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만에 시청률 23.4% 기록… 극중 ‘다나까’ 말투 온라인서 화제
中사이트 동시방영… 조회수 1억 넘어
지난달 24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수목 오후 10시)를 두고 남긴 시청자의 한마디. 젊은 남녀의 사랑을 담은 멜로드라마에 많은 시청자가 빠져들고 있다. 3회 만에 시청률 23.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지난해 ‘용팔이’의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21.5%)을 넘긴 ‘태양의 후예’는 케이블 채널의 전유물로 여겨진 화제성까지 잡았다. ‘…하지 말입니다’ 등 드라마 속 ‘다 나 까’로 끝나는 딱딱한 군대 말투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장식하는 유행어가 됐다.
이 드라마의 중심축은 남녀 간의 멜로. 하지만 여타 멜로와 수준이 다르다. 이야기의 주 무대는 가상 재난지역으로 설정된 ‘우르크’. 특전사 장교 유시진(송중기)은 파견부대 중대장으로, 의사 강모연(송혜교)은 의료봉사단을 이끄는 팀장으로 이곳에 발을 딛는다. 이미 한국에서 짧은 만남과 헤어짐을 가진 뒤 운명처럼 재회한 이들은 그곳에서 ‘쫄깃’한 사랑을 나눈다. 살상무기 지뢰도 두 사람을 잇는 소재가 된다. 시진이 “지뢰를 밟았다”고 모연에게 농담을 던지자, 실제로 받아들인 모연은 곧 죽을 듯 울먹인다. 그런 모연에게 시진은 “내가 대신 밟고 죽겠다”며 남성미(?)를 발산하며 마음으로 한 발짝 다가선다. 가상 재난지역이지만 실제 촬영지가 그리스인 화면의 자연 풍경은 눈을 청량하게 한다. 범접하기 힘든 소재를 활용한 미지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사랑 이야기에 신비함과 설렘이 느껴진다.
멜로드라마이면서 액션도 빠지지 않는다. 초반을 강렬하게 장식한 장면은 시진이 북한군 전사와 어둠 속에서 단검 하나 들고 펼치는 격투. 그의 활약에 북한군도 꼬리를 내린다.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군대식 말투도 친근하게 입에 감긴다. 특전사 사령관 딸이자 여군 장교 군의관 윤명주(김지원)와 특전사 부사관 서대영(진구) 간의 로맨스도 ‘남자 신데렐라’의 탄생을 기대케 한다.
‘태양의 후예’는 100% 사전제작 드라마로 지난해 6월부터 6개월 동안 촬영을 진행했다. 16부작으로 완성된 드라마에 그간 한국 드라마의 병폐로 지적된 ‘쪽대본’ 걱정은 없다. 한류스타 송혜교가 3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했고 군에서 제대한 송중기가 복귀 첫 작품으로 선택해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상속자들’(2013년) ‘시크릿 가든’(2010년) 등을 집필한 김은숙 작가와 ‘비밀’(2013년)을 연출한 이응복 PD가 손잡아 작품성에 대한 기대도 높은 편.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