서 자신을 만나고, 원래 그대로의 자연을 만날 수 있다. 시간의 향기도 맡을 수 있다. 스페인 순례길 ‘산티아고’가 아닌 외씨버선길 240km 완주를 꿈꾸는 이들이 더 많아지는 그 날이 머지않길 희망한다. (55쪽)
징검다리 놓는 작업을 하면서도 배운 것이 있다. 네모난 큰 돌을 강바닥에 그냥 놓는 것이 아니라 약간 돌려서 모서리가 물살을 견디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야 흐르는 물 마찰이 적어 오랜 시간 떠내려가지 않고 견딜 수 있다고 했다. 치유의 길을 조성할 때 계곡을 건너는 다리를 주민들의 아이디어로 긴 통나무를 엮어서 튼튼하게 만들었는데 통나무다리는 자연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다리였다. (76쪽)
외씨버선길 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오면 늘 후유증에 시달렸다. 서울 초입부터 차가 막히는 데다 빈공간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빽빽한 도심과 탁한 공기로 인해 숨이 턱턱 막혔기 때문이다. 공기 맑고, 인구밀도 낮고, 먹거리 풍부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는 그곳이 신기루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외씨버선길 지역에 사는 분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자연을 누리는지, 얼마나 건강한 환경에 둘러싸여 있는지, 부디 아시면 좋겠다. (93쪽)
길을 걸으며 여러 마을, 여러 풍광을 지나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걸으며 무얼 버려야 할지 선택하기도 하고 무얼 담아야 할지 배우기도 한다. 외씨버선길을 걷는 것은 나에게 그런 과정적 의미도 있었고 나에게 소소한 행복을 주기도 하였다. (107쪽)
13년째 도보여행 길을 내고 운영하는 길지기를 하면서 깨달은 진리 가운데 하나는 ‘길은 살아있는 생명체여서 사랑받을수록 아름다워진다’는 사실이다. 사람의 발길이 뚝 끊겼던 숲을 이어 처음 길을 내면 바닥도 길 주변의 풀섶도 설익은 풋내가 나게 마련이다. 그러나 한 사람이 걷고 두 사람이 걷고 여럿이 걸으면서 길은 점점 길의 꼴을 갖추어간다. (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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