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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비경 순례 1박 2일 여행
(안면도-간월도-제부도-대부도-선재도)
안면도 꽃지해변
예쁜 이름만큼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해변 풍경을 이루고 있습니다. 길이 3.2㎞, 폭 400m에 달하는 넓은 해변과 해변 오른쪽 포구 옆에 나란히 서 있는 할미·할아비 바위가 가장 우세한 경관요소를 이룹니다. 할아비 바위에는 곰솔과 소나무가 섬을 완전히 뒤덮고 있으며, 할미바위에는 인위적으로 장식을 한 것처럼 바위틈 곳곳에 소나무가 자라서 섬을 한층 아름답게 만들고 있습니다. 바닷물이 빠져 할미·할아비 바위와 육지가 연결되는 때에는 할미·할아비 바위까지 왕래하는 사람들로 붐비며, 해질녘이면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대한민국 명승 제69호)
828년(흥덕왕 3)에 장보고가 청해진을 기점으로 하여 북으로는 장산곶, 중앙부로는 견승포(지금의 안면도 방포)를 기지로 삼고 주둔하였을 때 승언(承彦)이라는 부하가 기지사령관으로 있었는데, 당시 이들 내외는 금슬이 좋아 하루라도 보지 못하면 살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어느 날 급히 출정하라는 장보고의 명령에 따라, 곧바로 돌아온다는 말을 남기고 출정한 승언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의 아내 미도는 젓개산에 올라가 일편단심으로 기다리다 끝내 산에서 죽고 말았다고 합니다. 이후 미도가 바라보고 앉아있던 산이 바위로 변하였는데, 이 바위를 일컬어 할미바위라고 합니다.
안면암(安眠庵)
사찰의 역사는 오래 되지 않았으나 태안을 방문한 여행자들이 거의 들렀다 가는 필수 탐방 코스입니다. 탁 트인 천수만의 풍경과 함께 조기를 널어 말리던 곳이라 하여 이름 붙은 ‘조구널섬’과 ‘여우섬’, 그 사이에 위치한 부상탑(浮上塔)이 조화를 이뤄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내기 때문입니다. 썰물 때는 물론 밀물 때에도 이동이 가능한 부교(浮橋)를 따라, 여우섬과 조구널섬을 걸어볼 수도 있고, 섬 중간에 놓인 부상탑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사진작가들 사이에서는 일출 포인트로 매우 인기가 높은 곳이기도 합니다.
바다에서 바라보는 안면암의 풍광은 이국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3층으로 지어진 안면암의 건축도 독특합니다. 마치 단양 구인사를 보는 듯 계단으로 이어진 법당이 극락보전, 비로전, 나한전으로 연결됩니다. 법당 앞에 서서 바다 풍광을 바라보는 것도 특별합니다. 삼성각과 용왕각도 함께 자리하고 있습니다. 무량수전과 신중단의 돌탱화를 비롯해 다양한 탱화도 볼 수 있습니다. 법당을 둘러싸고 있는 야외공간에는 다양한 크기의 불상과 불탑들이 있어 눈길을 끕니다. 대한불교조계종 금산사의 말사입니다.
간월도 간월암(看月庵)
무학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유명한 이 암자는 간월도리의 작은 섬에 자리하여, 하루 두 번씩 밀물과 썰물에 따라 섬과 육지로 변화됩니다. 물이 빠져야만 길이 열리는데, 물이 가득 찼을 때는 마치 한 송이의 연꽃이나 배가 떠 있는 듯하다 하여 원통대(圓通臺) 또는 연화대(蓮花臺)라 부르기도 합니다. 간월암이라는 이름은 고려 말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수도하다 달을 보고 홀연히 도를 깨쳤다는 데서 유래하며, 후에 조선왕조의 배불정책(拜佛政策)으로 폐사되었던 것을 1941년 만공선사가 다시 세웠습니다. 이곳에서 보는 일출과 일몰은 낙조로 유명한 서해에서도 특히 빼어난 장관을 이루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제부도(濟扶島) 매바위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앞바다에 떠 있는 면적 0.97평평방km, 해안선 길이 12km, 인구 600명의 작은 섬입니다. 바다가 갈라져 생긴 갯벌고랑을 어린 아이는 업고 노인은 부축해 건넌다는 뜻의 濟弱扶傾(제약부경)을 약칭해 濟扶島(제부도)입니다. 하루에 두 번씩 썰물 때 4-5m의 바닷물이 빠지면서 서신면 송교리와 제부도를 연결하는 2.3km의 바닷길이 열립니다. 바다가 쩍 갈라지면 입이 짝 벌어집니다. 광활한 갯벌이 드러난 바닷길 끝에 하늘을 향해 비상하는 듯한 매바위가 우뚝 솟아 있습니다. ‘모세의 기적’이라 불리는 해할(海割)현상이 일어나는 제부도의 해안누리길이 펼쳐 보이는 비경입니다.
