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1967년 중동戰후
시리아서 빼앗아 영토 병합
국제법상 불법 점령지역
선거앞둔 네타냐후 총리에
트럼프, 힘실어준것 분석
시리아·이란 "용납 못해"
시리아서 빼앗아 영토 병합
국제법상 불법 점령지역
선거앞둔 네타냐후 총리에
트럼프, 힘실어준것 분석
시리아·이란 "용납 못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강력한 우군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선거 승리를 돕기 위해 이스라엘이 국제법상 불법으로 점령 중인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하고 나서 중동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했다. 아랍권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많은 피가 흐를 것'이라며 분쟁 확대를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준비하고 있는 중동평화안은 실현 가능성이 한층 더 낮아졌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등 무력에 의한 불법 영토 점령을 국제사회가 부정할 근거가 사라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이 점령한 지) 52년이 지난 상황에서 미국이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완전히 인정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1967년 '6일 전쟁'으로 불리는 제3차 중동전쟁을 통해 골란고원을 차지한 뒤, 1981년 국제사회 승인 없이 이를 병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발언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선거 직전 소중한 선물을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CNN도 네타냐후 총리가 선거를 불과 3주 앞둔 상황에서 중요한 외교적 승리를 얻어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면서 "이스라엘 선거가 임박한 것을 몰랐다"며 연관성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으로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중도 성향 후보인 베니 간츠 전 참모총장으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호재를 맞았다. 두 후보 모두 골란고원의 영구적 주권 인정을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트럼프의 발언으로 이 문제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다음주 네타냐후 총리의 워싱턴 방문을 앞두고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친교 만찬을 함께하며 그에게 더욱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이스라엘을 파괴하기 위한 발판으로 시리아를 활용하려고 하는 때에 트럼프 대통령은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과감하게 인정했다"면서 "생큐 프레지던트 트럼프!"라고 밝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간단히 통화하면서 "당신이 역사를 만들었다"며 감사를 표했다고 이스라엘 총리실은 전했다.
이날 마침 이스라엘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네타냐후 총리와 유대교 성지인 '통곡의 벽'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골란고원의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했다. 역사적 사건이다. 이스라엘 국민은 그들의 희생이 영원히 가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고위 관리가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통곡의 벽을 찾은 것은 폼페이오 장관이 처음이다. 미국 역대 국무장관은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 중인 동예루살렘에 있는 통곡의 벽 방문을 지금까지 의도적으로 피해왔다.
시리아는 트럼프 발언에 즉시 반발했다. 시리아 외무부는 22일 "시리아 영토인 골란고원 점령에 관한 미국의 입장은 미국이 국제사회의 정당성을 무시하고 국제법을 뻔뻔하게 위반한다는 것을 명백하게 드러낸다"며 "트럼프 발언은 골란고원이 아랍과 시리아의 것으로 남을 것이라는 사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바람 카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불법적이고 용인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그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중동평화안의 성사 가능성도 더 희박해졌다. 데니스 로스 전 미국 정부 중동 협상가는 NYT와 인터뷰하면서 "아랍 영토를 포기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아랍 정상들은 중동평화안을 지지하기 어렵다"며 "중동평화안 성사를 원했다면 이 같은 행동을 취하면 안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무력으로 영토를 불법 점령한 국가 지도자들 기세를 등등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마틴 인디크 전 주이스라엘 미국대사는 NYT와 인터뷰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일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정당화에 이용할 것이다. 이스라엘도 웨스트뱅크 병합에 이를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 인정이 이스라엘 안보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이란과 시리아를 도와주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버락 오바마 정부 때 시리아 정책 고문을 역임한 프레더릭 호프는 "이란과 헤즈볼라는 트럼프 발언을 반길 것이다. 그들은 추가 테러 활동을 정당화하는 데 이를 사용할 것이다. 시리아 정부도 자국 전쟁 범죄에 쏠린 관심을 이스라엘 문제로 넘기는 것을 도와줄 것"이라며 "트럼프 발언은 이스라엘 안보에 어떤 긍정적인 기여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주권을 인정하는 것은 오랜 기간에 걸쳐 차례차례 진행돼 왔다. 미국 국무부가 지난 13일 발간한 인권 보고서는 골란고원을 지난해 보고서와 달리 '이스라엘 점령' 지역이 아니라 '이스라엘 관할' 지역으로 기술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불법 점령 중단을 요구하는 유엔 결의안에 미국이 최초로 반대표를 던졌다.
