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안에는 소화를 위해 분비되는 강산 때문에 세균이 살수 없을 것으로 생각돼왔다. 그러나 지난 1983년 호주의 워렌과 마샬박사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이하 헬리코박터균)가 경구감염을 통해 위점막병변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헬리코박터균은 위염, 위십이지장궤양, 위암, 위 말트림프종 등의 위장질환을 일으킬 뿐만이 아니라 혈액질환(빈혈, 자반병), 동맥경화증, 편두통, 불임, 만성두드러기 등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는 등 많은 질환의 원인 인자로 지목되고 있다.
◇ 헬리코박터는 정말로 흔한 감염균인가?=헬리코박터는 전세계인의 50% 이상이 감염되어 있는 매우 흔한 감염균이지만 경제력이 낮고 위생상태가 불량한 사람에서 주로 발견된다. 우리나라에서도 60%정도 감염이 되어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위생상태의 개선등으로 감염빈도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 감염은 수돗물, 분변 등에 있는 균이 입을 통해 전염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어 전파가 쉽게 이루어 질수 있다.
◇ 헬리코박터 관련 위장질환에는 어떤것들이 있는가?=헬리코박터에 감염이 되면 거의 100%의 환자들이 활동성 위염을 일으키며, 상피세포에 백혈구가 침윤되고, 여러 독성물질을 분비해 위점막에 직접적으로 또는 다른 염증매개물질을 통해 염증반응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이되면 위점막에 미란이나 출혈성 병변을 일으킬 수 있지만 대개 내시경 소견은 정상소견을 보인다. 감염초기에 명치부의 가벼운 통증이나 몸살같은 증상을 일으킬 수 있지만 대개는 저절로 좋아진다. 그러나 한번 감염이 되면 세균은 오랫동안 위점막에 존재하면서 만성표재성위염을 거쳐 만성위축성위염으로 진행한다. 만성으로 진행해도 대부분 특별한 증상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헬리코박터 감염은 위십이지장궤양 발병의 제일 중요한 원인인자이다. 궤양환자에서 헬리코박터 감염률이 높게 관찰되고 헬리코박터를 치료함으로써 재발률을 5%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헬리코박터는 소화성궤양의 발병과 치료에 뗄레야 뗄 수 없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헬리코박터 감염이 오래 지속되면 염증이 진행되어 위점막의 위축성변화 및 장형화생등의 조직변화가 수반되고, 숙주의 유전적인 인자나 식이 같은 환경인자등에 의해 위선암, 위 말트림프종 등의 발생이 증가한다. 아직도 확실한 기전은 밝혀져 있지 않지만 균주의 독성인자(CagA, VacA, BabA, OipA 등), 개인의 면역체계나 유전적인 다형성 등이 관여해 다양한 질환이 발생한다고 추정되고 있다.
최근 일본의 한 연구팀은 위장질환없이 입냄새가 나는 사람의 입에서 헬리코박터균의 DNA를 검출했다고 보고했으며, 균이 검출된 사람에서 치주질환의 빈도가 높아 헬리코박터와 치주질환과의 연관성을 시사했다.
이외에도 2촌 이내의 가족에서 위암발생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심한 위축성위염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는 헬리코바터 감염을 의심해 볼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