3개의 기암괴석이 사이좋게 모여 있는 매바위는 매가 둥지를 틀고 살았다는 곳입니다. 섬 안에서 무슨 사고라도 날라치면 매들이 떼를 지어 주위를 돌며 울어 주었다고 합니다. 해변에서 제법 떨어져 있지만 썰물 때면 바위 가까이 접근이 가능해 주변 산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매바위는 일몰 명소이기도 합니다. 기암괴석 사이로 붉은 태양이 떨어지는 풍경은 서해에서도 손꼽히는 장관입니다. 6개의 노출 컨테이너를 조합해 만든 제부도 아트파크와 밀물과 썰물 사이 바닷길이 열리고 닫히는 신비한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워터워크(water walk)도 꼭 들러봐야 할 곳입니다.
바다 위에 만들어진 길이 44m의 이 구조물은 언제든지 제부도를 향해 열려 있습니다. 밀물과 썰물 사이 바닷길이 열리고 닫히는 신비한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바닷길이 순식간에 물에 잠기는 모습을 가까이 볼 수 있어 정말 신기합니다. 워터파크에 가만히 앉아 유리 난간을 통해 출렁이는 바다를 보고 있자면 배를 타고 있는 기분입니다. 워터워크를 걸을 땐 바다 위를 걷는 듯합니다. 물이 빠지면 발아래 갯벌이 손에 닿을 듯합니다. 압권은 백만 불짜리 일몰과 야경, 해가 저물 무렵 노을로 물드는 하늘과 바다. 해가 진 뒤 조명을 밝힌 이국적인 분위기까지 공짜로 만끽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제부항에서 해수욕장까지 834m에 해안산책로가 조성돼 있습니다. 해안산책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중간중간 만나게 되는 경관 벤치입니다. ‘서서의자’ ‘조개의자’ ‘하늘의자’ 등 디자인과 앉는 방법을 다르게 한 벤치들이 섬의 풍경을 다양하게 감상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 경관 벤치가 2017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본상 수상작입니다. 직접 앉아보면 이제껏 보지 못한 다른 풍경과 감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해변에도 ‘따로의자’ ‘그늘의자’ ‘흔들의자’ 등 벤치가 이어집니다.
벤치를 따라가다 보면 해변에 독특한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6개의 노출 컨테이너를 조합해 만든 제부도 아트파크입니다. 2017년 2017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입니다. 아트파크는 예술을 공유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자 제부도를 여러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망 공간입니다. 아트파크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은 2층 전망대입니다. 길게 뚫린 창밖으로 보이는 수평선과 풍경이 그림처럼 아늑하게 다가옵니다. 아트파크는 수시로 음악, 예술공연이 열리는 무대로도 변신합니다.
섬의 진짜 매력은 때 묻지 않은 자연입니다. 나지막한 탑재산을 뒤로 한 채 유유히 뻗은 해안선이 평화로운 제부도해수욕장에서 잠시 쉬아가 봅니다. 탑재산에는 해안산책로와 연결되는 산책로와 전망대가 조성돼 있습니다. 이정표 역할을 톡톡히 하는 등대도 들러볼 만합니다. 제부항에 우뚝 서 있는 빨간 등대는 여행 사진의 좋은 배경이 되어 줍니다. 등대 옆 피싱피어(fishing pier)는 바다를 향해 뻗은 77m의 목재다리로 강태공들이 반기는 낚시터입니다. 낚싯대 드리우지 않더라도 바다 위를 걷는 듯 풍경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바다 건너 전곡항과 누에섬의 평화로운 풍경이 어느새 마음에 담깁니다.(조선일보 강정미 기자, ‘디자인섬 제부도’ 참고)
대부도(大阜島) 탄도바닷길
대부도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속한, 서해에서 제일 큰 섬입니다. 하나의 큰 언덕처럼 보인다고 해서 대부도입니다. 대부도는 옛날 목장이었습니다. 규장각이 소장한 1872년 대부도 지도에는 대부와 선재도, 영흥도가 사복시(司僕寺) 소속으로 표기돼 있습니다. 사복시는 조선시대 말과 목장을 관장하던 관청입니다. 대부도에는 조선시대 군마 훈련 육영장 터가 남아 있습니다. 지금도 대부도에는 대규모 승마장과 승마클럽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대부도에는 종현, 선감, 탄도 등 총 3곳의 어촌체험마을이 있습니다. ‘갯벌 사파리 트랙터’를 타고 들어가 바지락 캐기 체험을 즐길 수 있습니다.
