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안에서 평안하십니까? 제주동부교회 정광화 목사입니다.
금년도는 제주 선교 100주년이 되는 해이자, 우리 교회가 창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이기풍 선교사에 의해 제주도에 복음의 첫 씨앗이 뿌려진 이래 한 뿌리에서 자라나온 성내교회(기장)와 성안교회(통합)가 함께 창립 10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한국교회사 전체를 통틀어서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교회가 그리 흔치 않은 것을 생각할 때, 그리고 어려움 속에서도 100년을 하루같이 지켜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오늘이 있기 까지 애쓰고 수고하신 믿음의 선진들의 노고를 생각할 때, 하나님 앞에 감사와 찬송과 영광을 돌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목회 중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다는 것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일이 아니기에 개인적으로 무척 영광스럽게 생각은 했지만, 막상 100주년을 맞이하고 보니 “준비를 소홀히 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지 않을까?”, “그 동안 교회를 위해 수고하신 모든 믿음의 선진들의 이름에 누를 끼치지 않을까?”, “기대를 가지고 우리 교회를 바라보는 지역사회에 실망을 주지 않을까?”, 또한 “교우들에게 무의미한 행사가 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앞서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직도 몇몇 행사들이 남아 있긴 하지만, 100주년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창립기념예배를 마치고 보니 잘된 것도 있는가 하면 한편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았다고 생각하기에 궁금해 하는 전국의 동역자들에게 소식도 전할 겸 앞으로 100주년을 앞두고 있는 교회들에겐 미력이나마 제 경험이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 글을 회보에 개제하고자 합니다.
100주년 중점사업과 현황
부임해서 적응할 겨를도 없이 100주년 행사라는 역사적 사건에 직면하고 보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눈앞이 아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기도하는 가운데 전임자가 세워 놓은 계획들을 재검토하고, 100주년 행사를 치룬 교회들로부터 자문을 구하고, 또 우리와 더불어 100주년을 기념하는 노회와 연합기관들과의 공조를 생각하면서, 하나하나 계획을 수립해 나간 결과 아래와 같이 중점사업을 펼치기로 당회에서 결정하였습니다.
첫째로, 외부에 알려진 것과 달리(도표 참고) 우리 교회가 성내, 성안교회와 더불어 같은 뿌리에서 나온 제주도 최초의 교회라는 사실을 대내외에 알림으로 역사를 바로 세우고 제주도의 장자교회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회복한다. 둘째로, 100주년은 두 번째 희년에 해당하는 만큼 희년정신에 입각하여 교회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숙원 문제들을 해결함으로서 교인의 화합을 도모 한다. 셋째로, 100주년사를 편찬한다. 넷째로, 100주년을 맞이해서 역사적인 사료들을 수집, 정리, 전시한다. 다섯째로, 새로운 100년을 맞이하면서 교회 비전을 새롭게 정립하고 장. 단기 교회 발전 계획을 수립한다. 여섯째로, 100주년을 맞이해서 기념이 될 만한 사업을 전개한다(총회, 노회, 그리고 이웃 성내교회가 힘을 합쳐 제주도 중문단지에 개척교회를 세움.) 일곱째로, 함께 100주년 행사를 치르는 노회, 다른 교회, 연합기관들과 중복되지 않은 범위 안에서 신앙집회, 찬양제, 기념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한다. 여덟째로, 내부 부흥회를 통하여 새롭게 신앙의 진작을 꽤하고 이를 교회의 양적, 질적 도약의 계기로 삼는다. 아홉째로, 100주년을 앞두고 교회 내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한다. 열째로, 창립주일 당일 어린이들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함께 동참하는 기념예배를 드림으로 공동체 의식을 고양하고 새로운 비전을 공유한다. 열한째로, 이기풍 선교사의 유가족들을 찾아본다. 열두째로, 홈 커밍데이(Home Coming Day)를 실시한다. 열셋째로, 성내, 성안교회와 더불어 교회와 교단을 초월한 연합100주년 행사를 실시하여 분열된 한국교회에 경종을 울린다. 열넷째로, 언론을 통하여 지역 사회의 관심을 환기 시킨다. 열다섯째로, 우리 고장에서 열릴 교단총회를 앞두고 제주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교회로서 걸 맞는 역할을 감당한다. 열여섯째로, 100주년맞이 기념비를 세운다.
