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선악은 공존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가 세상에 존재하는 한 변함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의 역사가 크게 보면 이 둘의 권력 싸움이기도 합니다. 착하게 사는 사람들이 보다 편하고 안전하게 살기 위해서 악을 물리치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나쁜 사람들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하나 없어지면 또 다른 사람이 나타납니다. 그러니 싸움은 부단히 이어지는 것이지요. 이렇게 저렇게 막아보려고 법도 많이 만듭니다. 그러면 그 법망을 피하는 다양한 방법도 개발됩니다. 그러나 가장 편하게 확실하게 자기 영역을 차지하는 방법은 선하다는 쪽의 권력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그들의 권력을 이용해서 자기 영역의 안전과 확장을 도모합니다. 그리고 가능한 한 최고에 가까운 권력자를 자기편으로 포섭해야 유익합니다.
남 무서운 줄 모르는 스피드광, ‘정재철’ 그는 대단한 사업가입니다. 그리고 ‘제 멋대로’입니다. 한 마디로 무서운 게 없는 사람입니다. 카 레이서답게 운전합니다. 물론 경기장에서 그렇게 하는 것은 상관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일반 도로에서 그렇게 운전하는 것은 위법입니다. 위법 정도가 아니지요.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어쩌면 사고를 저지르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는 일입니다. 그런 속력으로 달리다 사고가 나면 사람을 해칩니다. 인명 살상행위가 됩니다. 살인행위나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일을 저질러놓고 붙잡혀도 용케 빠져나간다는 것이지요. 쟁쟁한 변호사들을 거느리고 법정 다툼을 벌입니다. 더구나 수사를 총괄하는 책임자를 자기편으로 안고 있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뻔한 일이기도 합니다.
이런 못된 놈을 잡으려다 오히려 거꾸로 걸려 넘어집니다. 그래서 엘리트 경찰이라 자부하던 ‘은시연’이 한직으로 좌천됩니다. 소위 ‘뺑반’이라는 곳입니다. 뺑소니 전담반이라고 하는가요. 초라한 사무실로 출근합니다. 한숨부터 나옵니다. 그런데 그곳 책임자를 보며 다소 위로(?)와 안정을 찾습니다. 언니뻘 임신한 여성입니다. 보기와 다르게 일 처리에는 매우 능숙하며 속도감이 있습니다. 곧바로 사건이 터집니다. 현장으로 가는데 협력자가 동행합니다. 그런데 이 젊은이는 도대체 뭘 하는가 싶습니다. 조금 모자라 보이기도 하고 뭔가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말인즉 사건을 정말 ‘감’으로 짚어 나갑니다. ‘원래 그렇게 매뉴얼 없이 수사하니?’ 시연 수사관은 매우 비과학적이라 판단하는 것이지요.
정상 궤도에서 놓친 저 나쁜 놈을 어떻게든 잡고 싶습니다. 조금은 귀태가 나는 검사가 그래도 조금은 힘이 되어줍니다. 검사 ‘기태호’ 돕고는 싶은데 막나가는 일에는 따라가기 어려워합니다. 감으로 수사해가는 햇병아리 같은 순경 ‘서민재’와 베테랑 수사관 은시연의 조합은 어쩌면 불협화음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직관과 이성의 조합이라고나 할까요? 더구나 이 어설퍼 보이는 민재가 자동차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 인재입니다. 그런 사연이 물론 숨어 있습니다. 어느 날 그의 집까지 동행합니다. 그런데 오래 된듯한 카센터입니다. 주인은 한쪽 다리에 장애를 가진 노인입니다. 민재가 자기 아버지라고 소개합니다. 곁에서 레커차 기사와 보조자가 귀뜸 해줍니다. 친아버지는 아니라고. 그러나 혈연 이상의 끈끈한 관계로 맺어져 있습니다. 그런 사연은 이야기 속에서 나옵니다.
사업가이면서 스피드광인 정재철과 수사관들의 쫓고 쫓기는 현장이 연출됩니다. 그리고 사이사이 이 못된 사업가의 막된 언행들이 나옵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권력 가진 자의 갑질입니다. 자기 사업장에서뿐만이 아닙니다. 닥치는 대로, 예를 들어 도로에서 경쟁하는 듯싶은 상대방의 외제차도 가차없이 박살을 냅니다. 뭘 믿고 저러지? 그럴 만한 든든한 배경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민재의 조금은 어설프지만 정밀한 수사에 시연도 차츰 인정하고 협력합니다. 사실 그렇게 어설픈 말단 순경이 아니지요. 사건이 확대되고 수사가 좁혀지고 범죄자가 확정이 되면서 숨어있던 실력이 드러납니다. 이야기가 진전되면서 재미가 확장되는 것이지요.
사실 그 동안 경찰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는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매우 굵직굵직한 범죄조직과의 전쟁 이야기입니다. 마약이나 갱단 또는 인신 매매단 아니면 내부 비리 문제 등입니다. 교통경찰의 문제는 어쩌면 변두리 그다지 크지 않은 문제였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과속은 말 그대로 폭력이고 살인행위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제가 새롭습니다. 뿐만 아니라 악은 대부분 상대방 속에 자기 권력의 비호자를 만들어 놓는다는 것은 그대로 따릅니다. 자기편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적의 편입니다. 하지만 그를 적발해내는 것이 임무가 아닙니다. 그러니 알고도 넘어갈 수밖에 없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많은 레카차들이 현장으로 달려갑니다. 견인해가면 돈이 됩니다. 그러니 사고 사실도 그 정보를 먼저 알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경찰이기도 하지요. 그러니 이 또한 서로 긴밀한 협조(?)가 필요합니다. 어떻게 경찰의 통신을 모두 공유할 수 있는지 대단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또 반대로 경찰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구나 싶습니다. 범인 도주를 방해해줄 수 있는 협력자가 되는 것이지요. 길목마다 레카차로 차단합니다. 거 참! 이래저래 서로 돕고 사는 겁니다. 소재가 새롭고 배우 ‘류준열’의 연기도 볼 만합니다. 영화 ‘뺑반’을 보았습니다.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복된 주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