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출장을 가는 길에 조금 일찍 집을 나서 광덕사를 들렀습니다.
이책, 저책에서 호두나무가 하도 유명하다길래...
더더욱 결정적이었던것은 여행전문가가 '가을 산사로의 초대'라는 제목으로 추천하는 코스더군요.
천안의 호도과자를 명물로 만들게된 시조가 된 나무가 있는 절이니 꼭 보고싶기도 했고요...
광덕사 일주문을 지나자마자 저희들을 가장 먼저 맞이한나무는 호두나무가 아니고 느티나무였습니다.
아담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서 호두나무는 어딨나 찾다보니 가을의 정취의 대표주자,
까치밥을 매단 감나무가 한눈에 들어오더군요.
대웅전으로 들어가는 보화루 앞 오른쪽으로 계단 옆으로 700년되었다는 그 호두나무 등장!!
광덕사 호두나무는 고려시대의 반역자이자 간신인 유청신(본명 유비)이 원나라로부터 들여온 나무랍니다.
어릴적에 중국에가서 몽골말을 배워 능란하게 구사할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충렬왕때부터 승승장구한 인물이었는데,
원나라 사신으로 드나들면서 원나라 황실에 고려를 직접다스려달라는 청을 올리는 이른바 '입성책동(立省策動)'을 벌여
우리나라를 정동성이라는 일개 성으로 개편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는군요.
그리고는 충숙왕때에는 원나라에 머무르면서 심왕을 고려의 왕으로 옹립하려는 모반을 모의하기까지...
다행히 충신들의 결사반대로 그의 음모는 실패로 돌아가고
그는 고향에 돌아오지못한채 원나라에서 죽음을 맞이하게되었답니다.
그 간신배인 유청신이 원나라를 자주 드나들면서 호두맛에 반해 충렬왕때(1290년)
호두나무의 묘목과 씨앗을 가져와 씨앗은 천안 광덕면 고향집에 심고
묘목은 광덕사에 심어 우리나라 전지역에 퍼지게 했다는 군요.
그런데 천안의 호두가 오늘날처럼 명성을 얻게된 것은 유청신의 호두나무 도입이후
1934년에 이르어 이 지역에서 제과점을 경영하던 조귀금(작고)씨가
호두 모양을 본따 호두를 첨가한 호두과자를 탄생시킴으로서
호두를 천안명물로 자리를 굳히게 된 것이랍니다.
700년 되었다는 호두나무를 쳐다보고, 만져보고, 급기야 옆에서서 사진을 찍다가
나무를 사랑할줄 모르는 발칙한 행동을 했다며 어떤 보살님(?)한테 혼나고...
대웅전으로 들어섰더니 삼층석탑과 계단초입의 석사자가 우리를 맞이하였습니다.
대웅전 뒤쪽으로는 절 입구에 있던 느티나무만큼은 나이를 먹었음직한 느티나무가 커다란 수술흔적을 가진채
떡--- 하니 버티고 있더군요.
대웅전을 지나 명부전을 지나니 우산모양의 아담하고 멋진 세열단풍이 멋진 자태로 서있고...
비구니스님들이 수도하는 곳이라 단아한 멋을 지닌곳이라하더니 명부전 뒤쪽에 겨울양식으로 시래기를 널어놓은 폼이
정갈하고 세심한 아낙의 손길은 수도자들도 예외는 아니구나하는 느낌이 들게 했습니다.
광덕사 호두나무는 보화루 앞 한그루에 그치지 않고 종무사 옆에서도 멋진모습으로 자라고 있었습니다.
광덕사를 한바퀴 둘러보고 명부전 뒤쪽에 있는 약수를 한모금 들이키니 그 시원함이란...
물흐르는 끝부분에 누가 올려놓았는지 초록색 잎이 앉아있어 물맛을 훨씬 좋게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첫댓글 고즈넉...차분함...산사의 늦가을은 겨울 채비 끝난 여유로움이네요. 호두나무 이야기까지 ...감사드려요~
광덕사의 세열단풍 홍엽이 날 오라 손짓하네.....Ha~ha~a 숲향기님은 의술만 좋으신 줄 알았는데 카메라 기술이 아마츄어급은 아닌 듯 싶습니다. 삼층석탑의 선을 잡으신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랬습니다. 언제나 나도 저런 프로급이 되려나.....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