그리고 이러한 중점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추진방법으로는 첫째로, 모든 행사를 추진하는데 필요한 적정예산과 헌금계획을 수립한다. 둘째로, 행사추진을 위해 위원회를 구성하고 분야별로 그 책임을 맡아 수행한다. 셋째로 매 당회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할시 수시로 모여 점검한다. 넷째로 모든 계획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교인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설문조사를 실시하며 추진 상황을 그때그때 자세히 보고함으로 교인들의 적극적임 참여를 유도하는 것으로 정하고 모든 계획을 하나하나 추진해 나갔던바 그간 몇 가지 시행착오가 없지 않았고, 또한 대내외적 여건상 원래 계획으로부터 다소 변경이 불가피 했던 점도 있었지만 큰 문제없이 잘 진행이 되어 오늘에 이르렀음을 하나님 앞에 감사를 드립니다. 특별히 제주도 최초의 교회로서 역사적인 사실을 대내외에 알리고 그에 따라 온 교우들이 제주도의 장자교회 교인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회복한 점, 새로운 교회의 비전(4대 비전)과 장.단기 발전계획을 수립 한 점, 교회환경 개선 및 연초 성령 충만한 부흥회를 통해 교인들의 믿음을 새롭게 한 점, 희년 정신에 따라 홍성봉 목사님을 원로 목사님으로 모신 것, 총회와 노회와 성내교회와 연합하여 개척교회를 세운 것, 교회와 교단을 초월하여 성내, 성안 교회와 연합하여 한국교회 역사상 전무후무한 100주년 기념 연합예배를 드린 것, 이기풍 목사님 유가족들을 찾아 축하 메시지를 받고 소중한 자료들을 얻은 것, 어린이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함께 참여하는 창립기념 예배를 통해 비전 을 함께 공유하고 일체감을 새롭게 한 점, 홈 커밍데이를 실시한 것 등은 지금까지 진행된 100주년 행사를 통해 얻은 소중한 성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4월 중 노회와 함께 계획하고 있는 기념 세미나, 7월말에 있을 찬양제, 가을에 있을 교단 총회, 그리고 다른 연합기관들과 함께 계획하고 있는 몇몇 행사들이 남아 있습니다만, 이변이 없는 한 모든 행사들이 순조롭게 진행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성과 제언
지금까지 진행한 100주년을 기념행사들을 되돌아 볼 때, 미진했던 점이 없지 않았음을 생각하며 앞으로 100주년 행사를 앞두고 있는 동역자들에게 몇 가지 제 자신의 반성을 곁들여 제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로, 100주년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먼저 100주년의 중요성을 목회자가 온 교우들과 더불어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로 한 세기 동안 교회가 여러 가지 도전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존속해 왔다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와 수많은 믿음의 선진들의 피와 땀과 눈물 없이 불가능한 일이므로 거기에 대한 의미 부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모든 행사에 동기 유발이 제대로 되지 않는 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둘째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치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교회 일은 일주일 단위 혹은 한 달 단위로 흘러가는 것이 특징입니다. 제 생각에는 최소한 한 3년 전쯤부터 미리 준비계획을 세우고 하나하나 진행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날짜가 촉박하여 우왕좌왕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으니 명심해야 합니다.
셋째로, 100주년이 두 번 다시 맞이할 수 있는 그러한 기회가 아니 만큼, 그 기회를 교회의 새로운 발전과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넷째로, 가급적 기본계획은 목회자와 당회가 세우더라도 설문조사, 토론회, 부서별 행사계획 등을 통하여 모든 교우들이 주체가 되어 관심을 가지고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섯째로, 새로운 100년의 주인공은 언제나 차세대 청년, 청소년, 어린이들인 만큼 그들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행사에 동참하는 것도 동참하는 것이지만, 장학사업, 기숙사, 공부방, 교회교육에 대한 투자, 찬양제 등 교회 형편에 맞도록 차세대를 위한 행사나 사업계획이 반드시 있어서 과거만 되돌아보고 어른들만의 잔치로만 끝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여섯째로, 100주년 행사를 가지기 전에 철저한 고증을 통하여 100주년에 대한 역사적, 객관적 사실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애매하거나 잘못된 역사를 근거로 해서 100주년을 치르거나 지나친 자부심에 스스로 역사를 왜곡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100주년 행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100주년에 대한 이의가 제기되면 모처럼 맞이한 잔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일곱째로, 욕심이 앞서 교회 형편에 맞지 않는 무리한 계획을 세우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여덟째로, 계획을 진행하다가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때는 순발력이 있게 계획을 수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무리한 진행으로 당일 행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것 보다 그 동안의 노력이 아깝지만 수정하는 것이 더 은혜스러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홉째로, 형편과 처지가 다 같지는 않겠으나 더 많은 분들의 참석을 유도할 수만 있다면, 홈 커밍데이는 주일날 할 수도 있지만 평일 날 저녁에 가져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때를 빌어 새로운 100년을 위한 의미 있는 모금운동 같은 것을 곁들여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열째로, 교회만의 행사가 아니라, 교회가 속해 있는 지역사회나 마을주민들을 초청해서 행사를 진행하거나,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함께 펼치는 것도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열한째로, 100년을 회고하며 교회를 위해 크게 이바지 한분들을 발굴해서 당사자나 그 후손들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단 그렇게 할 때는 애매한 기준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매사가 그렇지만 100주년 행사도 기도 없이 불가능함으로 100주년을 앞두고 온 교우들이 함께 참여 하는 구체적인 기도운동을 먼저 수립하고 전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 또한 잊어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끝으로 제주도는 소위 관광의 명소, 자치도, 평화의 섬, 앞으로 세계 금융의 허브로서 뿐만 아니라, 그 지정학적인 위치로 봐서 동북아시아 복음화를 위해 너무나도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선교 10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 교회가 제주도의 장자교회로서 이 시대 어떤 교회보다도 제주복음화는 물론이고 민족복음화를 위하여, 그리고 더 나아가 동북아시아 복음화를 위하여 앞장서는 교회가 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다가오는 가을 총회에서 여러분들을 만나 뵐 것을 기대하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
2008년 3월 11일
유채꽃 아름다운 제주도에서 정광화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