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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아르코극장에서 연극 "레미제라블"을 보고 왔습니다. 뮤지컬로 워낙 유명하고 올초 영화로도 상영되어 과연 연극은 어떻게 표현되었을까 무척 기대하면서 보았어요. 장르마다 그 특성이 있듯이 연극으로 보는 "레미제라블" 또한 개성 넘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극에서 보기 드물게 많은 배우들이 출연하여 무대가 꽉 차고 스토리와 연출력, 단연 남녀노소의 배우들 연기가 돋보이는 걸작이었습니다.
1막은 장발장이 그에게 주어진 환경때문에 악인에서 선인으로 변해가는 동기가 제공되는 부분에 촛점이 맞추어져서 다소 어둡고 뮤지컬에 익숙함 때문인지 노래가 거의 없는 연기에 약간 지루한 느낌도 있었지만 장발장의 내면 연기가 돋보이고 비루한 인생을 살아가는 팡틴의 삶은 소외되고 억눌린 민중의 삶을 적나라하게 잘 보여주었어요. 2막에서는 장발장의 베푸는 삶과 프랑스 혁명의 모습이 잘 표현되었는데 특히 바리캐이드 장면은 오고가는 총성소리와 삶과 죽음의 절박하고 애절한 모습들이 보는 내내 긴장하며 몰입되는 최고의 장면을 선사했습니다. 자신들 스스로를 불쌍한 사람들이라며 합창하는 모습은 한편 의연하면서도 한편 처절한 민중의 진한 울부짖음이었습니다.
오늘의 캐스팅인데요. 이 연극이 50대 배우들이 주축이 되어 구성되었기때문에 노련한 연기파 배우들이 많은 것 같았어요. 대사 하나하나에 힘이 실리고 중후한 품격 이 느껴지는 중견 배우들이 연기가 너무나 좋았답니다. 특히 자베르 역 하신 차재성 배우의 연기는 얼굴표정도 그렇고 악의 화신 역할을 정말 잘 하시더라고요. 언뜻보면 외국배우같은 개성있는 마스크에 카리스마가 대단!!!
여러세대를 아우르는 배우들이 출연하여 좋더라고요. 특히 아역들의 연기가 돋보였는데 혁명군에 참여해 큰 몫을 한 가브로슈 역을 한 꼬마가 잊혀지질 않네요. 마리우스와 코제드도 좋았지만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죽음으로 보답한 에포닌의 마리우스에 대한 안타까운 사랑이 너무나 슬픈 여운을 남깁니다.
오늘이 첫공연이었는데요. 뮤지컬이나 영화보다 훨씬 가깝게 느껴지고 가슴 뭉클해지는 연극 "레미제라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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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행복한 하루 원문보기 글쓴이: 권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