[김제관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이 점령한 지) 52년이 지난 상황에서 미국이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완전히 인정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1967년 '6일 전쟁'으로 불리는 제3차 중동전쟁을 통해 골란고원을 차지한 뒤, 1981년 국제사회 승인 없이 이를 병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발언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선거 직전 소중한 선물을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CNN도 네타냐후 총리가 선거를 불과 3주 앞둔 상황에서 중요한 외교적 승리를 얻어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면서 "이스라엘 선거가 임박한 것을 몰랐다"며 연관성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으로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중도 성향 후보인 베니 간츠 전 참모총장으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호재를 맞았다. 두 후보 모두 골란고원의 영구적 주권 인정을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트럼프의 발언으로 이 문제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다음주 네타냐후 총리의 워싱턴 방문을 앞두고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친교 만찬을 함께하며 그에게 더욱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이스라엘을 파괴하기 위한 발판으로 시리아를 활용하려고 하는 때에 트럼프 대통령은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과감하게 인정했다"면서 "생큐 프레지던트 트럼프!"라고 밝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간단히 통화하면서 "당신이 역사를 만들었다"며 감사를 표했다고 이스라엘 총리실은 전했다.
이날 마침 이스라엘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네타냐후 총리와 유대교 성지인 '통곡의 벽'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골란고원의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했다. 역사적 사건이다. 이스라엘 국민은 그들의 희생이 영원히 가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고위 관리가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통곡의 벽을 찾은 것은 폼페이오 장관이 처음이다. 미국 역대 국무장관은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 중인 동예루살렘에 있는 통곡의 벽 방문을 지금까지 의도적으로 피해왔다.
시리아는 트럼프 발언에 즉시 반발했다. 시리아 외무부는 22일 "시리아 영토인 골란고원 점령에 관한 미국의 입장은 미국이 국제사회의 정당성을 무시하고 국제법을 뻔뻔하게 위반한다는 것을 명백하게 드러낸다"며 "트럼프 발언은 골란고원이 아랍과 시리아의 것으로 남을 것이라는 사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바람 카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불법적이고 용인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그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중동평화안의 성사 가능성도 더 희박해졌다. 데니스 로스 전 미국 정부 중동 협상가는 NYT와 인터뷰하면서 "아랍 영토를 포기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아랍 정상들은 중동평화안을 지지하기 어렵다"며 "중동평화안 성사를 원했다면 이 같은 행동을 취하면 안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무력으로 영토를 불법 점령한 국가 지도자들 기세를 등등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마틴 인디크 전 주이스라엘 미국대사는 NYT와 인터뷰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일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정당화에 이용할 것이다. 이스라엘도 웨스트뱅크 병합에 이를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 인정이 이스라엘 안보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이란과 시리아를 도와주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버락 오바마 정부 때 시리아 정책 고문을 역임한 프레더릭 호프는 "이란과 헤즈볼라는 트럼프 발언을 반길 것이다. 그들은 추가 테러 활동을 정당화하는 데 이를 사용할 것이다. 시리아 정부도 자국 전쟁 범죄에 쏠린 관심을 이스라엘 문제로 넘기는 것을 도와줄 것"이라며 "트럼프 발언은 이스라엘 안보에 어떤 긍정적인 기여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주권을 인정하는 것은 오랜 기간에 걸쳐 차례차례 진행돼 왔다. 미국 국무부가 지난 13일 발간한 인권 보고서는 골란고원을 지난해 보고서와 달리 '이스라엘 점령' 지역이 아니라 '이스라엘 관할' 지역으로 기술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불법 점령 중단을 요구하는 유엔 결의안에 미국이 최초로 반대표를 던졌다.
[김제관 기자]