안산 9경(九景) 중 여섯 경이 대부도에 있을 만큼 풍경 좋은 곳이 많은 대부도 중심에 쌍계사가 있습니다. 1660년 취촉대사가 다섯 마리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꿈을 꾸었다는 ‘용바위’를 감싸고 세운 법당 안에 용바위가 누워 있고 용바위 약수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낙지섬’이라 불릴 만큼 구불구불한 대부도의 해안선은 길이가 약 100km에 이릅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노을 풍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습니다. 해안을 따라 걸으며 대부도 전역을 체험할 수 있는, 7개 코스 74km에 이르는 둘레길(해솔길)이 조성돼 있습니다. 원래 마을 주민들이 이용하던 시골길을 ‘걷고 싶은 명소’로 만든 것입니다.
대부도에는 먹거리와 특산품도 풍부합니다. 활어회와 조개구이는 물론 대부도의 명물인 바지락칼국수, 당도 높은 대부 포도로 만든 와인 ‘그랑꼬또(Grand Coteau · 큰 언덕)’가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습니다. 해풍 맞은 포도로 빚은 달콤한 그랑꼬또 와인은 포도의 향과 맛이 깊어 국제 대회에서 두 차례 상을 받았습니다. 시화방조제에는 세계 최대의 조력발전소가 있고, 인근 해상공원(T-Light 휴게소)에는 75m 높이의 달 전망대가 대부도의 랜드마크 역할을 합니다. 나무가 많아 숯을 굽던 곳이어서 탄도(炭島)라 이름 붙여진 탄도항에는 배 모양을 한 어촌박물관이 있어 어촌의 생활방식과 전통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화성의 전곡항과 마주 보고 있는 탄도항에서는 물때에 맞춰 열리는 길을 따라 누에섬 등대전망대까지 걸어갈 수 있습니다. 이 탄도바닷길은 섬 안산 9경의 하나입니다. 30분쯤 천천히 걸어 누에섬에 이르면 100m 높이의 거대한 풍력발전기 3기와 바다에 둥둥 떠 있는 듯한 누에섬의 3층짜리 등대전망대가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섭니다. 1.2km의 이 바닷길은 평소엔 물에 잠겨 있다가 하루 두 번 모습을 드러냅니다. 시간을 잘 맞추면 바다가 방금 갈라지고 있는 바닷길을 따라 바다 한가운데를 걸어보는 환상적인 체험도 가능합니다.
선재도 목섬
목섬은 조선 후기까지 소우도로 불리다가 주위 경관이 매우 수려해서 선녀가 내려와 춤을 추던 곳이라는 뜻으로 선재도라 불리게 된 섬의 새끼 섬입니다. 물이 빠진 후 목섬으로 갈 수 있는 길이 펼쳐지는데, 이 길을 ‘목떼미’라 불렀습니다. 그 길이 꼭 사람의 목덜미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기준과 관점 차이는 있으나 목섬은 그만큼 묘합니다. 물이 빠지면 다리 아래에서 섬까지 넓고 긴 길이 생깁니다. 삽시간에 생기고 삽시간에 사라집니다. 대부도, 선재도, 영흥도 세 섬 가운데 선재도, 그중에서목섬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낙조 때 가장 아름답습니다.
해거름이면 수평선이 슬그머니 사라지고 하늘과 바다가 파스텔 톤으로 하나가 됩니다. 그 무렵 물이 밀려들면 길이 사라지고 섬은 바다로 돌아갑니다. 2012년 미국 케이블 채널 CNN은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섬 33곳(33 beautiful island to visit in korea)’ 중 목섬을 1위로 선정하면서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한국에 섬이 3358개가 있는데, 그중 으뜸은 목섬이다. 썰물이 되면 어미 섬에서 목섬까지 바다가 갈라진다. 국제공항이 있는 인천에 이런 비경이 있으리라고 그 누가 상상했으랴.”
