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들을 둘러싸고 **"금융 본연의 고유 역할(생산적 자금 공급과 혁신 지원)을 방기한 채 손쉬운 가계대출과 이자 장사에만 안주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게 높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은행권 내부나 금융 시장의 시각에서는 **"엄격한 건전성 규제와 리스크 관리 체계 속에서 시장 환경에 적합하게 대응하는 과정일 뿐"**이라는 반론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이 논쟁의 핵심을 양측의 시각에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1. "고유 역할을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 (비판적 시각)
은행의 본래 역할은 **'위험을 감수하고 기업의 성장성과 혁신성을 평가하여, 자금이 필요한 생산적 분야로 돈을 흘려보내는 것(자원 배분의 효율화)'**입니다. 비판 측은 현재 은행들이 이 역할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 **손쉬운 주담대와 이자 장사 집중**
손실 위험이 적고 담보가 확실한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정책보증대출** 등 가계대출 위주의 영업에 몰두해 왔습니다. 이로 인해 대출 자산의 상당 부분이 실물 경제의 생산성 향상보다는 **부동산 가격 부풀리기**로 유입되었다는 지적입니다.
* **기업 및 모험자본 공급 축소**
기술력은 있지만 담보가 부족한 스타트업,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신용대출이나 모험자본 공급에는 소극적입니다. 결과적으로 자금의 물꼬가 미래 성장 동력보다는 안전 자산(부동산)에만 쏠리는 **자금 배분의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 **역대 최대 이자 이익과 성과급 논란**
고금리 국면에서 기준금리 인상분을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에 빠르게 반영해 사상 최대의 이자 이익을 거두고, 이를 바탕으로 대규모 성과급과 퇴직금을 지급하면서 **'포용적 금융'이나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 2. "시장 원리와 건전성 규제에 충실할 뿐이다" (은행권의 입장)
반면, 은행들은 **글로벌 금융 규제와 주주가치 제고, 리스크 관리**라는 한계 내에서 최선의 자율 영업을 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 **엄격한 건전성 규제 (바젤III 등)**
금융당국은 은행에 매우 엄격한 BIS 자기자본비율 및 대손충당금 적립을 요구합니다. 담보가 없거나 위험도가 높은 중소기업·혁신기업 대출은 가중치(위험가중자산)가 높게 설정되어, 은행이 섣불리 대출을 늘리면 건전성 지표가 악화됩니다.
* **예금자 자금 보호와 신용 리스크**
은행의 자금은 자기 돈이 아니라 **국민(예금자)의 돈**입니다. 수탁자 책임(Fiduciary duty)을 지닌 은행이 원금 손실 위험이 큰 유망 기업에 무턱대고 대출하는 것은 예금자 보호 원칙에 위배될 수 있습니다. (위험 자본 공급은 은행이 아닌 증권사·VC 등 자본시장의 역할이라는 논리입니다.)
* **부동산 PF 및 기업 대출 리스크 증대**
경기 둔화와 금리 변동성 확대로 인해 기업 연체율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무리한 기업 대출 확대는 금융 시스템 전체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존재합니다.
## 3. 핵심은 '생산적 금융'으로의 구조적 전환
결국 이 문제는 단순히 은행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때문만은 아니며, **제도적 유인 구조와 규제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동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정부와 금융당국 역시 단순한 대출 압박을 넘어 다음과 같은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 **기술신용평가(TCB) 및 동산담보대출 활성화:** 부동산 담보가 없어도 기술력과 특허, 재고자산 등을 평가해 대출을 해줄 수 있는 인프라 구축
2. **모험자본 투자 규제 완화:** 은행이 자회사를 통해 벤처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위험가중자산(RWA) 적용 규제 개선
3.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가계대출 관리 강화:** 은행이 가계대출을 통해 벌어들일 수 있는 이익의 한계를 설정하여 자연스럽게 기업 대출로 눈을 돌리도록 유도
> **요약하자면**
> 현재 은행들이 **가계부채와 주택담보대출에 과도하게 의존하며 생산적 금융 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타당한 면이 많습니다. 다만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은행의 자발적 변화뿐만 아니라, **은행이 위험을 감수하고 기업 대출을 늘릴 수 있도록 금융 규제 체계를 개편하는 정책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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