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밖에 바간에서 유명한 것으로는 칠기 산업과 전통 우산이 있다.
이곳은 바간 왕조 시대부터 현재까지 칠기 그릇 산업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주재료인 대나무는 수백km 떨어진 서북부 친주에서 생산되는데, 벌목한 대나무를 거대한 뗏목 형태로 만들어 친드윈 강과 에야와디 강을 통해 바간으로 수송해 온다.
칠기 그릇 제조 과정은 먼저 대나무를 종잇장처럼 얇게 벗겨낸 뒤 말총으로 감거나 엮어서 여러 가지 그릇이나 공예품의 기본 형태를 만든다. 다음에는 광택을 내기 위해 우리 나라의 옻칠과 흡사한 따요(땃시라는 나무의 수액에서 얻음)라는 도료를 바른다. 그런 다음 맑은 물로 씻어가며 세척, 연마 작업이 이루어지는데, 위의 모든 과정이 일곱 번 이상 거듭된 뒤에 다시 칠을 하고 색깔을 입힌다. 마지막으로 표면에 무늬를 조각하거나 금분을 입혀 완성하기까지 복잡하고 오랜 공정이 모두 수작업에 의해 이루어진다.
또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전통 우산도 아름답다. 우리도 어린 시절에 편리한 비닐 우산이 등장하기 전, 이와 비슷한 재료와 형태로 만든 종이 우산을 쓰고 다닌 적이 있다. 기름 먹인 질기고 두툼한 종이에 대나무를 쪼개어 살을 만든 투박스런 것이었다.
바간에서 만들어진 종이 우산은 재료는 비슷하지만 우리의 옛것보다는 훨씬 맵시 있고 예쁜 것이다. 여러 가지 색상의 우산 바탕에 무늬와 문양도 다양하고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연중 더운 이 나라에서는 꼭 비오는 날이 아니더라도 뜨거운 햇볕을 피하는 데에도 유용할 듯하다.
밤 거리에서 멋진 우산 가게를 발견하고 아리따운 주인 아가씨를 모델로 하여 담은 사진은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겨 무척 마음에 드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