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으로 이사하기전, 대박리에 살때 동네분의 어처구니없는 욕심으로
청양보호소는 홍수피해를 당했어요.
장마만 생각하면 , 잊을래라 잊을수 없는 무서운 경험이 있어요.
한밤중, 콜콜 자고 있는데 애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서 벌떡 눈을 떴는데
이미 견사에 물이 많이 들어왔고 계속 무서운 속도로 들어오고 있었어요.
처음 만든 견사가 좁아서 계단식으로 된 아랫쪽에 견사를 만들어서 약 백여 마리들이 살았지요.
지대가 낮은 그쪽 울타리 쪽에 만든 뚝이 센 물살을 견디지 못하고 뚫려버렸어요.
너무 놀라고 당황해서, 우선 소장님부터 불러댔고 갑자기 닥친 놀라운 상황에
소장님도 잠시 어리둥절 했어요.
나보고 높은건 다 찾아서 갖다놓고 그위에 애들부터 올려놓으라고 하고선
소장님은 연장을 찾아서 뚝있는데로 갔는데 워낙 비가 계속 퍼붓어서 뚝을 쌓는일도 힘들었지요.
몇시간동안 사투를 벌인끝에 가까스로 터진 부분을 막았고 더이상 물은 안들어 왔는데
이미 들어온 물들은 나갈 생각을 안하는거에요.
황토물이 쏱아져 내려와서 배수로를 다 막았던 거지요.
물바다가 되버린 견사에서 실강이를 하다보니 환해졌고 그때야 물빼는 작업을 하기 시작했고
난 , 청양이 물바다가 됐다고 회원님께 이사실을 알렸어요.
거의 수습이 된 상태였는데,
놀라신 회원님들이 거기에 가서 도와야하는 상황이냐고 묻기에
어느정도 해결됐으니까, 마른 이불들을 많이 보내달라고 했어요.
애들은 물에 빠진 쌩쥐같은 꼴을 하고선 무서워서 떨었어요.
일일이, 애들 몸부터 닦아주고 윗견사 쪽에 있던 이불을 가져다 새로 갈아주고 난다음
남은 뒷정리들을 하느라고 엄청 애먹었지요.
이제, 배수로 속에 막힌것 다 뚫고 한숨 돌리게 되니까,
그동안 홍수에도 끄떡 않던 보호소에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원인을 알려고
산에 올라갔다, 놀라운 사실을 알아냈어요.
멀쩡한 나무를 베어내고 고구마 밭을 일구려고 산 중턱을 아예 민둥성이로 만들었어요.
당장, 그사람을 알아내서 찾아가서 따졌어요.
바로 산밑에 사람과 강아지들이 많이 살고 있는걸 알면서 다 죽이려는 작정이었냐고
엄포를 놓고 가서 보라고 했더니 그 부부가 겁에 질려서 미안하다고 연신 머리를 숙였어요.
뉴스에서나 저지대 물난리 장면들을 봤는데, 막상 당하니까 정말 순식간에 물에 잠기더군요.
옛말에, 불이 나면 타다 남은 조각이라도 있지만
물난리엔 모든 것들이 다 쓸려 내려가서 흔적도 없다고 하쟎아요.
싯누런 황토물 속에 애들 다 어떻게 되는줄 알았어요.
여기에 견사 지으려고 소장님이 왔다갔다 할때,
사진에 보이는 대문 밖, 주차장으로 쓴는 곳에, 학생들이 캠핑 와서 텐트를 쳤나봐요.
그래서 , 장마철에 이런 곳에 텐트를 치면 위험하다고 하면서
잠자는 동안에 비가 갑자기 쏱아지면 물바다가 된다고 말해주니까
고마워 하면서 텐트를 걷어서 철수 했대요.
나무가 얼마나 소중한지, 함부로 나무를 베선 안되는것, 저지대의 홍수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직접 겪어 보니까, 피부에 와닿는것 같아요.
그래서 , 특히 산 속에 있는 보호소는 배수로를 확실하게 잘 점검해야 돼요,
청양보호소가 한번 그런 경험을 했기땜에
더더욱 배수로를 신경쓰고 있고 이번에도 총체적으로 점검할거에요.
산에서 같이 따라내려오는 흙과 잔 돌들이 배수관에 끼거든요.
장마철, 특히 한꺼번에 비가 엄청 많이 쏟아질땐,
소장님은 잠을 제대로 잘수 없답니다.
혹시라도, 하는 마음에 우비와 장화신고 한밤중이라도 보호소를 순찰 돌아야 하니까요.
대박리에서도 그 부부들이 말썽을 안부렸다면, 아무 일이 없었을 거에요.
여긴, 특히 산속에 꼭 박혀 있어서
언제 기상이변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니.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