대부도 해솔길 1코스(구봉낙조전망대)
북망산, 구봉산(九峯山 · 97m), 개미허리 아치교, 낙조전망대 등에서 바라보는 서해바다 조망이 아주 빼어나고 주변 풍경이 아름다운 둘레길입니다. 11.3km 거리에 왕복 1시간 30분이 소요됩니다. 세 곳의 산을 오르내리지만 높이가 낮아 걷기가 아주 수월합니다. 방아머리를 출발해 해안가를 걷다가 북망산에 오르면 시원하게 펼쳐지는 시화호와 대송단지를 볼 수 있습니다. 북망산에서 내려서면 오솔길과 동해안 바닷가처럼 푸른 바다 그리고 인천대교와 송도신도시를 보며 걸을 수 있습니다. 구봉도는 아름다운 봉우리가 아홉 개 있는 섬이란 뜻입니다.
돌아가는 길에 만나는 ‘구봉이 선돌’은 안면도 꽃지해변의 할아배·할미바위와 같은 전설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은 바위가 ‘할미바위’이고 큰 바위가 ‘할아배바위’입니다. 커다란 독수리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고 큰곰으로 보이기도 하는 할아배바위가 하늘을 우러러 한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구봉이 선돌도 밀물 때는 바닷물이 들어와 바다 가운데의 돌섬이 됩니다. 이 두 바위 사이의 일몰 풍경은 안산 9경 중 으뜸으로 꼽힙니다. 방아머리 먹자골목엔 60여 개의 식당이 모여 있습니다. 바지락이 들어간 칼국수, 조개찜 등으로 점철된 간판들이 ‘원조’를 부르짖고 있습니다.
메뉴 선택에 어려움을 겪을 관광객을 위해 안산시에서 직접 토속음식을 발굴해 개발에 나섰습니다. 빠금장(된장)에 굴과 바지락, 조개 등을 넣고 졸인 일명 ‘어부밥상’입니다. 반농반어를 하던 이곳 주민들의 생활상이 밴 것으로 밭고랑이나 좁은 배 안에서 양푼에 빠금장을 넣고 나물에 바지락 등을 넣어 비벼 먹던 비빔밥에 착안했습니다. 한 그릇을 비우고 바지락고추장뚝배기를 시켜 돌솥밥 위에다 비빕니다. 땀이 절로 솟습니다. 여름철엔 등판이 염전이 됩니다.
영흥도 십리포 소사나무숲
고려 말 왕족 왕기(王琦)는 나라 돌아가는 꼴이 심상치 않자 영흥도로 은신했습니다. 나라가 바뀌고 후손은 성도 옥(玉)씨나 전(全)씨로 바꾸고 숨어 살았습니다. 일령군(翼靈君) 왕기를 살려준 섬이라 해서 이후 이름을 연흥도(延興島)에서 영흥도(靈興島)로 바꿨습니다. 후손은 목장에서 말을 기르는 목동으로 살았습니다.1751년 이중환이 쓴 <택리지>에도 ‘목장에서 말을 치던 영흥도 사람들’ 이야기가 나옵니다.(‘박종인의 땅의 역사’)
선착장에서 10리를 가면 나온다 해서 이름 붙여진 십리포 사람들은 160년 전 3,000평정도 되는 언덕에 방풍림으로 소사나무를 심었습니다. 나무들은 자라서 길이 400m, 폭 20여m의 방풍림 뒤 논밭은 제대로 소출이 나오게 됐지만 나무들은 죽어났습니다. 불어 닥치는 바람 때문에 제대로 뻗어 오르지 못하고 밑동과 가지에 옹이들이 달라붙고 새끼줄처럼 비틀어졌습니다. 고단한 세월을 이겨내면서 애처로울 만큼 휘고, 굽고, 늙어버린 400명의 꼬부랑 할머니들이 한데 모여 있는 모습의 이 숲을 마을 사람들은 당나무숲이라 부릅니다. 나라 안에 하나밖에 없는 소사나무 군락지로, 1997년 천연보호림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영흥도는 소사나무 북방한계선입니다.
전기 고문당하는 사람들처럼 이리저리 뒤틀린 것이 마치 꾸며낸 이야기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이상한 나무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 생김이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도깨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나뭇가지들이 배배꼬이기도 하면서 뻗어나가는 것이 마치 지진으로 금간 땅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숲은 약간 음침합니다. 무슨 일이든 일어나고야 말 듯한 분위기입니다. 소사나무는 자작나무과에 속하는 회갈색 줄기의 활엽수입니다. 한국 특산종으로 덩치가 크게 자라는 왕소사나무와 꽃이 많이 달리는 섬소사나무가 있는데, 영흥도의 것들은 섬소사나무입니다. 소사나무를 방풍 수목으로 삼은 것은 이곳이 유일합니다. 1997년 천연보호림으로 지정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